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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원리 연재

권력의 원리ㅡ명제 10. 권력은 획득보다 사용이 어렵다

작성자이원영|작성시간26.06.07|조회수24 목록 댓글 0

[제3부 권력의 작동]

명제 10 — 권력은 획득보다 사용이 어렵다


동물의 세계에서

젊은 수컷 사자가 처음으로 무리를 장악했다. 기존 알파를 몰아내고 권력을 획득했다. 그러나 무리를 이끄는 일은 전혀 다른 능력을 요구한다. 언제 사냥에 나설 것인가. 어느 영역까지 방어할 것인가. 암사자들의 불만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 싸워서 이기는 능력이 통솔하는 능력과 다르다는 것을 젊은 알파는 곧 알게 된다. 많은 젊은 알파가 오래 버티지 못한다. 권력 획득과 권력 사용은 전혀 다른 기술이기 때문이다.

침팬지 세계에서 알파가 된 뒤 가장 어려운 것은 연합을 유지하는 것이다. 알파 자리에 오르기 위해 함께 싸운 동맹자들이 이제 자신들의 몫을 요구한다. 너무 많이 주면 자신의 권력이 약해진다. 너무 적게 주면 동맹이 깨진다. 이 균형을 잡는 것이 알파의 가장 어려운 과제다. 획득의 싸움보다 사용의 균형이 더 어렵다.


1. 뜻풀이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하나의 결전이다. 분명한 적이 있고 분명한 목표가 있다. 이기면 된다.
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끝없는 전쟁이다. 적이 불분명하고 목표가 복잡하며 성공의 기준이 계속 바뀐다. 어느 한쪽의 문제를 해결하면 반드시 다른 쪽의 불만이 생긴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위임을 잃는 구성원이 생긴다.

획득과 사용의 간극을 기승전결(起承轉結)의 프레임으로 보면 더 선명해진다. 권력의 획득은 기(起)와 승(承)의 단계에 서는 것이다. 뜻과 방향이 명확하고 경우의 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그러나 권력의 사용은 전(轉)과 결(結)의 단계에 서는 것이다.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있다. 어떤 선택을 해도 반드시 누군가의 위임을 잃는다.

유학의 다섯 덕목인 인(仁)·지(智)·의(義)·신(信)·예(禮)가 이 구분과 정확히 맞닿는다. 획득의 기승 단계에서는 인(仁)이 이끈다. 구성원을 향한 사랑과 공감이 위임을 끌어모은다. 지(智)가 전략을 구성한다. 그러나 사용의 전결 단계에서는 의(義)가 결정적이다. 전환점에서 옳은 것을 선택하는 힘. 획득의 능력과 사용의 능력은 다르다. 그 차이를 아는 자만이 권력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다.


2. 관중과 마키아벨리의 생각, 그리고 다른 주요 인사들

관중은 환공이 패자가 된 뒤 가장 어려운 과제가 시작됐음을 알았다. 권력을 획득했을 때의 환공은 용감하고 결단력이 있었다. 그러나 권력을 사용하는 환공은 종종 충동적이었고 단기적 이익에 끌렸다. 관중은 환공의 판단을 끊임없이 보완하고 견제했다. 환공이 무리한 전쟁을 원할 때 막았다. 환공이 총신들에게 흔들릴 때 경고했다. 그러나 관중이 죽은 뒤 환공은 역아와 수조라는 간신들에게 둘러싸였다. 권력 사용의 안내자를 잃은 환공은 결국 굶어 죽었다. 관중의 존재 자체가 권력 사용이 획득보다 어렵다는 증명이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권력 획득의 방법보다 권력 사용의 어려움에 더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그는 말했다. 새로운 군주에게 가장 어려운 것은 변화를 도입하는 것이다. 기득권자들은 변화에 저항하고 혜택을 받을 자들은 냉담하다. 좋은 의도만으로는 부족하다.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현대 심리학은 이것을 더 정밀하게 설명한다. 갈린스키는 권력을 가속기에 비유했다. 권력은 방향을 바꾸지 않고 속도만 높인다. 좋은 목표를 가진 자가 권력을 얻으면 더 빠르게 선해지고, 나쁜 목표를 가진 자가 권력을 얻으면 더 빠르게 악해진다. 그러므로 권력 획득보다 사용이 어렵다는 것은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권력을 얻기 전에 방향이 올바르게 설정되어 있어야 한다.
▷ 애덤 갈린스키 Adam Galinsky, 1969~.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 권력이 자기중심성을 높이지만 관점 수용 훈련으로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을 실험으로 증명했다. "권력은 방향을 바꾸지 않고 속도만 높이는 가속기"라는 개념으로 유명하다.

