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교육학(D)

해설

작성자구렛나루|작성시간22.10.24|조회수1,336 목록 댓글 0

생활을 낱낱이 포착하는 도도(滔滔)한 서술

 

 

「도도한 생활」의 서술자 ‘나’는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 서술자를 옥죄는 현실은 그가 사는 반지하처럼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그럼에도 그는 절망하거나 분노하는 기색 없이 자신의 사건들을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서술의 포착망 안으로 집어 넣는다. 가령 서술자는 집에 큰 위기가 닥쳤다는 것을 직감하지만 덤덤하게 이에 대해 “문득 우리 집이 망했다는 걸 깨달을 수 있었다.”라고 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한다.

 

 서술자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서술했기에 때로는 전체적인 상황의 분위기와 맞지 않는 장면들까지 빠짐없이 서술의 포착망 속으로 들어온다. 자신의 잘못으로 온 가족이 큰 위기를 겪게 되자, 아빠는 오토바이를 내몰며 오열한다. 만약 서술이 여기에서 그쳤더라면 이 행위는 순전히 비극적인 의미만을 띠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행위는 결국 아빠는 속도 위반 딱지를 떼고 엄마는 벌금을 내는 것으로 끝이 나게 된다. 이러한 묘사는 인물의 행위를 단순히 서사의 진행을 위한 기능으로만 환원하지 않고, 삶의 복잡미묘한 면모를 잘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텍스트는 이렇게 한 방향으로 가는가 싶다가도 예측할 수 없는 지점에서 방향을 바꾸는 삶의 결을 잘 드러냄으로써 핍진성을 획득한다. 

 

 「도도한 생활」에서는 서술자가 포착한 생활 속의 소리가 정서나 상황을 함축적으로 드러냄으로써, 작품의 의미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로서 기능한다. “탈탈탈탈”(20쪽)은 엄마의 울음이 탈수기의 그것처럼 격렬하다는 것을 암시할 뿐 아니라 만두 가게 주인으로서의 엄마의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그 순간 역시 현실 속 생활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아빠의 노랫소리는 아빠가 무책임하게 가게 일을 내팽기친 후에 서술됨으로써 그가 생활에 대해 보이는 태도를 암시하게끔 한다. ‘나’는 아빠와의 통화가 끝난 후에 “세상은 비 닿는 소리로 가득”(39쪽)하다는 것을 인식한다. 이 같은 서술은 물리적 빗소리를 묘사할 뿐 아니라 ‘나’의 가족이 겪어야 할 어려운 상황과 서술자의 감정을 함축적으로 드러낸다. 

 

 여러 소리 중 작품 전반(全般)에 걸쳐 중요한 의미를 갖는 소리는 바로 피아노 소리이다. 피아노는 소설 초반부터 결말에 특히 상세히 서술되며 의미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피아노를 배우고 피아노를 가졌다는 자부심은 서술자가 어렸을 때부터 그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어왔다. 이 피아노는 엄마의 희망이기도 하다. 엄마는 ‘나’와 언니가 반지하에 살게 될 상황에서도 피아노를 팔지 않고 가져가게끔 한다. 언니와 ‘나’ 또한 집주인과 협상하며 관리비를 더 내고 피아노를 치지 않겠다는 조건을 내걸면서까지 피아노를 갖고 있으려 한다. 

 

 작품 속에서 음을 낸다는 것은 자신의 희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내 보이는 것을 의미한다. 피아노를 치려는 ‘나’의 의지는 현실적 제약에 의해서 가로막힌다. 그럼에도 ‘나’는 이에 굴하지 않고 휴대 전화 버튼을 누르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음을 내고자 한다. 소설 결말 부분에서는 “빗물은 어느새 무릎까지 차”(41쪽)고, 아빠는 당장 큰 돈을 요구하고, 언니의 애인은 집에 와서 술주정을 부리는 등 삶의 여러 어려움이 한꺼번에 응집되어 나타난다. ‘나’는 그러한 현실 속에서도 편안하게 피아노를 친다. 이는 현실의 어려움이 극한으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나’는 여전히 마음 한 구석 희망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빗물이 도도(滔滔)하게 흐르는, 전혀 도도(陶陶)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가 피아노를 편안하게 치는 것이 작위적으로 느껴지지 않고 나름의 의미를 획득하는 것은, 쟈신의 생활을 있는 그대로 서술한 서술자의 예리한 포착 덕분이다. 서술자는 마지막 장면까지도 사실 그대로 포착하면서, 절망으로든 희망으로든 쉽게 환원될 수 없는 우리 생활의 한 부분을 담담하게 드러내 보인다.

[출처] 김애란, 「도도한 생활」- 생활을 낱낱이 포착하는 도도(滔滔)한 서술|작성자 GA

 

 

■ 김애란, 「도도한 생활」

{해제}

이 작품은 2000년대를 살아가는 20대 젊은이의 현실을 감각적이고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작품이다. ‘나’는 살아갈 발판을 마련하기 힘든 젊은 세대를 대변하는 인물로, 소설은 유년기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피아노’와 관련된 사건들을 통해 형상화하고 있다. ‘나’가 머물고 있는 지하방과 피아노와 같은 개인적인 공간과 사물에 주목하여 개인의 일상적인 삶과 젊은이들이 겪는 사회적 문제를 함께 제시하고 있다. 제목인 ‘도도한 생활’은 피아노 음계 ‘도’의 반복되는 소리와 피아노를 자유롭게 연주하며 살아가는 도도한 생활을 이중적으로 의미한다.

