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ibJjCFknAc8&t=8483s
지장간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 다들 지장간에도 관심 있나?
선운이 공부할 때만 해도 다들 지장간을 대단하게 생각했다. 아직도 비법처럼 거래하고 그러나? 그 당시에는 손바닥만한 책자를 삼백만원에 팔았다. 요즘도 그런 사람이 있겠지. 옛날에는 지장간을 그만큼 대단한 비법처럼 여겼다. 요즘은 유튜브 같은 미디어를 통해 많이 공개되어 있지만, 공개된 내용을 봐도 딱히 대단해보이지는 않는다. 여튼, 옛날에는 선운도 지장간만 알면 사주의 모든 비밀을 알 것만 같았다. 알고보니 별것도 아니더라.
이제부터 세 시간 정도 강의할 텐데, 선운닷컴에도 지장간 강의가 올라와 있다. 대략 열 몇 시간 된다. 이번 시간에는 그 강의들을 줄여서 얘기할 것이다. 아마 이 강의만 봐도 똑똑한 사람들은 써먹을 수 있을 것이다.
사주에는 고정된 논리가 없다. 지장간을 접근하는 방식은 선생마다 다르다. 똑똑한 학생들은 이 강의를 듣고 자기 것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것은 원리다. 원리만 알면 배운 걸 바탕으로 내 것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
지장간이 총 몇 개더라?
인신사해에 각각 3개씩 12개, 진술축미에 3개씩 12개, 그리고 자오묘유에 2개씩 해서 8개... 오화에 있는 기토까지 합쳐서 총 33개다.
지장간 보는 방법은 각양각색이다. 고정된 것은 없다. 선운은 선운의 생각을 얘기할 뿐이다. 출발점은 인신사해 속 무토다.
지금 얘기하는 것은 온연히 선운의 것이다. 전통적인 방식도 아니고, 다른 누가 이런 얘기 하는 것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냥 어느 날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렇더라. 선운의 방식을 수용할지 안 할지는 학생들의 선택이다.
<인신사해 무토>
인신사해 속 무토부터 보자. 인신사해는 모두 무토를 담고 있다.
기토는 오화, 미토, 축토 속에 있다. 무토는 진토와 술토 속에도 있다.
왜 어떤 글자에는 무토가 들고, 어떤 글자에는 기토가 들었을까?
인신사해 무토의 뜻은 뭘까 고민해봤는가? 그냥 그런가보다 했나?
무토는 오행적 작용을 만들어낸다.
기토는 음양적 작용을 만들어낸다.
무토는 순환적 의미를 가지고, 기토는 전환적 의미를 가진다. 물론, 큰 틀에서는 전환도 순환의 일부다.
무토는 하나를 전달받아서 다음 것으로 연결시켜주는 연결고리와 같다. 양이라 그렇다.
양은 다른 기운을 받아서 더 발산시킨다. 목에서 화로 가는 것은 양의 기운을 발산시키고, 금에서 수로 가는 것은 음의 기운을 수렴한다. 무토는 다른 오행들을 연결해서 확산시킨다.
기토는 음양적 작용이니, 전환시키는 역할이다.
무토는 양이니까 넓게 퍼뜨린다. 위로 끌어 올리기도 한다.
기토는 음이니까, 한번 꺾는 역할이다. 음에서 양으로 혹은 양에서 음으로 넘긴다.
기토는 “이제 정지해, 멈춰” 라는 뜻이다. 무토는 “여기 정리해서 더 빨리 올라가” 라는 뜻이다.
팔자에 무토가 있는 것과 기토가 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형상으로 나타난다.
무토는 성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계속 진행하고 확장하는 게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 자체를 중요시한다. 그에 맹목적이다.
기토는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그게 맞는지, 어떻게 이윤을 취할지, 이걸 계속 진행할지, 아니면 그만둬야할지 등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한다. 기토는 하나의 전환점을 만드는 것이다. 무토처럼 무작정 앞으로 나아가는 게 아니다.
무토가 있는 자와 기토가 있는 자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둘 중 기토가 훨씬 더 똑똑하다. 무토는 죽었다 깨어나도 기토의 영민함을 따라갈 수 없다.
