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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원리 연재

권력의 원리ㅡ명제 12. 권력 행사에는 때가 있다

작성자이원영|작성시간26.06.09|조회수32 목록 댓글 0


[제3부 권력의 작동]

명제 12 — 권력 행사에는 때가 있다

동물의 세계에서

아프리카 세렝게티. 치타가 먹이를 발견했다. 그런데 지금은 때가 아니다. 바람이 잘못된 방향으로 불고 있다. 먹이가 이미 경계하고 있다. 치타는 기다린다. 10분이 지난다. 바람이 바뀐다. 먹이가 방심한다. 그 순간 치타가 뛰어든다. 권력이 있어도 때를 모르면 허탕을 친다. 때를 알면 작은 기회도 결정적 기회가 된다.

철새는 때를 안다. 시베리아에서 호주까지 1만 킬로미터를 날아간다. 너무 일찍 출발하면 먹이가 없다. 너무 늦으면 얼어 죽는다. 수백만 년 진화가 새긴 때의 감각이 철새를 살린다. 권력도 같다. 때를 읽는 자만이 권력을 완성할 수 있다.

1. 뜻풀이

명제 11은 말했다. 공적인 일을 이루려면 그에 걸맞는 권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그 권력을 언제 써야 하는가. 명제 12는 말한다. 권력에는 때가 있다.

아무리 강한 권력도 때를 놓치면 무용지물이 된다. 아무리 작은 권력도 때를 맞추면 역사를 바꾼다.

때를 놓치는 것은 두 가지 방향으로 나타난다. 하나는 너무 이른 것이다. 권력은 있으나 아직 저항을 극복할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 성급함이 모든 것을 망친다. 다른 하나는 너무 늦은 것이다. 기회는 왔지만 망설이다 지나쳐 버렸다. 결정을 미루는 것이다.

잠수함 함장이 후임자에게 말했다. "결정을 미루지 말라." 이 한 마디가 때의 원리를 가장 정확하게 압축한다. 제때 내린 결정이 실수일 경우 그것은 정보가 된다. 구성원 모두에게 공유된다. 그러나 결정을 미루면 정보를 얻을 기회를 상실한다. 때는 다시 오지 않는다.

때는 준비된 자에게만 보인다. 준비가 없는 자는 때가 왔어도 보지 못한다. 혹은 보아도 잡지 못한다. 그러므로 때를 기다리는 것과 준비하는 것은 같은 행위다.

2. 관중과 마키아벨리의 생각, 그리고 다른 주요 인사들

관중은 때를 아는 것을 가장 중요한 지혜로 봤다. 환공이 즉위 직후 당장 전쟁을 원할 때 관중은 말렸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 그리고 15년을 준비했다. 때가 왔을 때 주저하지 않았다. 규구의 회맹이 성사됐다. 관중은 말했다. 때를 알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마키아벨리는 포르투나(Fortuna)와 비르투(Virtù)로 이것을 설명했다. 포르투나는 강물처럼 흐른다. 홍수 때는 아무것도 막을 수 없다. 그러나 평상시에 제방을 쌓아두면 물길을 조절할 수 있다. 비르투는 포르투나의 흐름을 읽고 그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다. 기회가 왔을 때 행동하지 않으면 기회는 지나간다.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운명은 여자와 같다. 담대하게 다가서는 자가 얻는다. 망설이는 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주역 건괘(乾卦)는 이것을 가장 정교하게 설명한다. 잠룡물용(潛龍勿用) — 때가 오기 전 잠긴 용은 쓰지 마라. 견룡재전(見龍在田) — 때가 무르익으면 들판에 나타난다. 비룡재천(飛龍在天) — 때가 되면 하늘을 난다. 항룡유회(亢龍有悔) — 너무 높이 오르면 후회가 있다. 오를 때도 내려설 때도 모두 때가 있다는 것을 건괘는 일관되게 가르친다.


3. 역사적 사례


링컨 — 때를 맞춘 결단

링컨의 노예해방선언은 결단의 타이밍이 탁월했다. 전쟁 초기에는 노예해방을 꺼렸다. 때가 아니었다. 북부의 위임이 충분히 모이지 않았고 영국의 개입 가능성이 남아 있었다. 1862년 앤티텀 전투 승리 이후 조건이 갖춰졌다. 그때 결단했다. 너무 이르지도 않고 너무 늦지도 않게. 결단이 전쟁의 명분을 바꾸었고 역사를 바꾸었다.

강태공 — 80세에 때를 만나다

강태공 여상은 위수에서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렸다. 70이 넘도록 초야에 묻혀 있었다. 문왕이 그를 찾아왔다. 그 만남이 주나라 건국의 씨앗이 됐다. 강태공이 기다린 것은 단순한 인내가 아니었다. 준비였다. 준비된 자만이 때를 알아볼 수 있고 때가 왔을 때 움직일 수 있다.

덩샤오핑 — 세 번 쫓겨나고 세 번 때를 기다리다

덩샤오핑은 세 번 숙청됐다. 1933년, 1966년, 1976년. 쫓겨날 때마다 때를 기다렸다. 준비했다. 생각했다. 1978년 세 번째 복귀. 나이 74세. 이번이 마지막 때임을 알았다. 주저하지 않았다. 개혁개방을 선언했다. 세 번의 기다림이 중국 현대사를 만들었다. 그러나 덩샤오핑이 탁월했던 것은 때를 기다렸기 때문만이 아니다. 시기가 무르익었을 때 즉각 잡았기 때문이다.

촛불혁명 이후 — 놓친 '때'

두 번의 촛불이 만든 권력은 때가 있었다. 위임의 열기가 가장 높을 때 검찰개혁·사법개혁을 밀어붙였어야 했다. 그러나 망설였다. 때가 지나갔다. 위임이 식었다. 민심이 떠나면서 지방선거에서 실질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때를 놓친 권력은 위임을 소모한다.


4. 종합정리

권력에는 때가 있다. 때를 모르면 권력은 있으나 마나다.

강태공은 80이 되도록 기다렸다. 때가 왔을 때 놓치지 않았다. 덩샤오핑은 세 번 쫓겨났다. 때가 왔을 때 74세에 역사를 바꿨다. 링컨은 전쟁의 명분이 쌓일 때까지 기다렸다가 결단했다. 촛불혁명 이후 권력은 때를 놓쳤다.

때를 아는 것은 통찰이다. 그 통찰이 없으면 아무리 강한 권력도 허공에서 헛손질한다.
그리고 잠수함 함장의 말을 기억하라. 평소에 모든 관계와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가 오면 결정을 미루지 말라. 때가 왔을 때 결정하지 않으면 정보를 잃는다. 구성원의 불안이 쌓인다. 위임이 철회된다.

명제 12. — 권력에는 때가 있다. 무엇이 때를 알게 하는가. 치열한 문제의식과 현실의 관찰과 상황에 대한 통찰이다. 때를 알면 작은 권력도 역사를 바꾼다. 때를 모르면 큰 권력도 허공을 가른다.

피렌체 시내를 가로지르는 아르노 강. 마키아벨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이 강을 건너다니며 사색했다. 사진은 이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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