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마지막 편지
(1936~2025)
세상에 내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나는 오늘, 이 삶을 지나가는 사람으로서
작은 고백 하나 남기고자 합니다.
매일 세수하고, 단장하고, 거울 앞에 서며 살아왔습니다.
그 모습이 ‘나’라고 믿었지만
돌아보니 그것은 잠시 머무는 옷에 불과했습니다.
우리는 이 몸을 위해 시간과
돈, 애정과 열정을 쏟아붓습니다.
아름다워지기를, 늙지 않기를, 병들지 않기를
그리고.... 죽지 않기를 바라며 말이죠
하지만 결국
몸은 내 바람과 상관없이 살이 찌고,
병들고, 늙고, 기억도
스르르 빠져나가며 조용히 나에게서 멀어져 갑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내 것’ 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도, 자식도, 친구도, 심지어 이 몸뚱이조차
잠시 머물렀다 가는 인연일 뿐입니다.
모든 것은 구름처럼 머물다 스치는 인연입니다.
미운 인연도, 고운 인연도 나에게 주어지 삶의 몫이었습니다.
그러니, 피할 수 없다면 품어주십시오
누가 해야 할 일이라면
“내가 먼저” 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서십시오
억지로가 아니라, 기쁜 마음으로요.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오늘, 지금 하십시오.
당신 앞에 있는 사람에게 당신의 온 마음을 쏟아주십시오.
울면 해결될까요?
짜증내면 나아질까요? 싸우면 이길까요?
이 세상의 일들은 저마다의 순리로 흐릅니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 안에서 조금의 여백을 내어주는 일입니다.
조금의 양보, 조금의 배려, 조금의 덜 가짐이
누군가에겐 따뜻한 숨구멍이 됩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세상을 다시 품게 하는 온기가 됩니다.
이제 나는 떠날 준비를 하며, 이 말 한마디를 남기고 싶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내 삶에 스쳐간 모든 사람들, 모든 인연들,
그리고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나와 인연을 맺었던 모든 사람들이 정말 눈물겹도록 고맙습니다.”
가만히 돌아보면, 이 삶은 감사함으로 가득 찬 기적 같은 여정이었습니다.
언제나 당신의 삶에도
그런 조용한 기적이 머물기를 바라며 이 편지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