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에 나타난 가나안 땅의 성서적 의미
I. 서 론
A.문제 제기및 연구 목적
일반적인 사회 현상으로서 현대인들에게 있어 '땅'이란 자신이 두 발을
딛고 살아가는 터 이외에도 근대 산업 사회가 도래하기 이전까지 물적 생
산과 분배의 원천이었으며 사회 지배 계층 구조도 토지 소유와 그 생산물의
분배 구조 변화를 중심으로 변천되어 왔다. 근대 산업 사회가 시작된 이
후에도 공업 용지와 상업 용지의 수요가 계속 증가 되었고, 이에따른 도시
화의 결과로 현대인들은 생활 공간 확보라는 과제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므로 땅의 소유 여부는 과거에는 사회적 신분을 구분짓는 기준이 되
어, 부자를 더욱 부유하게 만들며 가난한 사람을 더욱 궁핍하게 만드는 모
순의 발생 요인이었고 오늘날에 와서도 땅은 자본주의적 사고의 영향으로
재산 증식의 한 방편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성서가 말하고 있는 '땅'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조명하여 알려주는 신학적
인 노력이 거의 전무한 현실 상황에서 그들이 일반적으로 갖는 땅에 대한
이해는 "땅의 것은 세속적이고 하늘의 것은 신령하며 우리는 훗날 영적
인 가나안 땅 즉 천국에 간다" 라는 정도이고 '부의 가치'로서 세속적이지
만 땅을 소유하기 위한 노력을 비기독교인들과 마찬가지로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사회 경제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땅의 문제를 신학적으로
질문해 보는 것은 필요한 일이며 성서가 말하고 있는 올바른 토지관을 갖으
므로 현재 발생되는 여러 문제들을 풀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필자는 성서가 말하는 '땅'의 의미와 그 가치를 밝히고자 한다.
B.연구 방법
사실상 다양한 신학적 주제를 갖고 있는 구약성서에 있어 단 하나의
중심 주제를 찾는다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더우기 종래에 논
의되어 왔던 다양한 주제들 속에서 특별히 '땅'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
던 것이 사실이다 (구약 성서에 나오는 '땅'이라는 단어는 구약에 사용된
명사중 네번 째로 많이 나오는 -2504 회- 명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주해는 거의 드문 편이다).
'땅'이라는 모티브가 구약 성서 및 신약 성서 전체를 꿰뚤 수 있는 신학
적 주제가 될 수 있는지에 많은 의심의 소리가 있기는 하나 '땅'에 대한
주제는 분명히 성서에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주제이다.
본 고는 구약 성서중 오경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의 역사적인 행로를
따라 나타나는 땅의 의미를 밝히고자 한다. 물론 성서에 나타나는 땅의 의
미는 역사의 흐름에 따라 그 의미가 더욱 다양해지며 광범위해지는 것이
사실이지만 특별히 오경에는 하나님의 창조 역사에서 부터, 허락하신 가나
안에 이르기 까지 하나님이 직접 '땅'을 약속하시고 그 의미를 알려 주시는
것이 잘 드러나 있으며, 가나안 땅이야말로 약속의 땅으로서 가장 '땅의
본질적 의미'를 나타 낸다고 보고 연구 절차를 구속사적인 관점에서
언약과 축복이라는 주제와 연결하여 성서에 나타나는 역사적 순서를 따랐
다.
제 장 '어원 및 문화적 배경'에서는 '땅'의 어원적 의미와 문화적인
의미를 살펴 보기 위해 히브리 어원과 성서의 사용된 단어적 의미를 밝히
고 고대 근동 문화와 이스라엘의 땅에 대한 인식 및 현대 문화에서 정의
되는 '땅'의 의미를 규명하겠다.
제 장 '에덴 동산과 땅' 에서는 하나님의 창조 역사에 드러나고 있는 인
간과 땅에 대한 하나님의 의도가 인간으로 말미암아 왜곡되는 것을 밝히므
로 땅의 창조 목적을 논하겠다.
