만흥(漫興) / 윤선도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산수 간(山水間) 바회 아래 집을 짓노라 니
그 모론 들은 웃는다 다마
어리고 햐암*의 뜻에 내 분인가 노라 <제1수>
보리밥 픗을 알마초* 머근 후(後)에
바횟 긋 믉의 슬지 노니노라
그 나믄 녀나믄 일이야 부 줄이 이시랴 <제2수>
잔 들고 혼자 안자 먼 뫼흘 라보니
그리던 님이 오다 반가옴이 이러랴
말도 우움도 아녀도 몯내 됴하노라 <제3수>
누고셔 삼공(三公)도곤 낫다 더니 만승(萬乘)*이 이만랴
㉠이제도 헤여든 소부 허유(巢父許由)ㅣ냑돗더라
아마도 님천 한흥(林泉閑興)을 비길 곳이 업세라 <제4수>
내 셩이 게으르더니 하히 아실샤
인간 만(人間萬事) 일도 아니 맛뎌
다만당 토리 업슨 강산(江山)을 딕히라 시도다 <제5수>
강산(江山)이 됴타 내 분(分)으로 누얻냐
님군 은혜(恩惠) 이제 더옥 아노이다
아므리 갑고쟈 야도 올 일이 업세라 <제6수>
*햐암: 시골에 사는 견문이 좁고 어리석은 사람.
*알마초: 알맞게. *만승: 천자의 지위.
0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설의적 표현으로 시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② 과장된 표현을 통해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③ 대상에 인격을 부여하여 친근감을 나타내고 있다.
④ 비교의 방식을 통해 화자의 판단을 제시하고 있다.
⑤ 감각의 전이를 통해 공간의 속성을 부각하고 있다.
02.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할 때,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선생님: 윤선도는 벼슬살이를 하다가 여러 번 유배를 가는 시련을 겪었지만, 수백 명의 노비를 거느릴 정도의 경제력을 갖춰 평생 풍족한 삶을 살았어요. 그는 노년에 해남의 금쇄동과 보길도의 부용동 등을 오가며 생활하였는데, 「만흥」은 이 시기의 삶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금쇄동의 옛 집터나 부용동의 원림(園林)을 살펴보면 당시 윤선도의 생활 방식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인공으로 연못을 만들고 연못 주변에 기암(奇巖)을 배치하였으며, 여러 채의 건물과 정자를 지어 벼슬살이에 연연하지 않고 유유자적하게 지냈습니다. 이러한 풍류 생활에 대해 정치적 반대 세력이 비판을 가해 윤선도는 한때 곤란한 처지에 놓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윤선도는 작품 속에서 자신이 임금의 은혜를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드러내 이러한 비판을 피하려고 했답니다.
① ‘집’은 실제 화자의 삶을 나타내는 것이라기보다는 벼슬살이와 거리가 먼 생활 모습을 표현한 것이겠군.
② ‘부 줄이 이시랴’는 벼슬살이에 더 이상 미련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③ ‘님천 한흥’은 유유자적하게 생활하는 흥취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④ ‘하히 아실샤’는 풍족한 경제력을 지니게 된 이유를 넌지시 암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
⑤ ‘더옥 아노이다’는 정치적 반대 세력의 비판을 의식하여 자신의 풍류 생활이 임금의 은혜임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있겠군.
03. <보기>를 참고하여 ㉠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중국 고대의 요(堯)임금은 후계자를 찾기 위해 고민하다가 산림에 묻혀 사는 허유(許由)라는 고상한 은자(隱者)가 있다는 말을 듣고 그를 찾아가 임금이 되어 줄 것을 부탁했다. 하지만 허유는 일언지하(一言之下)에 이를 거절하고, 더러운 말을 들었다고 생각하며 영천에서 귀를 씻었다. 그때 마침 소에게 물을 먹이려고 온 또 다른 은자 소부(巢父)가 전후 사정을 듣고 그러한 더러운 물은 소에게도 마시게 할 수 없다며 돌아갔다.
① 고상한 은자와 충신이라는 평판을 함께 얻으려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다.
② 자연을 즐기면서도 속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자신의 태도를 반성하고 있다.
③ 세속적 가치를 멀리하고 자연 속에 은거하는 소부와 허유의 삶을 바람직하게 여기고 있다.
④ 요임금의 부탁을 거절한 허유와 소를 데리고 돌아간 소부가 무례하다고 여겨 비판하고 있다.
⑤ 허유가 요임금의 부탁을 거절한 이유와 소부가 이에 동조한 이유를 알지 못해 의아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