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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고전/극/수필

'김만중,「사씨남정기」'[2014 EBS N제-(A형)]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15.01.14|조회수612 목록 댓글 0

11~13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유 한림은 덕성과 학문을 겸비한 사정옥과 혼인하지만, 사씨는 여러 해가 지나도 태기가 없었다. 이에 사씨는 집안을 위하여 교씨를 한림의 첩으로 맞아들였고, 교씨는 아들 장지를 출산한다. 하지만 간악한 천성을 지닌 교씨는 사씨를 내쫓고 정부인이 되고자 늘 사씨를 음해하는 계략을 꾸몄다.

 

이때 마침 사 부인 몸에 태기가 있어서 열 달이 차서 순산 생남 하였으므로 한림이 인아(麟兒)라 이름 짓고 기뻐하고, 상하 비복들까지 단념하였던 본부인이 득남하였으므로 신기히 여기고 교씨가 생남하였던 때보다 몇 배로 경축하였다. 교씨가 이런 한림과 집안의 기색을 보고 질투가 더욱 심해져서 간장이 타오르는 듯 어쩔 줄을 몰랐다. 십랑을 또 불러서 이 사실을 전하고 빨리 사씨 음해의 비방을 행하라고 재촉하였다. 십랑은 곧 요물을 만들어서 사면에 묻고 교씨의 심복 시비인 납매를 시켜서 이리이리하라고 가르쳐 주었다. 그런 간악한 음모가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것은 교씨, 십랑, 시비 납매 세 사람 이외는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하루는 유 한림이 조정에 입번하였다가 여러 날 만에 출번하여 집으로 돌아와 보니 집안의 상하가 황황하며, 교씨 소생 장지가 급한 병이라고 고하였다. 한림이 놀라서 교씨 거처인 백자당으로 달려가니 교씨가 한림을 보고 울면서 호소하였다.

그애가 홀연히 발병하여 죽을 지경이니 심상치 않습니다. 병세가 체증이나 감기가 아니고, 필경 집안의 누가 방예*를 해서 일으킨 귀신의 발동인가 합니다.”

설마 그럴 리야 있을까?”

한림은 교씨를 위로하고 아들의 방으로 가서 보니, 과연 헛소리를 지르고 가위 눌리는 증세로써 위급해 보였다. 한림이 우려하여 약을 지어다 시비 납매에게 급히 달여서 먹이게 하고 동정을 자세히 보았으나 조금도 차도가 없었다. 한림은 낙망을 하고, 교씨는 엉엉 울기만 하였다.

한림의 총명도 점점 감하여 갔는데,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는 속담과 같이, 교씨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의심이 늘어서 모든 일에 줏대를 잃게 되었다. 사 부인의 부덕은 옛날 현부에도 손색이 없었으나 교씨 같은 요인(妖人)이 첩으로 들어와서 집안을 어지럽히고 미천한 여자가 누명을 만들어서 가문을 욕되게 하니, 마땅히 그런 사악한 여자는 엄중히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

이때 교씨가 교활한 집사 동청과 몰래 사통하고 있었으니, 실로 한 쌍의 요악지물이었다. 교씨의 침소인 백자당이 밖으로 담 하나를 격하여 화원이 있었으며 화원의 열쇠는 교씨가 가지고 있었으므로, 한림이 내당에서 자는 밤에는 교씨가 동청을 화원 문으로 불러들여서 동침하여 음란을 일삼았다. 그러나 엄중한 비밀의 사통이라 시비 납매만이 알 뿐이었다.

한림이 장지의 병이 심상치 않음을 보고 매우 애통하고 있을 때 교씨마저 칭병하고 식음을 끊고 밤이면 더욱 슬퍼하여 한림의 마음을 불안케 하였다. 하루는 납매가 부엌에서 소세하다가 한 봉의 괴이한 방예를 얻었다고 한림과 교씨에게 보였다. 그것을 본 교씨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해서 말을 못하고 앉았다가 이윽고 울면서 말했다.

제가 십육 세 때 이 댁으로 들어와서 남에게 원망 들을 일은 하나도 하지 않았는데 어떤 사람이 우리 모자를 이토록 모해하니, 참으로 억울해서 죽을 지경입니다.”

한림이 그 방예한 요물을 보고 묵묵히 말을 하지 못하고 침통해 하고만 있었다.

한림께서는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하실 생각입니까?”

교씨가 이 기회에 한림의 결의를 촉구하였다. 한림은 한참 생각 한 끝에 말했다.