덩샤오핑 대 고르바초프 — 같은 과제, 다른 결과

덩샤오핑과 고르바초프를 비교하면 이 명제가 더욱 선명해진다. 두 사람은 같은 시기 같은 과제에 직면했다. 경직된 공산주의 체제를 개혁하는 것.
덩샤오핑은 개혁을 점진적으로 설계했다. 먼저 경제 특구에서 시험하고 성공하면 확장했다. 실패하면 조정했다. 이념보다 현실을 앞에 뒀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으면 된다. 그 실용주의가 체제를 살리면서 개혁을 가능하게 했다.
▷ **미하일 고르바초프** Mikhail Gorbachev, 1931~2022. 소련의 마지막 지도자. 글라스노스트(개방)와 페레스트로이카(재건) 정책으로 냉전 종식에 기여했다. 그러나 개혁의 속도와 방법을 잘못 조율하여 소련 해체라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좋은 의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 현대의 대표적 사례.

고르바초프는 개혁을 한꺼번에, 너무 빠르게 추진했다. 글라스노스트와 페레스트로이카를 동시에 전면적으로 시도했다. 체제가 감당할 수 있는 속도를 넘어섰다. 그가 원한 것은 개혁이었지만 결과는 소련의 해체였다. 좋은 의도와 명확한 목표를 가졌지만 사용의 속도와 방법에서 결정적 실수를 범했다.

같은 과제, 다른 결과. 덩샤오핑은 권력 사용의 기술을 알았다. 고르바초프는 알지 못했다.


3. 역사적 사례

테미스토클레스 — 획득의 천재, 사용의 비극

테미스토클레스는 살라미스 해전의 영웅이다. 페르시아 침공을 예견하고 아테네 시민들을 설득해 해군을 건설했다. 그 통찰이 그리스 문명을 구했다. 권력 획득의 정점이었다. 그러나 살라미스 승리 이후 테미스토클레스는 급속히 몰락했다. 아테네 시민들의 질시를 받아 도편추방됐다. 그리스의 구원자가 그리스에서 추방당했다. 나중에는 페르시아 왕의 신하가 됐다. 권력을 획득하게 해준 능력이 권력을 사용하는 데는 오히려 장애가 됐다.
▷ **테미스토클레스** Themistocles, 기원전 524~459. 고대 아테네의 정치가·군인. 살라미스 해전(기원전 480)을 이끌어 페르시아 침공에서 그리스 문명을 구했다. 그러나 전쟁 후 아테네 시민들의 시기를 받아 도편추방됐고 이후 페르시아 왕의 신하가 됐다. 획득의 천재가 사용에서 비극으로 끝난 대표적 사례.

나폴레옹 — 획득의 방법으로 사용을 시도하다

나폴레옹은 권력 획득의 천재였다. 그러나 황제가 된 뒤 자신의 판단이 항상 옳다는 착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러시아 원정을 아무도 말리지 못했다. 60만 대군이 동사하거나 굶어 죽었다. 전장에서 적을 무찌르는 결단력이 복잡한 국제 정치에서는 재앙으로 작용했다. 획득의 방법으로 권력을 사용하려 한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링컨 — 사용의 기술이 위대함을 만들다

링컨은 권력 획득 과정에서 특별히 강하거나 화려하지 않았다. 변방의 변호사였다. 그러나 권력을 사용하는 데서 역사상 가장 탁월한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자신의 내각을 경선에서 자신을 이겼던 경쟁자들로 채웠다. 적을 동지로 만드는 것. 남북전쟁이라는 미국 역사상 최대의 위기를 이끌면서 링컨이 보여준 것은 직관·상상력·감정·상식의 통합이었다. 권력 획득의 기술이 아니라 권력 사용의 기술이 링컨을 위대하게 만들었다.