제 장 '족장들과 땅'에서는 족장사에 나타난 땅의 약속과 그 약속의 땅
으로 부르시는 하나님의 뜻을 밝히고 이 부름에 믿음으로 응답하는 족장들
의 신앙을 논하겠다.
제 장 '출애굽과 땅'에서는 오랜 노예의 생활에서 해방되어 약속의 땅으
로 떠나는 이스라엘 백성을 통해 출애굽을 새롭게 조명하고, 언약과 출애
굽의 관계 및 광야에서 드러난 땅과 믿음과의 관계를 논하겠다.
제 장 '모세 오경에 나타난 가나안 땅의 의미'에서는 약속의 땅 앞에선
이스라엘에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계명들을 통해 가나안 땅의 신학적 의미
를 논하겠다.
제 장 결론에서는 지금까지 논의된 사항을 통하여 드러난 땅에 대한 약
속,이스라엘의 응답 그리고 하나님의 구속 역사의 상징이 되고 있는 가나안
땅의 의미를 정리하겠다.
II. 어원 및 문화적 배경
A.'땅'의 어원적 의미
구약에서 사용되는 "땅"에 대한 히브리 용어는 '아다마' (
,land,ground)와 '에레츠'( ,earth,land) 두 가지가 있다.
경작 할 수 있는 비옥한 땅을 의미하는 '아다마'는 붉다는 뜻의 '아돔'(
)에서 온 말로 '아다마'의 땅은 인간 생계의 자원을 생산해 내는 땅이다.
같은 어근에서 파생된 말로는 '아담'( )이 있는데 처음 사람의 이름
이자 인간을 대표하는 '아담'은 '아다마' ( )에서 유래
되었다. 성경에 따르면 어원학적으로 볼 때 인간은 흙에서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땅에 대한 또 하나의 용어인 '에레츠'는 경우에 따라 여러가지 다른 의미
로 쓰여지고 있다. 우주론적인 견지에서 '에레츠'는 하늘의 상대어인 땅을
의미한다. 또 부분적으로 지형, 토양, 혹은 영토를 의미하기도 하며 일반
적으로 땅과 바다를 모두 포함하는 지구 전체를 의미한다. 좀더 세분하자
면 'earth'로서 에레츠는 역사적인 위치나 사회적 구별이 없는, 삶에서의
갈등이 없는 장소를 말한다.
신학적으로 본다면 인간의 정치적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삶에 대한 순
수 공간을 의미하는데 바로 에덴 동산이 그 대표적 예일 것이다. 그
러나 이와는 다른 개념을 갖는 'land'로서의 에레츠는 구체적이고 역사
적인 현상들 즉 정치적 모호성과 경제적 권력등이 있는 곳을 의미한다. 어
떤 특정 개인의 소유자가 없는 'earth'와 비교하여 'land'는 언제나 소유되
고 점령되며 투쟁의 대상이 된다. 이 두 단어는 사회적 실체와 그 가능성
에 있어 큰 차이를 갖는다.
성서 신학적으로 본다면 땅에 대한 중심 개념은 '아다마'보다는 '에레츠'
의 개념이 더 강하다. 이는 하나님과 이스라엘의 관계안에서 땅이 역사의
흐름에 따른 하나님의 계시의 현장이 되며 동시에 이스라엘의 신앙적 삶의
터전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B.고대 근동 문화에서의 땅 이해
고대 근동지방의 신과 땅 소유에 관한 인식을 살펴보면 당시 이스라엘
주변의 민족들은 자신들과 땅 그리고 신의 관계를 이스라엘과는 다르게 보
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 근동 지방의 신관을 종교적 물질주의
(religious materialism)라고 할때 이스라엘의 신관은 종교적 인격주의
(religious personalism)로 정의된다.