일이 비록 잔악하지만 집안에 의심할 잡인이 없으니, 누구를 지목하고 문초하겠는가. 이런 요예지물은 아무도 모르게 불태워 버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교씨가 문득 생각난 듯한 태도를 하다가 참는 척하고,

한림 말씀이 지당합니다.”

대답하자, 한림이 안심한 듯이 납매에게 불을 가져오라고 명하여 뜰에서 친히 살라 버리고, 아무에게도 누설하지 말라고 일렀다. 그러자 한림이 나간 뒤에 납매가 교씨에게 불평스럽게 물었다.

낭자께서는 왜 한림의 의심을 부채질해서 예정대로 일을 진행시키지 않고, 좋은 기회를 잃었습니까?”

이번에는 한림께 그만 정도로 의심하게 해 두는 것이 좋다. 너무 급하게 서두르다가 도리어 의심을 사고 해로울 것 같아서 그랬다. 다음 기회에 한림께서 더 결심을 굳게 하시도록 할 것이니 너는 너무 조급히 굴지 말아라. 그만해도 한림의 마음은 이미 동하였으니 요 다음에……

이리이리하자고 납매에게 다음 계교를 말해 두었다. 한림이 그 방예의 글씨가 사씨의 글씨임을 알았는데, 그 근본을 깨어 내면 자연 난처한 사정이 있을 듯하여 불에 살라서 증거를 없앴던 것이다. 그 뒤에 생각하기를, 전에 교씨가 사 부인의 투기를 은연중에 비방하였을 때에도 믿지 않았었는데 이번에 이런 일까지 있을 줄 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였다. 당초에 대를 이을 아들이 없어서 사 부인의 주선으로 교씨를 첩으로 맞아들였더니 지금 와서는 자기도 자식을 낳게 되자, 악독한 계교로 교씨 소생을 방예로 저주하여 없애려고 한다고 부인 대접에 냉담하게 되었다.

- 김만중,사씨남정기

*방예: 질병이나 재해와 관련된 귀신의 조화를 조절하는 일, 또는 그런 기능을 지닌 부적.

 

11 윗글의 사건을 일어난 순서대로 정리할 때, 다음 중 가장 뒤에 오는 사건은?

사씨가 아들 인아를 낳다.

한림이 사씨의 투기를 의심하다.

납매가 방예를 발견하여 가져오다.

교씨가 유 한림에게 사씨의 투기를 비방하다.

장지의 병세를 걱정하며 교씨가 식음을 끊다.

 

12 ~의 서술상의 기능을 설명한 것 중,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사건의 진행을 요약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② ㉡: 속담을 인용하여 인물의 심리 변화를 효과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③ ㉢: 서술자가 개입하여 인물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④ ㉣: 세밀한 묘사를 통해 사건의 사실성을 높이고 있다.

⑤ ㉤: 인물이 추리하고 판단한 바를 직접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13 <보기>는 윗글의 앞부분의 내용이다. 윗글과 <보기>를 관련지어 이해 한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보기>

첩의 기질이 허약하고 원기가 일정치 못하여 당신과 십여 년을 동거하였으나 일점 혈육이 없으니 불효 삼천 가지 죄에 무자(無子)의 죄가 가장 크다 하여 첩의 무자한 죄가 존문에 용납하지 못할 것이나 당신의 관용하신 덕으로 지금까지 부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하매 당신은 누대독신(累代獨身)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유씨 종사가 위태로우니 첩을 개의치 마시고 어진 여인을 취하여 득남득녀 하면 가문의 경사일 뿐 아니라 첩의 죄도 면할 수 있을까 합니다.”

한림은 허허 웃고서 부인(사씨)을 위로하여 말하기를,

소생이 없다 하여 당신을 두고 다른 첩을 얻을 수야 있소. 첩이 들어오면 집안이 어지러워지는 근본인데 당신은 왜 화근을 자청하는 거요? 그것은 천만부당하니 그런 생각은 하지 마시오.”

첩이 비록 용렬하나 세상 보통 여자의 투기를 잘 알고 경계하겠으니 첩의 걱정은 마십시오. 태우의 일처일첩은 옛날에도 미덕이 되었으니 첩이 비록 덕이 없으나 세속 여자의 투기는 본받지 않겠습니다.”

 

사씨가 가문에 대해 가졌던 죄책감이 해소된 셈이군.

교씨는 사씨가 원했던 어진 여인이라고 할 수 없군.

사씨는 자신의 죄를 면해 보려다가 화를 자초한 셈이군.