오행은 각각 음양적 차이가 있다. 양은 성장하고, 음은 소멸한다. 갑목은 무조건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고, 을목은 멈추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무토와 기토도 차이가 난다.
사주의 모든 것은 순환을 뜻한다. 지장간은 십이지지 간에 어떻게 서로 기운을 전달받고, 그 전달받은 기운을 어떻게 쓰는지를 나타내는 전달체 같은 것이다.
인신사해 속 무토는 전 계절에서 전달해준 것을 내가 받아들인 것이다.
인목 속 무토는 축토의 수의 기운을 가져왔다.
사화 속 무토는 진토 속 목의 기운을 가져왔다.
신금 속 무토는 미토 속 화의 기운을 가져왔다.
해수 속 무토는 술토 속 금의 기운을 가져왔다.
지장간은 지지 속에 있는 간이라서 지장간이다.
학생들은 사주 볼 때 이 33개의 지장간을 다 해석할 자신이 있는가?
누구도 못한다. 일단 지장간보다, 나와 있는 것부터 봐라. 나와 있는 것만 봐도 힘들다. 천간과 지지를 놔두고 지장간을 보려는 것은 막 걸음마 시작한 첫째를 놔두고 뱃속에 있는 둘째를 챙기는 것과 같다.
물론 지장간을 볼 때도 있다. 예를 들어, 천간 무토가 지장간 계수와 합했을 때 그렇다. 하지만 암합 (暗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어나는 은밀한 합)은 간합 (干合, 천간끼리 합)과는 해석이 완전히 다르다. 암합은 잠재적인 것이다. 암합을 보는 것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하는지를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장간에 대한 막연한 기대가 있다. 지장간을 꼭 파서 써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사주 여덟 글자도 해석 못하면서 왜 지장간을 파냐? 우리가 땅굴 파고 그 속에 사는 것도 아닌데.
우리는 땅 위에서 살고 있다. 일단 땅 위에 사는 것을 배우고, 땅을 파도 늦지 않다. 괜히 겉멋 들어서 자꾸 지장간 파는데, 천간과 지지 여덟글자가 해석이 안 되면 지장간 해석도 불가능하다.
우선순위가 잘못되었다. 먼저 기본기를 배우고, 그 다음에 지장간을 공부해도 늦지 않는데, 기법이나 술법에 현혹되고, 누가 지장간이 중요하다고 하니까 철썩같이 믿는다. 걷지도 못하면서 날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지장간 안다고 날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지장간 몰라도 사주 실컷 본다. 선운은 손님 열 명 중에 한두명 지장간 볼까 말까다. 거의 안 본다. 볼 이유도 없고, 왜 봐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의 인생사는 투간된 것만으로도 판명난다.
또 문제가 있다면, 상담사들이 상담을 하는 건지 맞추기 놀이를 하는지 구분이 안 될 때가 있다. 대부분 손님 질문을 꼭 맞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그럴 필요 없다. 점쟁이가 마술사도 아니고, 어떻게 다 맞추나?
쉽게 눈에 들어오는 사주도 있고, 칠흑처럼 깜깜해서 안 보이는 사주도 있다. 의사가 모두를 치료할 수 있는 게 아니듯, 사주 상담사도 마찬가지다. 눈에 보이면 한마디 하고, 안 보이면 왜 왔냐고 물어보면 된다. 강박관념 가질 필요 없다.
다들 사주를 보는 관점이나 편견, 꼭 맞춰야 한다는 부담감이 심하다. 옛날에는 그게 맞았는지 몰라도, 지금 시대에는 고객에게 필요한 말을 해주는 게 더 중요하다. 고객이 묻지도 않은 불확실한 미래의 불행을 예견하는 게 상담이 아니다.
왜 30년 후에 이혼할 걸 지금 얘기해주나? 스물한살짜리 애한테 마흔에 이혼할 거라고 얘기해주는 게 상담이냐? 악담이지. 그런 점쟁이들 때문에 안 할 걱정을 사서 하는 손님들이 많다. 여기 있는 학생들은 그런 사람이 안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돌아가서, 인월의 무토는 수, 사월의 무토는 목, 신월의 무토는 화, 해월의 무토는 금의 기운을 품고 있다.
인월의 무토가 품은 축토 속 계수는 복덕이다.