세종 — 사용의 방향이 구성원을 향했다

세종은 태종의 3남이었다. 권력 획득 과정에서 특별히 강하거나 영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력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조선 역사상 가장 탁월했다. 세종의 사용법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인재를 찾아 그들에게 위임했다. 결정하기 전에 충분히 들었다. 구성원의 생존 문제를 먼저 봤다. 훈민정음은 백성의 생존 수단이었다. 글을 모르는 것이 법과 제도로부터 소외되는 것임을 세종은 알았다. 권력 사용의 방향이 항상 구성원을 향했다.

일본 전국시대 3인 — 획득·사용·설계의 삼각형

일본에 이런 속담이 있다. "노부나가가 쌀을 찧고, 히데요시가 떡을 만들고, 이에야스가 그 떡을 먹었다."
오다 노부나가는 획득의 천재였다. 혁신적 전술과 압도적 결단력으로 천하통일의 문을 열었다. 그러나 1582년 혼노지에서 부하 아케치 미쓰히데의 반란에 죽었다. 견제 없이 단일화된 권력의 비극이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획득과 사용을 모두 잘했다. 농민 출신으로 천하를 통일했다. 그러나 후계자 설계에 실패했다. 어린 아들 히데요리를 남겼지만 구조가 없었다. 히데요시가 죽자 이에야스가 실권을 잡았다. 사람이 아니라 제도를 물려줘야 한다는 것을 히데요시는 몰랐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기다렸다. 노부나가가 쌀을 찧는 동안, 히데요시가 떡을 만드는 동안 이에야스는 설계했다. 1603년 에도 막부를 열었다. 그리고 260년이 지속됐다. 이에야스의 탁월함은 획득이 아니었다. 사용과 설계였다. 자신의 권력이 자신의 죽음과 함께 사라지지 않도록 제도를 만든 것이다.
노부나가는 획득에서 죽었다. 히데요시는 사용에서 성공했지만 설계에서 실패했다. 이에야스는 설계에서 이겼다. 세 사람이 권력의 세 단계를 각각 완성했다.

문재인 정권의 실패

한국의 대통령은 시대적 과제와 지정학 조건을 감내해야 하는 극한 직업이다. 권력획득보다 사용이 훨씬 어렵다. 그러기에 대부분의 대통령이 불행으로 마감했다.

문재인 정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권력은 때를 놓치면 사용에 실패하기 쉽다. 판단을 못해서 의사결정을 미루다가 남북화해 검찰개혁 등 해야할 일을 제대로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권력사용이 너무나 서툴었다. 그 결과가 윤석열 정권의 탄생이었다. 촛불이 획득해준 권력을 무책임하게 운영했다는 낙인이 찍혔다.


4. 종합정리

권력을 획득하는 것은 하나의 결전이다. 권력을 사용하는 것은 끝없는 전쟁이다.

관중은 환공의 권력 사용을 평생 보좌했다. 마키아벨리는 권력 사용의 어려움에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했다. 테미스토클레스는 획득의 천재가 사용에서 비극으로 끝나는 것을 보여줬다. 나폴레옹은 획득의 방법으로 사용을 시도하다 몰락했다. 덩샤오핑은 점진적 설계로 사용에 성공했다. 고르바초프는 좋은 의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가르쳐줬다. 링컨과 세종은 사용의 기술이 무엇인지를 증명했다.

권력을 획득하는 것에 집중하지 마라. 권력을 사용하는 것을 준비하라. 획득은 하루의 일이지만 사용은 평생의 일이다.

큰 힘을 얻은 권력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힘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 힘을 어디에 어떻게 배분할지 끝내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진 정당이 기대만큼의 개혁을 이루지 못할 때, 그것은 권력 부재의 문제가 아니라 권력 사용의 문제다. 갈린스키가 말했듯 — 권력은 방향을 바꾸지 않고 속도만 높인다. 방향을 먼저 정하라.

명제 10 — 권력은 획득보다 사용이 어렵다. 젊은 사자가 알파 자리를 차지하는 것보다 무리를 이끄는 것이 더 어렵듯. 테미스토클레스는 그리스를 구하고 도편추방됐다. 나폴레옹은 유럽을 제패하고 러시아에서 무너졌다. 획득을 가능하게 했던 능력이 사용에서는 오히려 장애가 된다.

문재인 정권이 탄생시킨 윤석열 정권은 결국 촛불에 의해 심판받았다. 생생한 권력의 역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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