 

{주제}

청년들이 처한 고단한 삶과 자존을 지키려는 노력

{전체 줄거리}

부지런한 엄마는 열심히 만두 가게를 꾸려서 약간의 여유가 생기자 ‘보통’의 기준에 맞춰 살아 보고자 생각하게 되고, 이를 둘째 딸인 ‘나’에게 피아노를 사 주는 것으로 실천한다. 피아노가 만두 가게와는 어울리지 않았고 ‘나’에게 특별히 음악적 재능이 있지도 않았지만, 엄마는 빚보증 때문에 가게가 망하게 된 상황에서도 ‘기념비’처럼 피아노를 가지고 있으려고 한다. 엄마의 부탁으로, 성년이 된 ‘나’는 피아노를 갖고 서울 반지하방으로 옮겨 온다. ‘나’는 언니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며 힘겹게 서울 생활을 버티고, 피아노는 습기와 곰팡이로 점점 망가져 간다. 어느 날 폭우로 반지하방에 물이 차오르게 되는데, ‘나’는 피아노를 치지 말라는 집주인의 말을 어기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나의 ‘도도한 생활’을 지키려고 한다.

 

1. 1

서술상의 특징 파악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① ㉠에서는 피아노 소리인 ‘도’ 음, 즉 청각적인 대상을 ‘날아다녔다’라고 표현함으로써 시각적인 대상으로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소리가 ‘아름답다고 생각’한 인물의 태도를 볼 때,대상에 대한 공허함을 형상화한 것으로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② 주인 남자의 말을 듣고 난 후 그 말에 대해 ‘나’가 왠지 나쁘다고 생각하며 부당함을 느끼고 있으므로, ㉡에서는 주인 남자의 말을 인용함으로써 ‘나’로 하여금 부당함을 느끼도록 만든 상황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③ ㉢은 ‘안 맞을 경우’, ‘밤을 새울 터였다’와 같이 가정적 진술을 활용하여 언니가 처해 있을 상황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

④ ㉣은 벽면을 ‘눈물을 뚝뚝 흘리는 누군가의 얼굴’ 같다고 표현함으로써 사물을 인격체에 비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나’가 처한 현실의 비통함을 표현한다고 볼 수 있다.

⑤ ㉤은 ‘부르릉’과 같은 음성 상징어, ‘가슴을 긁고 가는 기분’과 같은 촉각적 이미지를 활용하여 인물이 느끼는 감정을 감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 2

소재의 기능 파악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② ‘나’의 꿈은 ‘나’의 일인 타자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것으로, 고단한 아르바이트를 하며 느낀 ‘나’의 스트레스가 반영된 것이다. 이는 ‘나’가 처해 있는, 벗어나고 싶어 하는 힘든 생활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볼 수 있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나’의 꿈을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후회를 암시한다고 볼 수 없다.

③ ‘나’의 꿈은 타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받은 스트레스가 반영된 것으로, ‘나’의 가족인 언니, 또는 그 외 가족들과의 불화를 상징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④ ‘나’의 꿈은 타자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것으로, ‘나’는 자신이 하는 아르바이트를 ‘아무도 모르는 일’, 평생 할 수는 없는 일 등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가 자신의 일인 아르바이트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아르바이트와 관련된 꿈을 ‘나’가 자신의 일에 대해 갖고 있는 자부심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없다.

⑤ ‘나’의 꿈은 힘든 타자 아르바이트를 하며 ‘나’가 받은 스트레스와 고됨이 반영된 것이다. 이러한 ‘나’의 꿈을 ‘나’가 유년 시절에 받은 상처의 치유 과정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 없다.

 

3. 4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정답이 정답인 이유}

④ ‘나’는 반지하 셋방에 살며 마음껏 피아노를 칠 수 없는 처지이다. 그런 처지의 ‘나’가 주인 남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은 일종의 사회적 억압을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나’는 그러한 상황에서 문득 피아노를 치고 싶어 하며 한 음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혼자 생각한다. 몰래 치는 한 음 정도의 소리는 금방 사라져 아무도 모를 것임을 예상하는 것이다. 금방 사라져 버릴, 몰래 치는 한 음에 대한 혼자만의 생각과 예측을 사회적 억압에 대한 분노, 즉 분개하여 몹시 성을 내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 또한 아무도 모를, 몰래 치는 한 음에 대한 혼자만의 예상을 ‘나’가 억압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주인 남자에게 분노를 직접 표출하는 것으로 보는 것 또한 적절하지 않다.

{오답이 오답인 이유}

① ‘나’가 말하는 피로나 긴장은,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피로나 긴장을 느끼고 싶어 한다는 것은 ‘나’가 주변인의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있으며 사람들과의 교류 등에 대한 기대와 소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매일 어깨에 의자를 이고 등교’한다는 것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정한 공간이 없는, 즉 안주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있다. ‘나’는 아르바이트로 연명하는 생활을 ‘매일 어깨에 의자를 이고 등교하는’ 처지로 여기고 있으며 평생 아르바이트만 하고 살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가 평생 아르바이트만 하는 생활을 평안하게 안주하기 어려운 삶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장마철에 온 방이 눅눅한 상태에서 다른 물건보다 피아노가 썩는 것을 걱정하는 모습에서 ‘나’가 피아노를 매우 소중한 물건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애착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⑤ 폭우로 인해 반지하방이 물에 잠겨 가는 것은 ‘나’가 처해 있는 극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나’는 피아노를 걱정하며 신경을 쓸 뿐만 아니라, 물이 차오르는 암담한 상황에서 피아노의 뚜껑을 열고 건반을 짚어 가며 용감하게 피아노를 친다. 이러한 ‘나’의 행동은 열악하고 암담한 상황 속에서도 그로 인한 환멸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당당하게 자존을 지키려 노력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