사월의 무토가 품은 진토 속 을목은 학력, 학연, 지연이다.
신월의 무토가 품은 미토 속 정화는 개인의 스펙, 경력이다.
해수의 무토가 품은 술토 속 신금은 전문성, 인맥, 자기 구역이다.
인신사해 속 무토는 내가 무엇을 하고, 무엇을 갈고 닦아서 그 다음 것을 대비하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일단 월지 중심으로 보자.
인월에 무토가 투간되면 복덕이 투간했으니, 나의 복덕이 결정되었다.
투간되지 않았으면 보지 말아라. 투간되지 않은 걸 억지로 끄집어내면 실제 투간된 것과 차이가 없다. 물론 투간 안 되어도 천간과 합해서 쓸 수 있긴 하다. 천간이 지장간과 합하면 내가 물밑작업을 하는 거고, 뭔가를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선점하는 것을 뜻한다.
인월에 무토가 투간이 안 되어도 천간에 계수가 있으면 무계합으로 무토를 끌어다 쓴다. 지지끼리 합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신경도 쓰지 말아라.
인월에 무토가 투간되면 유산을 타고 난다. 내가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할 수 있는 주변 여건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타고난 유산이 복덕일 수도, 가난일 수도 있다. 유전이기도 하다.
복덕이 되려면 수를 동반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면 복잡해지긴 하지만, 어쨌든 퉁쳐서 무토는 조상, 부모의 것을 가져오는 것이다. 복덕일 수도 있지만, 가난이나 유전적인 문제일 수도 있다.
목은 태동이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수는 죽음이다. 죽는 걸 얘기한다. 인월은 내가 목으로 새롭게 태어났는데, 무토가 뜨면 부모가 만들어놓은 형질의 것을 받은 것이다. 직업적으로 부모를 닮거나 외모적으로 부모를 닮는다.
인월은 목이다. 목은 수가 필요하다.
수가 지나치게 부족한데 무토가 투간되면 부모의 나쁜 것을 받는다. 부모의 빚, 태생적 단점, 건강상의 문제를 받는다.
수가 왕해서 수생목이 잘되면 부모의 유산을 받거나, 부모가 박사라 그들의 좋은 머리를 닮아서 나도 박사가 된다. 무토와 수생목의 여부로 내가 부모에게서 좋은 걸 받았는지 나쁜 걸 받았는지 알 수 있다.
인월에 무토가 있는데, 수생목 운이 오면 유산을 받을 때가 된 것이다. 인월에 수생목이 되어 있으면 평소에도 뭘 많이 받지만, 송두리째 받는 것은 무토 운이다.
인목 속 무토가 기토로 뜨면?
기토는 아예 “등기되다”라는 뜻이다. 채택이 되었다. 이미 정해졌다.
무토는 과정을 의미하고, 기토는 결과를 의미한다.
인월에 기토가 투간되면 이미 정해졌다는 뜻이다. 모든 게 기정사실화되었다. 빼도박도 못한다. 어릴 때부터 기정사실화된다. 부모의 후계자로 정해진다. 황태자로 키워진다.
무토는 세월이 지나면서 내가 적응하는 건데, 기토는 아예 정해져버린다.
사월은 화다. 화는 “사회로 나갔다”는 뜻이다. 사화 속 무토가 뜨면 학연이나 지연을 발판으로 사회에 나간다. 지난 세월과 연결된다.
목은 사회에 나가기 전에 배우고 듣는 것이다. 사화 속 무토가 뜨면 내 특기나 전공을 살린 것이다. 내가 사회에 나가기 전에 보고 배운 것들을 그대로 가지고 사회로 나간다. 학교에서 만난 후배, 선배를 통해서 사회로 나가고, 학교에서 전공했던 것을 그대로 살려서 사회에 나간다. 무토는 사회에서 갈고닦는 과정을 거치고, 기토로 뜨면 이미 채택되었다. 회사에 특채로 들어가던지, 나와 친한 선배가 이미 자리잡고 있어서 나는 몸만 가면 된다. 과정없이 단계를 뛰어넘어서 도약한다.
내 팔자에 기토가 있으면 바로 도약하고, 무토가 있으면 내 분야에서 터전과 발판을 만들어나가다가 기토 운에 도약의 기회를 만난다.
