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5월 교황님 기도지향: 모든 사람을 위한 식량 - 김건동 신부

작성자eJesuits|작성시간26.03.11|조회수159 목록 댓글 0

[ 모든 사람을 위한 식량 ]

 

대규모 생산자부터 소규모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식량 낭비를 줄여 모든 사람이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게 보장하고자 노력하도록 기도합시다.

 

UN 식량기구와 UN 환경계획 등 국제 기구의 통계를 잠깐 살펴보겠습니다.
- 2021년 한 해 동안 약 12억 5천만 톤의 식량이 수확 후 소매시장에 도달하기 전에 버려졌습니다.
- 2022년 한 해 동안 약 10억 5천만 톤의 식량이 가정과 외식 업계, 그리고 소매 유통 단계에서 낭비되었습니다.
- 2024년, 지구 상에서 12명 가운데 한 사람은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 2019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가운데 식량 폐기와 낭비로 인해서 생산되는 비중이 8-10 퍼센트에 달합니다.
- 2024년 발표 자료에 의하면, 전 세계 식량 폐기물의 60 퍼센트는 가정에서 발생합니다.

이러한 수치는 상황의 심각성을 일깨워주지만, 정작 우리들의 일상을 바꿀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특히 신앙인으로서 우리들은 소중한 먹거리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성찰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루카 복음서 16,19-31에 나오는 부자와 라자로의 이야기를 생각해 봅시다. 이 비유에 나오는 부자는 “날마다 즐겁고 호화롭게 살았다”고 합니다. 반면 가난한 라자로는 “부자의 식탁에서 떨어지는 것으로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다”고 전해집니다. 아마도 부자는 상다리가 부러지게 차려진 풍성한 음식들을 다 먹지 못했을 것이고, 남은 것을 혹시나 먹을 것이 없는 사람에게 나누어 주기보다는 쓰레기로 버렸을 것입니다. 굳이 누구를 해친 것은 아니었으니 그나마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가톨릭 교회의 사회 교리는 부자의 그러한 태도를 중립적인 태도로 바라보지 않습니다. 교회는 식량의 문제를 인간의 존엄성에 관한 문제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부자는 자신의 안락함에 도취된 나머지, 문 앞에서 굶주리고 있는 라자로를 동료 인간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의 인간적 존엄성을 무시했습니다. 위의 통계에서 한편에서는 음식이 낭비되는데 다른 한편에서는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이 존재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사회 교리에 따르면 이는 우리들의 생존과 건강한 삶을 위해 필요한 식량이 사치품이 아니라 공동선에 속한다는 것, 아무리 자신이 합법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재화라도 결핍으로 시달리고 있는 이들을 위해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재화 사용의 보편적 목적의 원리,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도모하는 연대성의 원리와도 연결됩니다.

 

풍요로우면서도 편리한 것을 추구하는 시대, 그리고 어쩌면 바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쉽게 사다 모으고 쉽게 버리고 마는 시대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위의 통계에서 한 가지 희망을 봅니다. 전 세계 식량 폐기물의 60 퍼센트가 가정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뒤집어 생각해 보면, 한 가정 한 가정씩 노력하면 그만큼의 소중한 식량이 낭비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영신수련 230-237번, 사랑을 얻기 위한 관상은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이 하느님의 은혜로운 선물이라는 것을 말해 줍니다. 동식물도, 빗물과 태양빛도, 땅과 바람도, 그리고 우리의 삶 그 자체도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식량은 우리의 삶을 위해 자연의 생명체들을 섭취하는 것인데, 이들을 감사하고 소중히 여기지 않고 함부로 낭비하는 것은 커다란 잘못입니다. 더욱이 충분히 남아도는 식량을 넉넉하게 나누지 않고 굶주린 이들을 외면하는 것은 신앙인으로서 용납할 수 없는 개인적, 사회적 불의입니다. 우리를 각자와 이 사회가 회심할 수 있기를, 건강하고 소박한 식단을 위해서, 그리고 지구 상의 모든 이가 식량에 대한 권리를 올바르게 누릴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합시다.

 

# 성찰 안내

1. 나 자신의 식품 구매와 소비 방식에 대해서 성찰해 봅시다. 냉장고와 식탁과 음식물 쓰레기통에 담긴 것들은 무엇입니까? 나는 왜 그러한 방식으로 구매, 소비, 폐기하였을까요? 무관심 때문인지, 탐욕이나 습관 때문인지, 내적으로 평화롭지 못하기 때문인지 조용히 되돌아 봅시다.
2. 나의 주변이나 다른 나라에서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 생각해 봅시다. 신앙인으로서, 나의 삶의 태도와 소비 패턴이 그들의 고통과 어떤 관련이 있을지 성찰해 봅시다.
3. 죄책감보다는 쇄신을 위한 마음으로 이를 성찰하고 하느님께서 나에게 회심의 은총과 그 결과를 실천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도록 기도합니다. 또한 이 사회의 불의와 불평등을 타개하고자 신앙인들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