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누구에게
공천을 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시민을 위해 일하느냐’의
싸움이어야 한다.
잊힐 만하면
다시 또 이슈가 되어지는 여야 의원들의
'공천
갑질'과
'공천
헌금'
의혹은 우리 정치가 여전히 구태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지방의원의 생사여탈권을 쥔 국회의원들이 여야를 막론하고 이를
사유화하며 권력을 남용하는 행태는 권력을 공적 자산이 아닌 사적 전유물로 여겨온 한국 정치 구조의 깊은 병폐다
국민의힘 서울
마포갑 당협위원장인 조정훈 의원을 둘러싼
‘공천
갑질’
의혹이 거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지역 시·구의원들이
조 의원에게 매달 일정 금액을 상납하고,
그의 저서를 대량으로 강매당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온 것이다.
특히 조
의원이 현재 당의 인재 발굴을 책임지는
‘인재영입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맡고 있다는 점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한다.
공정성을 상징해야 할 수장이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서는 지위를
이용해 구태의연한 갑질을 일삼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출신
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데 이어,
국민의힘 조정훈 의원의
‘공천
갑질’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민주주의의 꽃이어야 할 선거가 돈으로 관직을 사고파는
‘매관매직’의
현장으로 전락한 듯해 씁쓸함을 지울 수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터져 나오는 공천 비리는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는 현역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을 독점하며 지방의원을
‘선거
하수인’으로
부리는 기형적 구조가 낳은 필연적 결과다.
이 은밀하고도
고질적인 거래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현행 구조 아래서 지방의원 후보들은 시민의 목소리보다 지역구
국회의원의 주머니를 채우고 심기를 보좌하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다.
조정훈 의원의 사례처럼 도서 강매나 상납 요구가 가능한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를
타파하려면 당협위원장의 영향력을 완전히 배제한
‘상향식
공천(Bottom-up)’을
법적·제도적으로
의무화해야 한다.
공천의 정당성을
‘지역구
대장’이
아닌 ‘주민’에게서
찾도록 시민 참여와 당원 투표 비중을 대폭 높이는 체질 개선이 절실하다.
강선우 의원의
사례와 같은 공천 헌금은 대개 후원금이나 행사 비용 대납 등 교묘한 방식으로 위장된다.
따라서 수사기관과 선관위는 선거 전후 지방의원과 국회의원
간의 자금 흐름을 상시 감시할 특별조직을 가동해야 한다.
특히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적용해 당선 무효는 물론 영구적 정계 퇴출이라는
강력한 사법적 징벌을 가해야 마땅하다.
결국
기초의원까지 정당의 깃발 아래 줄 세우는 시스템이 지방정치를 중앙정치의 하청업체로 전락시켰다.
공천권이 곧 당선인 지역 구도 속에서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개인 비서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거나,
적어도 외부 인사가 과반인 독립적 공천관리위원회에 전권을
부여해 국회의원의
‘사천’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
정치는
‘누구에게
공천을 주느냐’가
아니라 ‘누가
시민을 위해 일하느냐’의
싸움이어야 한다.
국회의원에게 돈을 바치고 책을 사서 얻어낸 공천권은 결국
주민의 세금 낭비와 행정 부패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뿐이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가 또다시
‘공천
장사’의
판돈으로 전락하는 비극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