무기토가 다 없으면? 기토 운을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는 있는데, 실제로 도약한다고 볼 수는 없다. 실제로 도약하려면 기토가 대운으로 와야 한다.
운을 볼 때, 대운과 세운의 차이가 있다.
대운은 능력을 키우는 시기고, 세운은 기회를 만드는 시기다.
대운 때문에 사건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 대운은 그냥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사월생이 무토가 없었는데, 대운으로 무토가 오면 그때부터 모교 가서 교장 선생님한테 인사드리고, 직장 동료 중에 나와 관련있는 사람을 열심히 알아봐야 한다. 학연, 지연을 쌓으라는 얘기다.
인월의 무토는 부모한테 일조해야 한다. 내가 부모한테 신경쓰고, 같이 살던지 해서 유산을 받을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 기토는 안 그래도 된다. 내가 아무것도 안 해도 부모 게 다 나한테 온다. 부모가 알아서 빚 만들어서 준다. 내가 외국으로 도망가도 세금 전담팀이 기어코 찾아와서 징수한다. 무토는 도망갈 구멍이라도 있는데, 기토는 도망도 못 간다. 운에서 들어오면 날벼락이다. 인월에 수기 없이 조한 팔자는 기토가 년운으로만 와도 세금 경고장이 날아온다. 경고장이라면 굳이 낼 필요 없다. 대운으로 들어오면? 부모 때문에 내가 쌩돈을 물어내는 일이 발생한다.
지장간은 이렇게 쉽다. 지장간은 내가 무엇을 가져왔고,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 나가고, 그러는 이면에서 뭐가 어떤 식으로 순환해 나에게 돌아오는지 과정을 보여준다. 부성입묘로 멀쩡한 남편 죽이고, 모성입묘로 멀쩡한 엄마 죽이라고 있는 게 아니다. 부성입묘 되서 남편 죽는 걸 선운은 별로 본 적이 없다. 관이 입묘된다고 남편 죽지 않는다. 잘 안 죽는다. 차라리 죽으면 낫지, 죽지도 않고 골골거리면 더 골치아프다.
신금 속 무토는 개인의 스펙이나 경력을 말한다.
신월에 무토가 투간되면 스펙이나 경력을 차근차근 쌓아왔다는 뜻이다. 자기 계발을 열심히 했다. 자기가 하는 일에 전문성을 갖췄다. 기토로 투간되면 여기다 상업성까지 겸비하고, 최고 능력을 갖춘다. 물론 이때도 화가 있어야 한다. 무토만 있다고 능력을 갖춘 게 아니다.
토는 연결고리다. 내가 얼마나 현명한 짓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보여준다.
신월생이 무토 없이 화만 왕하면 실력은 뛰어나도, 그게 내 경력에 도움이 안 된다. 반면에 화가 약해도 무토가 있으면 자기 경력과 유관한 실력을 쌓는다. 내 직업적 레벨을 높이는 데, 인정받는 데 충분한 자격이 있다.
기토로 투간하면, 내가 이미 나의 직업적인 성패를 예측해서 이 시대에 얼마나 나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다른 사람보다 빨리 선점하는 능력을 갖춘다. 화가 없으면? 생각만 하지 갖추지는 못한다.
지금은 지장간을 오행으로만 설명하고 있지만, 지장간의 이러한 특징은 인연에 대입해도 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연속성 (이 일을 계속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 새롭게 시작할지, 아니면 전환점을 가져야 할지 등)을 고민할 때도 지장간을 보면 된다.
신월 정화가 토가 없으면 자기의 경력과는 무관하게 노가다만 한다. 한가지 분야를 판 게 아니라 이것저것 한다. 기토가 오면 직업전환을 할 때가 된 것이다. 무토가 오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전문성을 인정받을 때가 왔다. 기토가 오면 지금 하는 일을 때려치고 딴 데로 가야 한다. 무토가 오면 이제는 정착해서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들어가던지, 노가다 말고 기술을 지향해야 한다.
옛날에는 정화의 화극금이 기토가 있으면 지식쪽으로 가고, 무토가 있으면 전문능력이나 전문기능쪽으로 간다고 했는데, 요즘에는 정화 + 무토도 정신이나 전문지식쪽으로 간다.
