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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고전/극/수필

상춘곡(賞春曲) / 정극인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7.05.04|조회수2,783 목록 댓글 0

상춘곡(賞春曲) / 정극인

 

[01~0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生涯) 엇더

녯 사풍류(風流)

천지간(天地間) 남자(男子) 몸이 날만이 하건마*

산림(山林)에 뭇쳐 이셔 지락(至樂) 것가

수간모옥(數間茅屋)*벽계수(碧溪水) 앏픠 두고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 풍월주인(風月主人)* 되여셔라

[A] <엇그제 겨을 지나 새봄이 도라오니

도화 행화(桃花杏花)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녹양 방초(綠楊芳草)세우 중(細雨中)에 프르도다

칼로 아 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

수풀에 우춘기(春氣) 내 계워

마다 교태(嬌態)로다>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소냐

시비(柴扉)예 거러 보고 정자(亭子)애 안자 보니

소요음영(逍遙吟詠)*야 산일(山日)이 적적(寂寂)

한중진미(閒中眞味)*알 니 업시 호재로다

이바 니웃드라 산수(山水) 구경 가쟈스라

답청(踏靑)*으란 오 , 욕기(浴沂)*란 내일(來日)

에 채산(採山), 나조조수(釣水)*

괴여 닉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밧타 노코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화풍(和風)이 건부러 녹수(綠水)건너오니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새 진다

준중(樽中)*이 뷔엿거려 알외여라

소동(小童) 려 주가(酒家)에 술을 믈어

얼운은 막대 집고 아 술을 메고

미음완보(微吟緩步)시냇의 호자 안자

명사(明沙)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청류(淸流)굽어보니 도화(桃花)ㅣ로다

무릉(武陵)이 갓갑도다 져 이 긘 거인고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杜鵑花)부치 들고

봉두(峰頭)*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 보니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이 버러 잇

연하일휘(煙霞日輝)*금수(錦繡)*재폇 

엇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유여(有餘)*

공명(功名)도 날 우고* 부귀(富貴)도 날 우니

청풍명월(淸風明月) 외에 엇던 벗이 잇올고

 

*홍진: 번거롭고 속된 세상.

*하건마: 많건마는.

*수간모옥: 작은 초가.

*울울리예: 빽빽하게 우거진 속에.

*풍월주인: 자연을 즐기는 사람. 소동파의 적벽부에 나오는 표현.

*아 낸가: 말아(마름질하여) 내었는가?

*조화신공: 조물주의 신비스러운 능력.

*: 야단스럽다.

*소요음영: 나직이 시부(詩賦)를 읊조리면서 거니는 것.

*한중진미: 한가한 가운데서 맛보는 참된 즐거움.

*답청: 봄에 파랗게 난 풀을 밟음. 청명절(淸明節)에 교외를 산책하며 자연을 즐기는 풍습.

*욕기: 기수에서 목욕함.

*조수: 낚시질.

*준중: 술독.

*봉두: 산봉우리.

*천촌만락: 수많은 촌락.

*연하일휘: 안개와 노을과 빛나는 햇살.

*금수: 수놓은 비단.

*유여: 넘치는구나.

*우고: 꺼리고. 싫어해 따르지 않고.

 

01.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대구법을 활용하여 시적 상황을 드러내고 있다.

대상에 감정을 투영하여 화자의 정서를 드러내고 있다.

규칙적인 음보의 배열을 통해 운율감을 부여하고 있다.

설의적 표현을 사용하여 화자의 정서를 강조하고 있다.

반어적 표현을 사용하여 화자의 내적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02. ‘이라는 시어에 주목하여 [A]<보기>를 비교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기>

봄이 왓다 되 소식(消息)을 모로더냐

에 프른 버들 네 몬져 아도괴야

어즈버 인간 이별을 엇지 .

- 신흠, 봄이 왓다 ~

 

[A]에서는 <보기>와 달리 부재하는 임과 관련된 봄의 이미지가 나타나 있다.

<보기>에서는 [A]와 달리 과거와 현재의 대비를 통해 봄의 의미를 조명하고 있다.

[A]의 봄은 화자의 흥취를 돋우고, <보기>의 봄은 화자의 애상감을 자극하고 있다.

[A]<보기>는 모두 봄의 속성과 연결하여 화자가 살아온 삶을 암시하고 있다.

[A]<보기>는 모두 원경에서 근경으로 시선을 이동해 가며 봄을 묘사하고 있다.

 

03.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상춘곡은 정극인이 정계에서 물러나 자연 속에 머물며 지은 노래로, 번거롭고 속된 세상과는 거리를 두고 자연 세계에 몰입하고자 하는 태도를 담고 있다. 화자는 자신이 머물고 있는 자연의 세계가 부귀와 공명에 물든 속세와는 거리가 멀고, 이상적 세계인 선계(仙界)와는 거리가 가까운 곳이라는 자족감 속에서 자연을 마음껏 완상하는 것이다.

 

홍진은 번거롭고 속된 세계를 가리키는 것으로, 화자가 거리를 두고자 하는 세속적인 세계를 빗댄 것이겠군.

수간모옥벽계수’, ‘송죽과 어우러져, 자연에 몰입한 풍월주인으로서 화자가 지닌 면모를 돋보이게 하는군.

정자에서 화자는 니웃들과의 대화를 통해, 정계에서 공명을 누렸던 과거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 보고 있군.

시냇가에서 화자는 떠내려오는 도화를 보고, 자신이 머물고 있는 이 세계가 선계(仙界)와 가까운 곳이라고 느끼고 있군.

봉두에 오른 화자는 천촌만락과 봄빛에 물든 을 내려다보며, 부귀와 공명으로부터 멀어진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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