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원 신윤복의 홍루대주(간송미술관 소장)~> ♡♡♡♡♡ 소는 잘못이 없다 이첨지는 황소를 몰고 장으로 갔다. 소 장터는 거간꾼들이 흥정을 붙이고 살 사람 팔 사람은 값을 깎으랴, 올리랴 부산하게 떠들어댔다. 이첨지는 황소를 팔아서 암소를 살 참이다. 여기 기웃, 저기 기웃 소값을 알아보다 “사돈~” 소리에 뒤돌아보니 사돈도 소 고삐를 잡고 있다. “사돈~ 어쩐 일입니까?” 이첨지가 묻자 사돈이 말했다. “이 암소를 팔러왔지 뭡니까, 이걸 팔아 황소를 사려고요.” “나는 이 황소를 팔아 암소를 사려던 참인데...” 두 사돈의 필요조건이 두 동강난 사발의 이를 맞추듯 서로 똑 떨어지게 맞았다. “우리 서로 바꿉시다.” “암, 그럽시다” 둘은 소 고삐를 바꿔 쥐며 거래를 끝냈다. “사돈~ 내가 오늘 사돈을 만나지 않았다면 이 황소를 파느라 애를 먹을 것은 둘째치고 거간꾼에게 구전을 얼마나 뜯겼겠습니까? 구전을 벌었으니 제가 구전만큼 한잔 사겠습니다.” 둘은 주막집 마당 구석에 소 두마리를 매어 두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우리 딸년이 사돈을 잘 모시는지 자나 깨나 걱정입니다.” “우리 집에 복덩이가 들어 왔습니다. 걔가 우리 집에 오고 난 후 해마다 논을 한마지기씩 삽니다.” 화기애애하게 이첨지와 사돈은 대낮부터 부어라 마셔라 호리병이 앉아 있을 사이가 없다. 얼마나 마셨을까? 이첨지가 계산을 하고 나오자 사돈이 말했다. “구전은 나도 벌었지요.” 둘은 다른 주막에 가서 또 술판을 벌였다. 이첨지가 말했다. “내 황소를 팔고 사돈 암소를 판 구전은 우리가 찾아 먹었지만, 내가 암소를 사고 사돈이 황소를 산 구전은 아직 남았잖소?” “맞아~ 맞아~” 그들은 말도 서로 놓으며 또 다른 주막에 가서 밤 깊은 이경까지 술이 술을 마셨다. 주막을 나와 고주망태가 된 이첨지는 사돈과 바꾼 암소에 올라타고, 사돈은 이첨지의 황소를 타고 각자의 집으로 갔다. 암소 등에서 떨어지다시피 내린 이첨지를 마누라가 부축을 하며 “쉿! 조용히 하세요~ 모두 영감 기다리다 이제 잠들었소.” 이첨지는 안방으로 들어가자 옷을 훌훌 벗어던지고 마누라를 껴안았다. 마누라는 술 냄새가 코를 찔러 고개를 돌렸다. 날이 새자 한 이불 속에서 벌거벗은 이첨지와 안사돈이 비명을 터뜨렸다. 거의 비슷한 시간에 감골 이첨지의 집 안방에서도 비명이 터졌다. 소 잘못이 아니다. 소는 주인이 바뀐 줄도 몰랐고, 새 주인의 집도 몰랐다. 고주망태를 태우고 그저 자기 살던 집으로 갔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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