정화 + 경금의 제련을 지식과 노동으로 구분짓는 게 무기토다. 무기토가 없으면 노동한다. 밀링, 선반 깎는 노동자가 된다. 아무리 해도 전문인력으로 인정을 못 받는다. 미장공, 노가다꾼밖에 안 된다. 무기토가 있어야 화의 스펙을 계승해서 지식으로 간다.
해수 속 무토는 전문성, 인맥, 구역을 말한다. 이 무토는 금을 품고 있다.
십이지지에서 목에서 화로 가는 구간에서는 사람들이 개인으로 분화가 안 된다.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목화는 품앗이로 같이 벌어먹고 사는 시골 농촌이 근대화 과정을 거치는 시기와 같다. 사람들이 분화가 안 되고, 자기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인묘진사오미의 양의 시대를 거쳐서 신유술의 음의 시대로 넘어가야 그때부터 사람이 영민해지기 시작하고, 개인적 전문성도 생긴다.
옛부터 동양을 목이라고 하고, 서양을 금이라고 했다. 동양은 목이라 사람간의 도리와 예의를 중요시 여긴다. 서양은 금이라 예절이고 나발이고 없다. 실사구시라고, 먹고 살기 위해 전문성을 키우는 걸 더 중요시한다. 이런 걸 알았다니, 옛날 사람들이 참 똑똑하다.
해수 속 무토가 품은 금은 전문성과 인맥을 만들어나가는 능력이다. 해중 무토가 투간되면 전문성, 인력을 탄탄하게 만들어 간다. 사회생활하면서 부장님, 사장님, 회장님을 열심히 쫓아다닌다. 내가 나중에 독립한다 해도 그들이 기꺼이 내게 경쟁력을 제공해줄만한 인프라를 구축한다.
기토로 투간되면 사람들이 나를 쓰려고 작정했다. 물론 나도 가만히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해월 기토는 상대방에게 맞춤 서비스 해준 것이고, 늘 해주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러니 남들이 부장 자리도 선뜻 준다. 해수에서 투간한 기토는 자기 분야에서 힘있고 권력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쟤는 일 잘해서 데려다 쓰기 좋아” 라고 평판이 자자하다. 그만큼 윗사람들을 구워삶아서 내 편으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해중 무토가 투간되면 내 편의에 의해서 인맥을 만들고, 기토로 투간하면 능력있는 사람들을 형님, 아우 하면서 가족처럼 만든다. 여기서도 무토와 기토의 현명함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때도 물론 금이 있어야 한다. 금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소용없다.
해월에 금약수왕한 사람이 있다. 내가 쓸 금이 부실한 것이다. 내가 도움을 받으려다 오히려 도움을 줘야 한다. 금이 설되어 그렇다.
신월도 마찬가지다. 신월에는 화극금해야 하는데, 화약하고 무토가 있으면? 백만원 빌리고, 이백만원 줘야 한다. 일은 끊이지 않고 들어오지만, 적자가 난다.
내 설명이 어렵나?
사주 별거 없다. 기본 원칙 속에서 상관 관계로 나누고, 원리로 나누고, 왕쇠강약을 본다. 왕쇠강약이 빠지면 아무 소용이 없다. 왕쇠강약을 통해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익을 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왕쇠강약을 알아야 누가 먼저 충동질을 했는지, 누가 당했는지를 알 수 있다. 육신도, 오행도 왕쇠강약을 적용하지 않고는 소용이 없다. 그런데 대부분의 명리 배우는 사람들이 왕쇠는 고사하고 원리조차도 알려고 하질 않으니 안타깝다.
진월 속 무토와 사월 속 무토는 다르다.
인묘진은 목방이다. 진월 속 무토는 목에서 화로 넘어가는 시기의 무토다. 신유술은 금방이다. 술월 속 무토는 금에서 수로 넘어가는 시기의 무토다. 이 무토는 변화의 토고, 바꾸는 토다.
