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가
국민의 신망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파기환송을 통해 김건희의 죄의 무게에 걸맞은 엄중한 단죄를
내려야 할 것이다.
김건희에 대한
항소심 선고가
1심의
징역 1년
8개월을
뒤집고 징역
4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단순
전주'로
치부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가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어 실형이 내려진 것은 자본시장의 근간을 흔든 행위에 대한 마땅한 죗값이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과연 이 정도의 판결로 진정한
'정의의
실현'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깊은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항소심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명태균으로부터 제공받은
‘무상
여론조사’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항소심에서도 여전히 무죄로 인정되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이익의 직접적인 귀속을 입증하기 어렵다거나 단순
정보 제공 수준이었다는 논리를 폈으나,
이는 정치를 타락시키는
‘여론
조작’과
‘비선
개입’의
통로를 사법부가 합법화해 준 것이나 다름없다.
수억 원이 투입된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수수해 정치적
전략에 활용했음에도
‘대가성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면죄부를 준다면,
향후 어떤 정치가가 비선 브로커의 검은 조력을 마다하겠는가.
벌금과 추징금
산정 방식 역시 자본주의 시장의 공정성을 비웃는 수준이다.
검찰이 추산한
23억
원의 부당이득 중 불과
2,094만
원만이 추징액으로 확정되고,
벌금
5,000만
원이 부과된 것은 이번 판결이 결국
‘남는
장사’라는
조롱 섞인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든다.
법리적 한계라는 변명 뒤에 숨어 거악의 뿌리를 도려내지
못하는 사법부의 소극적 태도는,
"주가조작을 하면 패가망신을 면치 못할 것"이라던
대통령의 공언을 무색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내 주가 부양을 위해 힘써온 개미 투자자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행위다.
이제 공은
대법원으로 넘어갔다.
대법원은 단순히
2심
판결의 절차적 정당성을 따지는 데 그치지 말고,
앞선 재판들에서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법의 위엄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명태균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라는 서비스가 가진
‘눈에
보이지 않는 정치적 자산 가치’를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 정치권의 비정상적인 권력 작동 방식을 뿌리
뽑는 역사적인 전환점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난
2022년
대법원 2부는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과 관련하여 정경심 전 교수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
추징금
1,000여만
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러한 전례에도 불구하고 김건희 측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즉각
항고에 나섰으나,
진정으로 억울한 쪽은
'법
앞의 평등'을
믿고 묵묵히 살아가는 국민이다.
대법원은
‘묵시적
청탁’과
‘미필적
인식’이
권력과 결탁했을 때 민주주의가 얼마나 허망하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알면서도 그동안 너무나 좌시해왔다.
사법부가 국민의 신망을 회복하고자 한다면,
파기환송을 통해 김건희의 죄의 무게에 걸맞은 엄중한 단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법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