바벧론은 그 도시의 기원을 신화에 의존하여 설명한다. 바벧론 창조 신화
에 의하면 말둑신이 신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에 감사하여 낮은 계층의 신
들이 성전과 성전 탑을 건설하였고 이로 인하여 거룩한 도시로서 숭배를
받게 된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에 뿌리박기보다는 시적이고 환상적으로 태
초에 관한 이야기를 발달시켜 나간다.
또한 고대 근동 지방의 신관은 다신론 숭배로 천체 숭배사상이 압도적으
로 지배하고 있었다. 그들의 종교관 역시 자연에 근간을 둔,다산(다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자연 신을 숭배하였다. 이스라엘 민족이 가나안 땅에
들어 가기 전부터 그 땅에는 이미 풍요의 권세와 하늘에 축복에 관한 많은
설화들이 있었다. 가나안 사람들은 신이 그 숭배자들이 거하는 지역의
모든 땅과 포도원과 과수원 등 토지의 주인이라고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으
며, 이 풍요의 권세를 신들의 권세로 이해하고 있었다.
우가릿 문서가 증명하듯이 바알신은 그 신들중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
하고 있었다. 성혼(성혼) 의식 즉 신극(신극)에서 연출되는 죽고 부활하는
번영의 의식이 그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면서 이 의식을 행함으로 농토
의 축복을 확약받으며 아울러 인간의 풍요와 자녀 축복,건강의 보장도 여
기에 의존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민족에게는 그들과는 달리 땅에 대한 신화같은 이야기는
없었다. 땅과 시공을 초월한 신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신화에 근거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스라엘 민족으로 하여금 땅을 정복하게 한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실로 밝혀지는 여호와의 말씀이었다. 이스라엘 민족과 땅과
의 연관은 신화가 아닌 역사의 영역에서 형성되었다. 또한 그들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땅 자체와 연관을 맺기보다는 그들의 조상때 부터 계속
인도해 주시고, 그들 족장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친히 임재해 주셨던 하나
님으로 받아 들여 졌다. 하나님과 이스라엘 민족은 인격적으로 맺어진 관계
인 것이다.
C. 현대적 관점에서 본 땅 이해
부르거만은 그의 저서 "Land"에서 현대 문화적 배경에서의 "땅"은 단
순한 물질적인 흙이 아니라 항상 역사적인 경험으로부터 비롯되는 사회적
인 의미의 흙임을 확언한다.
그는 종래의 성서 신학의 범주들이 실존주의적 양식(신앙이라는 context
에서 선택되는 개인의 결단 가능성에 대한 연구) 아니면 '역사 안에서의
하나님의 위대한 행동들'을 추구하는 양식(이스라엘 신앙을 한데 묶고 있는
규범적인 사건들을 연구)이었다고 보고 이 두가지 연구 전통이 시-공
(time-space)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장소 점유(displacemant)에 대한 성
서의 특별한 관심사를 제대로 취급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그는
현대 문화에서 발견되는 상황들이 이 두 가지로는 올바로 해석되지 못한다
고 여기고 장소 상실 (loss of Place) 혹은 장소 열망(yearing of Place)의
차원에서 성서를 새롭게 조명해 볼 것을 주장한다.
그는 "땅"을 '공간'(space)과 '장소'(place)로 구별한다. 그에 따르면
'공간'은 강제나 책임이 없는 억압이나 권위로 부터 자유로운 영역을 의미
한다. 이러한 공간의 특성은 무의미한 일상 생활과 종속적인 삶의 정황으로
부터 벗어 나려는 욕망에 호소한다. 그러나 '장소'는 매우 다른 특성을 나
타낸다. 장소는 역사적인 의미들을 가진 공간이며 여러 세대에 걸쳐 기억
되는 연속성과 정체성(identy)을 가져다 주는 사건들이 일어나는 곳이다.