인신사해 속 무토는 수렴하는 무토다. 내가 뭔가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진토 속 무토는 받아들이는 게 아니고, 변화하는 것이다. 바뀐다. 진중 무토가 투간이 되면 수생목에서 목생화로 가는 변화에 전문화된다. 변신의 귀재다. 무슨 일을 하든 단박에 일취월장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하지만 진중 무토가 투간했는데, 화약하거나 화가 없으면 열심히 변화해 놓고 오갈 데 없는 신세가 된다.
술중 무토가 투간했는데, 수약하거나 수가 없으면 열심히 금을 수로 보내놓고 할일이 없어진다. 물건 보내놨더니 대금이 안 들어온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열심히 일해도 수고비를 안 준다.
진월이나 술월생들은 불쌍하다. 자기 중심을 못 잡고 산다.
진월생은 수생목에서 목생화로 가다보니, 자신의 욕망을 제어를 못한다.
술월생은 화극금에서 금생수로 간다. 진월생이 자신의 욕망을 제어를 못한다면, 술월생은 타인의 욕망을 제어를 못한다. 술월생으로 태어나면 타인의 욕망을 채워주는 사람이다. 진월생은 나의 욕망을 충족시킨다.
선운도 갑진 일주다. 내 욕망에 충실하다. 내가 하려는 것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야 한다.
진은 목에서 화로 간다. 사람의 일차원적인 자아는 목이고, 그 자아를 구체적으로 현실화시키는 게 화다. 이 과정이 자차로 가능한 게 진이다.
진월생이 목이나 화가 지나치게 왕하면 사회생활을 잘 못한다. 자기 욕망을 제어를 못하니 맨날 회사 싫다고 그만두고, 상사 꼴보기 싫다고 뛰쳐나온다. 선운도 목왕해서 욕망을 주체를 못한다. 갑목이 왕하니 “나” 라는 욕망이 강하다. 개인으로서의 주체성,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욕망.
보통 욕망의 출발점은 일간이다. 어떤 욕망인가를 보려면 일간을 보면 된다. 욕망의 정체성과 성취 방법은 월지에서 나오고, 그 욕망의 행동방식은 일지에서 나온다.
갑목의 욕망은 자아다. 을목의 욕망도 자아인데, 갑목은 내 스스로 만족하는 자아이고, 을목은 상대방이 인정해주는 자아다.
병화는 순간순간 느껴지는 쾌감을 원한다. 지금 이 순간 뭘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쾌감을 중요시해서 그렇다. 병화는 단기간의 성취감을 얘기한다. 정화는 카타르시스를 중요히 여긴다. 고통을 쾌감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정화다.
술토는 금에서 수로 간다. 음에서 음으로 간다.
금은 음중의 양이라 양음이라고 하고, 수는 음중의 음이라 음음이라고 한다.
술은 나를 자제하는 것이다. 나의 감정을 억누르고, 상대방에게 맞춰주고, 상대방과 영혼을 교감하려고 한다. 술월생들은 태생적으로 타인의 욕망을 지켜주고, 채워주는 게 몸에 배여 있다. 술월생은 애를 낳아도 땡깡쟁이를 낳고, 남편도 징징거리는 사람을 만난다. 남편이 돈을 잘 벌면 돈 잘 번다고 유세하고, 반찬 맛 없다고 밥상 뒤집어 엎는다. 이런 욕망들을 대외적, 직업적, 사회적으로 채워주려면 무토가 투간되어야 한다. 하지만 수가 없으면 덧없다.
술월생이 금약수왕한데 무토가 투간하면, 정말로 발 빠르게 내 혼신의 능력을 다해서 수한테 금이 설될만큼 열심히 해줬는데, 나는 나중에 버림받는다. 천간에 무토가 있으면 공식적으로 버림받은 사람이다. 여기저기서 버림받는다. 내가 낳은 새끼들도 나를 무시한다. 기토가 있으면 더 골때린다. 내가 집 나갔는데, 찾아와서 생활비 달라고 한다. 영원히 벗어날 수 없다.
금왕수왕하면 괜찮다. 내가 주체가 되어서 모든 사람들의 욕망을 채워주었으니, 사장님이 된다. 이렇기에 왕세를 보라는 것이다.
진월이 화왕목약하거나 술월이 수왕금약하면 내가 희생당한다. 여기에 무기토가 있으면 공식마크가 찍혀서 공식적으로 버림받는다.