한림이 걱정하던 바대로 첩이 들어오면서 집안이 어지러워졌군.

사씨는 투기를 경계하겠다던 마음을 간직하기가 힘든 일임을 알았겠군.

 

도움자료

[2014 EBS N제]-(A형)

 

11~13

11 12 13

 

김만중,사씨남정기

이 작품은 조선 시대 가부장적 사회를 배경으로 선인인 사씨와 악인인 교씨를 등장시켜 처첩 간의 갈등을 보여 주는 고전 소설이다. 여성이 지녀야 할 올바른 행실뿐만 아니라 악행에 대한 처벌이 필연적임을 강조하는 주제를 담고 있다. 특히 정실 부인인 사씨를 덕이 있고 고매한 성품을 지닌 인물로 그리는 반면, 첩인 교씨를 간사하고 영악한 인물로 그려 냄으로써 주인공 사씨의 인품과 대비하여 교훈을 주고 있다. 또 가정에서 생겨나는 갈등이 여자들 때문이라기보다는 무능한 가장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제시하면서 조선 후기 가부장적 사회에 대한 은근한 비판을 담고 있다.

가문을 지켜 낸 사씨의 덕행에 대한 칭송과 악행을 저지른 교씨에 대한 징벌. 사필귀정(事必歸正)

유연수는 중국 명나라 세종 때 금릉 순천부에 사는 유현이라는 관리의 아들로 태어나 15세에 장원 급제하고 한림학사를 제수받는다. 유 한림은 덕성과 재학(才學)을 겸비한 사씨와 결혼하나 늦도록 후사가 없어 교씨를 첩으로 맞아들인다. 교씨는 천성이 간악 한 인물로 아들을 낳자 정실이 되기 위해 사씨를 참소한다. 결국 유 한림은 사씨를 폐출하고 교씨를 정실로 삼는다. 교씨는 문객 동청과 모의하여 유 한림을 참소하여 유배시킨다. 이후 유 한림에 대한 혐의가 풀리자, 조정에서는 충신을 참소한 동청을 처형한다. 유 한림은 사방으로 사씨의 행방을 찾다가 소식을 듣고 온 사씨와 해후한다. 유 한림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고향으로 돌아와 간악한 교씨를 처형하고 사씨를 다시 정실로 맞아들인다.

 

11 작품의 내용 파악

장지가 병에 걸린 상황에서 납매가 방예를 발견하는 사건으로 인해 한림은 그동안 굳게 믿었던 사씨에 대해 의심을 품게 된다. 한림은 사씨가 어진 사람인 줄 알았으나 사씨 자신도 자식을 낳게 되면서 교씨를 투기한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12 서술상의 특징 파악

한림이 하녀에게 명하여 방예를 불사르고 이에 대해 입 밖에 내지 말라고 이르는 과정은 요약적으로 제시되어 있을 뿐 세밀한 묘사로 제시되고 있지 않다.

교씨가 계략을 꾸미고 있음을 요약적으로 정리 하여 제시하고 있다.

한림이 처음에는 사씨를 모함하는 교씨의 말을 잘 믿지 않았으나 점점 교씨의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는 것을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가 없다.’라는 속담을 인용하여 드러내고 있다.

서술자가 그런 사악한 여자는 엄중히 경계하여야 할 것이다.’라는 평가를 제시하고 있다.

한림이 추리하고 판단한 바를 서술자가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13 서사 구조에 대한 이해

<보기>에서는 대를 잇기 위해 첩을 들이자는 사씨가 한림에게 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글에서도 사씨가 투기하는 내용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씨가 투기를 경계하겠다던 마음을 간직하기 힘들다고 생각할 것이라는 반응은 적절하지 않다.

교씨가 시집와서 장지를 낳았고, 사씨 또한 인아를 낳았기 때문에 자식이 없어서 가문에 대해 느꼈던 죄책감은 해 소된 셈이다.

사씨는 어진 여인을 취하기를 원했으나 교씨는 간교한 계략을 꾸미는 여자로, 어진 여인은 아닌 셈이다.

사씨는 후사를 잇지 못하는 것을 죄를 짓는 것이라 여기고 자신의 죄를 면하는 길이 첩을 들이는 것이라 판단했는데, 이런 사씨의 판단 은 결국 사씨를 곤경에 빠뜨리는 원인이 되었다.

한림은 첩이 들어오는 것은 집안이 어지러워지는 근본이라고 여 겼는데, 교씨가 들어옴으로써 이런 염려는 현실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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