장소는 맹세가 교환되며 약속들이 이루어지고 요구 조건이 제시되는 공간
이다. 공간이 역사로부터의 도피를 추구 한다면 장소에 대한 열망은 분명
한 목적을 가지고 역사를 순례하는 사람들과 함께 역사 안으로 들어 가고
자 하는 결단을 뜻한다.
III. 에덴 동산과 땅
A. 창조와 땅
땅은 하나님의 창조의 결과이다. 태초에 하나님은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
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을때 시간(창1:3-5)과 공간 (창1:6-10)을 근간으로
식물(창1:2-13)과 별(창1:14-19), 동물들(1:20-25)의 창조와 이 전체를 다
스리는(창2:1-4) 인간(창1;26-31)을 창조하셨다. 이 모든 창조는 하나님
의 계획에 따라 하나님의 말씀에 의해 이루어 졌다.
하나님의 창조 역사를 더 세분하여 보면 땅이 동물과 식물이 창조되는
근간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풀과 씨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과목을 내라 하시매 그대로 되
어"( 창 1:11), "하나님이 가라사대 땅은 생물을 그 종류대로 내되 육축
의 기는 것과 땅의 짐승을 종류대로 내라 하시고 (그대로 되니라)" ( 창
1:24).
땅과 관련된 동 식물과는 달리 인간과 하나님과의 관계는 보다 직접
적이다. 인간은 다른 피조물들과는 달리 하나님의 깊은 마음속에서 우러나
오는 엄숙한 결정을 통하여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창조된다. 이는 인간이
모든 피조물 위에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땅과도 밀접한
관계에 놓여 있다. 인간 역시 땅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흙에서
취해졌고 인간으로 하여금 하나님은 땅을 돌보고 다스리어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계속 하도록 축복의 말씀과 함께 명령을 내리셨기 때문이다 ( 창
1:28).
' 그가 창조하다'라는 뜻을 가진 동사 ' ' 는 오직 신적인 창조
에서만 사용하는 말로 이전에 존재하지 않은 것을 창조하는 즉 무(무)
에서 유(유)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특별히 하나님의 각 창조 행위마다 반복되어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고 하신 말씀이 여러번 나오는데 ( 창 1:4,11,13,18,20,25,31),
이 "좋았더라"( ) 는 '좋다', '훌륭하다', '아름답다', '유쾌하다'
는 뜻을 나타낸다. 이 말씀은 곧 모든 창조의 결과가 하나님의 의도와 기
대에 부응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부응되어 그 결과로 만들어진 '땅'은 인간
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그 만드신 하나님께 속해져 있으며
하나님께 지배를 받는다. 이 땅은 그 만드신 자를 찬양하며 하나님의 선하
심과 위대하심을 나타내는 장(장)이 되고 있는 것이다.
B.인간에게 주어진 축복의 땅, 에덴 동산
하나님은 인간을 다른 어느 피조물들과 달리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으며 교제하도록 창조하셨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러한 교제를 통해 하나
님의 뜻을 알게 되고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게 되며 피조물들의 세계를
향한 하나님의 의도를 깨달을 수 있었다.
이러한 인간에게 하나님은 동방의 에덴 동산을 허락하시고 땅과 땅위에 있
는 다른 동 식물들을 지키고 다스리며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의 명령을
내리신다 ( 창 1:28). 인간에게 허락하신 에덴 동산은 인간의 영 육간의
행복을 위해서 마련해 주신 곳이였다. "에덴" ( )은 '기쁨','즐
거움','희락'이라는 뜻을 갖는다. 즉 이 동산은 기쁨의 동산이며, 양식이
풍부하고 아름다운 동산(창2:9) 이였다.