아무리 하찮은 지장간이라도 왕쇠강약이나 선후관계를 생각하지 않고, 부성입묘 등으로 무조건 싸잡아버리면 안 된다. 그건 이론도 아니고, 말장난에 불과하다.
부성입묘가 되면 남편이 안 죽는다는 소리가 아니다. 천간이 입묘될 때 남편, 마누라, 부모님이 죽을 수 있다. 그런데 전제조건이 있다: 그 해당 글자가 쇠약해야 한다. 원래 쇠약한 인성이 입묘되면 죽는다. 왕한 인성이 입묘되면 직장 안 다니고 놀러다닌다. 반만 죽은 것이다.
입묘는 나쁘게 말하면 저세상 간 거고, 좋게 말하면 힘 떨어졌으니 일하지 말고 쉬라는 뜻이다. 입묘된 당사자는 좋다. 왕한 관이 입묘되면 남편이 쉴 때가 되었다는 얘기다. 남편이 직장에서 짤린다는 얘기가 아니다. 직장은 계속 다녀도 저녁이면 골프치러 가고, 집에 늦게 올 수 있다. 팔자에 이미 왕한 관성이 입묘되면 남편 얼굴 보기 힘들다는 뜻이다, 죽었다는 뜻이 아니라. 극 받고 설 당한 상태에서 입묘되어야 죽는다.
사주는 원리에 입각해서 봐야 한다. 선운이 신살을 보지 말라고 하는 이유도 신살은 원리가 아니라 단편적인 지식이라 그렇다.
이제 기토를 보자.
지장간 기토는 세 가지가 있다. 오중 기토, 미중 기토, 축중 기토.
기토는 마디를 끊는 역할을 한다.
미중 기토는 목화라는 양의 세상에서 금수라는 음의 세상으로 넘어갈 때 존재한다.
금수라는 음에서 목화로 넘어가는 시기에 축중 기토가 있다.
미중 기토가 투간하면 정점에 섰다는 뜻이다. 최고로 올라갔다. 자기 분야에서 정점에 있다. 다른 사람과 견주어서 내 능력이 훨씬 뛰어나다. 당연히 팔자에 경신금이 있어야 한다. 미월 기토가 경금이 있으면 자기 분야에서 1등이다.
축월도 기토가 투간하고 갑을이 있으면 역시 자기 분야에서 최고 능력자다. 미중 기토와 축중 기토의 차이는, 미월 기토는 내가 만든 능력이고, 축중 기토는 내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이 만들어 준 것이다. 띄워주고, 추대해주고, 후계자로 지목했다. 수생목이라 그렇다.
사람은 목으로 태어나서 화로 성장하고, 금으로서 사회의 일꾼이 되고, 수로서 생명을 다하고 죽는다. 사람의 일생은 자에서 끝나고, 축에 무덤으로 들어가고, 인에서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축중 기토가 투간하고 갑을목이 있으면 태어나기 전에 이미 재능이 심어져 나왔다. 축에서 투간한 기토는 갑을목의 후원자다. 축월에 목왕하면 이미 나를 위한 아스팔트 길이 닦여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요구하는 대로, 다 가질 수 있고 다 할 수 있다. 물론 꼭 행복하다는 것은 아니다. 축월생들은 워낙에 징징이들이라... 선운은 축월생치고 행복하다고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어쩔 수 없다. 태생적으로 무덤 속에 있다. 행복을 찾을 수가 없다.
자월생부터는 행복 찾지 말아라. 자축월생치고 행복하다는 인간을 본적이 없다. 죽음을 앞둔 자 (자)과 무덤 속에 있는 사람 (축)이 어떻게 행복을 찾느냐? 이들은 절간에서 사는 게 제일 행복하다. 맨날 산에서 살고 싶다고 그러고, 절 지어서 기어들어가려고 한다. 자기 방문은 바깥에서 걸어잠그라는 사람도 봤다.
축월에 기토가 투간되고 목왕하면 혜택이란 혜택은 다 받는 공주다. 물론 당연히 수생목이 되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공주로서, 세상에 대한 온갖 불안과 불평 속에 살아간다.
