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지
15개월이
흐른 지금에서야 ‘내란
범죄의 주요 임무 종사자’로
지목된 추경호 의원의 첫 공판이 열렸다.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한 내란 관련 혐의임에도 불구하고,
첫 공판이 열리기까지
1년이
넘는 시간이 소요된 점은 매우 유감스럽다.
사법 정의가 지연되는 사이,
피고인은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급기야 대구시장 출마라는
‘정치적
승부수’를
던지기에 이르렀다.
추
의원이 보수 성향이 짙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한 대목 역시도 예사롭지가 않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선거 승리를 통해 이른바
‘민심의
면죄부’를
얻으려 한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기 때문이다.
만약 재판 중 당선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추 의원은 이를
‘국민의
선택’이라는
명분으로 삼아 내란 가담 혐의라는 사법적 실체를 정치적 수사로 덮으려 할 것이다.
이는 결국 범죄 혐의를 엄중히 따져야 할 법정을 정치적 세 대결의 장으로
변질시키려는 악의적 의도가 다분하다.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적했듯,
국회의원의 투표 참여를 막는 행위는 헌법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내란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제 더 이상 재판이 지연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 국면이라는 이유로,
혹은 정치적 거물이라는 이유로 심리가 위축된다면 대한민국 법치주의는 또 한
번 후퇴할 것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표결
방해’
혐의 첫 정식 재판에서 추 의원은 여전히
“의원들의
안전을 위한 장소 변경이었을 뿐”이라며
이를 “보수
정당의 맥을 끊으려는 정치 공작”이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는 정황들은 그의 항변을 무색하게 한다.
당시 추
의원은 대통령과 통화한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 집결해 있던 의원들에게
“당사로
오라”거나
“원내대표실로
나오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는 헌법상 보장된 국회의 계엄 해제 권한을 무력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지연
전술’이자
‘이탈
유도’였다는
의구심을 강화한다.
경찰 봉쇄를 핑계 삼았지만,
담을 넘어서라도 본회의장을 지켰던 동료 의원들의 용기 앞에서 그의
‘안전론’은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기에 앞서 ‘내란
종식’을
강조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헌법을 파괴하려 했던 세력이나 그에 동조·방조했던
인물들이 심판받지 않은 채 다시 국민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모독이기 때문이다.
내란은 단순한 과거의 사건이 아니다.
그 책임자들이 여전히 정치권의 중심에서
“공작”을
운운하며 면죄부를 얻으려 하는 한,
우리 민주주의의 뿌리는 언제든 다시 흔들릴 수 있다.
이미
법원은 1심
판결 등을 통해 12.3
계엄을
‘위로부터의
내란’으로
규정했다.
이제 남은 것은 사법의 시간이다.
내란의 문이 열리도록 길을 터준 조력자들에 대한 엄중한 법적·정치적
단죄만이 남았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