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들어와 산지가 벌써 만 16년이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일들을 하며 먹고 살려고 갖은 노력을 했었다.
민박도 해보고 닭을 키워 유정란 판매도 해보고 로컬 푸드로 회원제 채소 발송 사업도 해보았다.
하지만 소규모 농사를 하며 시골에서 살아가기란 만만치가 않았다.
이때가 2009년 마지막 보물섬 장터였나보다.
몇번 보물섬 장터에 참가하고 나니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생겼다.
우리 스스로 장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주변 지인들을 설득해서 장을 열어 보자고 했다.
이름도 거창하게 지었다.
"얼굴있는 농산물 순회 장터"( 일명 얼짱 )
이때가 2010년도 애기이다.
프랑카드도 만들어 첫번째 "얼짱"을 산적소굴에서 개최 했다.
처음 실적이야 미미 했지만 어쨌든 꾸준하게 밀고 나가보자고 했다.
그때만 해도 닭을 키우고 있었기에 우리의 판매 농산물은 짚꾸러미 달걀이었다.
우산 농원에서는 고사리등을 가지고 오고 쌀집아저씨도 잡곡등을 가지고 왔다.
그후 몇차례 더 열리긴 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한계에 부딪쳤다.
농사일이 바빠진데다 "얼짱"에 들르는 사람이 얼마 되지 않아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처음 시도는 좋았지만 다들 맥이 풀려 주저 앉고 말았다.
그렇게 "얼짱"을 접고 우리는 주말마다 보물섬 장터에 나가곤 했다.
그러다 우연찮게 2014년 4월 장흥 마실장이 생긴지 만 1년이 된다는 날 마실장에 참석하게 되었다.
지금은 닭을 키우지 않기에 유정란은 없어졌고 대신 산적소굴 농장에서 가꾼 다양한 채소들, 그리고 3년 동안 버섯 농장에 일하러 다닌덕에
그곳에서 구해온 느타리 버섯, 오디 잼, 막걸리 재료, 꽃차, 삼뽀냐까지 다양해졌다.
버섯 농장 일을 그만 두게 되어 생활비를 벌기 위해 남광주 새벽시장까지 뛰어다녔던 한해
보물섬 장터, 마실장, 남광주 새벽 시장, 그리고 최근에는 광주 말바우 시장까지 다녀왔다.
내년 초, 그러니까 이번 주말에는 보성 벌교장에도 나가볼 생각이다.
아마도 내년에는 본격적인 장똘뱅이로 살아가게 될것 같다.
10년 이상 화학비료, 농약, 제초제를 전혀 사용치 않은 산적 소굴 농장에서 나오는 각종 채소들
그리고 씨알이 크지 않은 오디, 또 산골짜기에서 숨어 피고 있는 각종 꽃들을 따서 꽃차를 만들것이다.
직접 소비자들에게 중간 마진 없고 신선한 상품을 직접 판매하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