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권력의 진화와 유지]
명제 17 — 권력은 위기 속에서 단련된다
동물의 세계에서
연어는 태어난 강으로 돌아가기 위해 급류를 거슬러 오른다. 폭포를 넘는다. 바위를 피한다. 곰의 발톱을 피한다. 이 모든 위기를 통과한 연어만이 산란지에 도달한다. 위기를 피한 연어는 없다. 위기를 통과한 연어만 있다.
참나무는 폭풍을 맞을수록 뿌리를 더 깊이 내린다. 바람이 없는 온실에서 자란 나무는 뿌리가 얕다. 조금만 강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진다. 폭풍을 맞은 나무는 뿌리가 깊다. 더 강한 폭풍도 견딘다. 권력도 같다.
1. 뜻풀이
주역 감괘(坎卦)는 말한다. 물이 거듭된다. 위험이 위험 위에 쌓인다. 그러나 물은 멈추지 않는다. 웅덩이를 만나면 채운다. 채운 뒤 다시 흐른다. 위험을 피하려 하지 말고 통과하라. 통과하는 자만이 더 강해진다.
그러나 위기가 자동으로 단련을 만들지는 않는다. 같은 위기 앞에서 어떤 자는 단련되고 어떤 자는 무너진다. 차이는 세 가지다.
위기를 어떻게 읽는가. 위기를 패배로 읽는 자는 무너진다. 위기를 단련의 기회로 읽는 자는 강해진다. 원칙을 지키는가. 원칙을 버리고 위기를 피하는 자는 위기 이후에 더 약해진다. 위기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위기가 준 교훈을 흡수하는 자는 다음 위기를 더 잘 통과한다.
위기가 권력을 단련시키는 것은 세 가지 의미를 가진다. 위기가 진짜를 가린다 — 뿌리가 깊은 권력과 얕은 권력이 드러난다. 위기가 위임을 강화한다 — 위기를 함께 통과한 집단의 위임은 훨씬 강하다. 위기가 통찰을 만든다 — 안락한 환경에서는 표면만 본다. 위기 속에서 본질이 보인다.
2. 관중과 마키아벨리의 생각, 그리고 다른 주요 인사들
관중은 환공에게 말했다. 지금의 어려움이 나중의 강함을 만든다. 관중 자신이 그 증거였다. 젊은 시절 포로가 되어 노나라에 끌려갈 뻔했다. 포숙아가 목숨을 걸고 구했다. 그 위기가 관중을 만들었다. 죽음 앞에서 권력의 본질을 봤다. 삶이 얼마나 위임에 달려 있는가를 봤다.
▷ 포숙아 鮑叔牙, ?~기원전 644.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대신. 관중과의 깊은 우정으로 유명하다. 관중이 적국의 화살에 맞아 죽을 뻔한 포로 신세일 때 목숨을 걸고 구하여 환공에게 천거했다. '관포지교(管鮑之交)'의 주인공.
마키아벨리는 《로마사 논고》에서 로마가 왜 강했는가를 분석했다. 로마는 수많은 위기를 겪었다. 갈리아족에게 점령당했다. 한니발에게 참패했다. 내전을 겪었다. 그러나 매번 더 강하게 돌아왔다. 이유는 하나다. 로마는 위기를 제도 개혁의 기회로 삼았다. 위기가 올 때마다 낡은 구조를 바꿨다.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 위기가 로마를 단련시켰다.
3. 역사적 사례
덩샤오핑 — 세 번의 위기가 만든 설계자
덩샤오핑은 세 번 숙청됐다. 1933년, 1966년, 1976년. 세 번 모두 전략적 후퇴였다.
첫 번째 — 이념이 현실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배웠다. 두 번째 — 공장 노동자로 하방돼 5년간 육체노동을 했다. 경제가 답이라는 것을 봤다. 세 번째 — 물러섰지만 이미 준비가 됐다. 1978년 복귀. 개혁개방. 세 번의 위기가 만든 통찰이 중국을 40년 성장으로 이끌었다.
처칠 — 광야의 10년이 만든 지도자
처칠은 1929년부터 1939년까지 10년을 광야에서 보냈다. 히틀러의 위험을 경고했지만 과대망상이라고 조롱받았다. 그 10년이 처칠을 만들었다. 독일을 깊이 연구했다. 히틀러의 본질을 꿰뚫었다. 1940년 수상이 됐을 때 처칠은 준비가 됐다. 영국이 가장 어두운 순간에 가장 밝은 통찰을 가진 지도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만델라 — 27년이 만든 화해의 지도자
만델라는 27년을 감옥에서 보냈다. 그 27년이 만델라를 단련시켰다. 감옥 안에서 분노를 다스리는 법을 배웠다. 적을 미워하지 않는 법을 배웠다. 화해가 복수보다 강하다는 것을 배웠다. 감옥에서 나왔을 때 만델라는 달라져 있었다. 남아공 역사상 가장 위대한 지도자. 위기 없이는 그 화해도 없었다.
▷ 넬슨 만델라 Nelson Mandela, 1918~2013.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재임 1994~1999). 반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의 지도자로 27년간 수감됐다. 출소 후 화해와 용서의 리더십으로 남아공을 민주주의로 이끌었다. 1993년 노벨평화상 수상.
한국 민주주의 — 세 번의 위기
한국 민주주의는 세 번의 위기를 통과했다. 1987년 군사독재. 직선제를 쟁취했다. 2016년 국정 농단. 평화적으로 대통령을 끌어내렸다. 2024년 12월 3일 내란. 병사들이 자국민에게 총구를 겨누지 않았다. 시민들이 국회로 달려갔다. 6시간 만에 내란이 실패했다. 매번 위기가 왔을 때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해졌다.
4. 종합정리
권력은 위기 속에서 단련된다. 위기를 두려워하지 마라. 위기가 왔을 때 단련의 기회로 읽어라.
감괘(坎卦)의 물처럼. 웅덩이를 만나면 채우고 다시 흐른다. 멈추지 않는다. 덩샤오핑은 세 번의 숙청에서 개혁개방의 통찰을 얻었다. 처칠은 10년의 광야에서 전쟁을 이길 전략을 쌓았다. 만델라는 27년의 감옥에서 화해의 지혜를 얻었다. 한국은 세 번의 위기를 통과하며 민주주의의 뿌리를 더 깊게 내렸다.
위기를 어떻게 읽는가. 원칙을 지키는가. 위기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이 세 가지가 같은 위기 앞에서 어떤 자는 강해지고 어떤 자는 무너지는가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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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제 17 — 권력은 위기 속에서 단련된다. 연어는 급류를 거슬러야 산란지에 도달하고, 참나무는 폭풍을 맞아야 뿌리가 깊어진다. 비행기가 하늘로 날아가려면 바람의 저항이 있어야 하는 법이다. 권력행사는 달리는 것과 같아서 맞바람을 맞을 수밖에 없다. 그 바람의 저항이 있어야 날아 오르는 법이다. 위기를 피하지 말고 거슬러 올라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