그 동산에는 특별한 두 종류의 나무가 있었다. 그것은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였다. 생명 나무는 아담이 무죄한 가운데 계속 순종만 하
면 장수와 행복,더 나가서는 불멸과 영원한 축복을 받는다는 징표와 확증
이었다. 또한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를 받음으로 서 인간은 자연을 하나님
께로 부터 받았듯이 율법을 받게 된다.이것은 아담에게 주신 현재의 축복
을 확증하는 것으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때 이 축복은 유지되나 불순종
할 때는 죽음밖에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
사실상 인간은 낙원 밖에서 지음받았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낙원밖에서 지
으신 다음에 동산 안에 두셨다( 창 2:8). 그는 낙원의 흙이 아니라 보통
흙으로 지음받았다. 그는 낙원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었다. 왜냐하
면 모두 하나님께로 부터 받은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축복은 하나님의 허락하신 동산에서 바로 하나님과 교제하는 것이었다.
인간 존재의 조물주이신 바로 그 하나님이 또한 그 축복의 장본인이신 것이
다.
하나님이 만드신 에덴 동산은 내적인 평화와 외적인 평화가 공존하는, 인
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인간과 세상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간과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완벽한 조화를 이룬 곳이다. 그러므로 에덴 동산은 하나
님이 인간에게 단순히 거주지로서만 창조하신 것이라기 보다는, 하나님 자
신의 거주지로서, 하나님과의 교제에로 인간이 특별히 받아 들여진 곳이며
후세에 이르러 예언자들이 끊임없이 제시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의 상태를
나타내며 역사의 마지막에 다가 올 종말적 형태의 재현이 된다.
C.죄의 결과
에덴 동산에서의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완벽한 조화의 기간도 얼마되지
않아 인간은 하나님 앞에 범죄하게 되므로 하나님과 단절이 되고 만다.
그것은 바로 '땅으로 부터의 추방'(창 3:23)이었다. 에덴이 하나님의 보호
와 은혜 안에 있는 땅이라면 추방은 신의 영역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창조
주안에서 인간 존재의 기본적인것은 땅과의 관계였다. 인간은 흙에서 취해
졌고 그 흙은 생산하는 열매들과 함께 인간의 모든 생의 모체적 기초였다.
그러나 타락함으로 인해 인간은 하나님이 주셨던 땅을 상실케 되고 만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교제에서 쫓겨난 것을 의미한다. 이제 인간은 죄로 인한
고통가운데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로인해 여자는 해산의 고통과 남편에
게 순종할 의무가 주어지게 되었고( 창 3:16 ), 남자는 종신토록 수고하고
땀을 흘려야만 땅의 소산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 결국 인간은 흙으로 돌아
가게 된다(창 3:17,19).
또한 땅 역시도 인간의 타락으로 말미암아 저주를 받게 되어(창 3:17) 가
시 덤불과 엉겅퀴를 내게 된다( 창 3:18 ). 이것은 바로 타락하고 죄악된
영혼이 '선'에는 불모지가 되고 '악'에는 결실을 많이 맺는다는 것을 의
미하는 것이다. 이제 땅은 창조시의 아름다움과 풍성함이 상실된 채로 인간
에게 주어진다.
에덴 동산의 타락에서 뿐만 아니라 그후에도 땅은 인간의 범죄에 따른 심
판의 도구가 된다. 창 3:23-24에서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으로부터 추방
당하는 것처럼 그의 형제인 아벧의 살인자 가인도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
는 자"가 되는 저주를 받고(창 4:12-16) , 땅은 가인에게 효력을 주지
않는다( 창 4:11). 또한 노아의 시대에서도 모든 혈육있는 자의 행위가
패괴하자 땅 역시 패괴해 진다( 창 7:12).
이 세계를 지으시고 인간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드시므로 형성된 인간과 하
나님과의 관계는 이처럼 인간의 범죄함으로 인하여 단절이 되고 만다. 그
러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지지 않으며 야웨의 세계를 향한
창조 활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구원사의 시작으로서 아
브라함의 부름과 그리고 그 부름에서 제시된 아브라함의 소명에 연결되고
땅 점유로 끝나는 역사 과정에 편입하게 된다. 그러므로 범죄한 인간을 향
한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가 새롭게 시작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