축월생이 목이 투간되면 무덤 속에 있어야 할 자가 세상에 발을 들였다는 얘기다. 눈만 빠꼼히 내놓고 다닌다. 항시 불안하고, 자기가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몰라서 노심초사하며 산다. 힘들지 아니할 수가 없다.
축월생은 금왕해야 용감하다, 죽기를 각오했으니까.
경금이 있으면 죽기를 각오했으니 용감하다. 금생수로 죽으면 된다.
축월생이 신금이 있으면 살려고 발악한다. 경금은 나를 바쳐 금생수하니 죽기를 각오했다. 신금은 자수에서 죽은 사람이 다시 그대로 태어난 것이다. 그래서 축월 신금은 좀비다.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니다. 다른 사람을 뜯어먹고 살기도 하고, 사는 게 좀... 지저분하다.
학생: 그런데 축월에 수생목이 되는가?
선운: 아니, 추워서 절대 안 된다. 수생목은 안 되지만, 그래도 갑을이 있으면 축에서 다시 태어났다는 뜻이다. (원래 인월에 태어났어야 되는데 미리 태어났다.)
학생: 천간에 수가 있으면?
선운: 엄동설한이다. 절대 목생화 안 된다. 축월에는 수생목이 안 된다.
축월의 목은 내 마음대로 살 권리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사람들이 날 사람 취급 안 한다. (아직 태어날 때가 아닌데 태어났으니 사람 취급 못 받는다.) 내가 뭘 해도 남들이 다 내버려둔다. 축월에 갑을이 뜨면 깡패다. 지 마음대로 하고, 지 마음대로 성질 부린다. 그래도 하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학생: 축월에 무기토가 다 있으면?
선운: 무기토가 다 있으면 다시 태어나려고 한 것이다. 다시 태어난다는 얘기는 새로운 욕심이 생긴 거니까, 다른 사람들 것 뺏으려고 덤빈다. 축월 무토는 나도 남들처럼 사람답게 살고 싶은데, 남들 잘사는 꼴 보고 있으려니 내가 미치겠다는 뜻이다. 막 착취하고 빼앗고 가져오려고 한다. 갑을이 있으면 애교로 사정하고, 갖은 교태를 부리는데, 갑을이 없으면 폭압과 강압적으로 달라고 한다. 무턱대고 달라고 하고, 안 주면 쌍욕을 한다.
학생: 축월에 화왕하면?
선운: 아무것도 안 한다. 놀고 먹는다. 그런데도 불평불만은 세상에서 제일 많다. 남들 따라다니면서 징징거린다. 사는 조건은 좋다.
사람들은 각자 좋고 나쁨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 대체적으로 돈이 행복과 불행의 정점에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돈을 핑계로 징징거리기도 한다. 다른 걸로 징징대면 다른 사람들이 안 알아주니까 돈 가지고 투정부린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돈 때문에 힘든 사람은 통틀어서 30퍼센트도 안 된다. 사람들은 먹고 살 정도의 돈만 있으면 돈에 불만을 갖지 않는다. 그보다는 자신의 감정이 주체가 안 되어 힘들다. 요즘은 더더욱이 사람들이 감정에 취약한 것 같다.
지금 선운의 얘기는 음양오행 및 궁통을 모두 아우른 것이다. 그나저나 다들 축월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토왕하면 어떤지, 화왕하면 어떤지 물어보는 것 보니까. 사실 축월생들이 눈에 띄긴 한다. 실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인간들이다. 축월생 자기도 모른다.
축월생을 너무 나쁘게 보지 말아라. 너무 순수해서 그렇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와 같다. 사실 아이라기보다는 귀신에 가깝지. 그냥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된다.
학생: 축월생들은 너무 영악하다.
선운: 영악한 게 아니다. 그냥 숨 죽이면서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다칠까봐. 축월생은 자기가 다치는 게 제일 무섭다. 안 다칠려고 용을 쓴다. 늘 자기 마음이 다칠까 걱정해서 다른 사람들을 피해 다니고 무시하면서 절대 안 그런 척하고, 상대방이 그런 부분을 붙잡고 늘어지면 힘들어한다. 애가 축월생이면 다그치지 말아라. 어떻게든 부모 눈에 들려고 노력하는 아이다. 축월생이 땡깡 부리면 자신이 미칠만큼 힘들어서 그렇다. 다들 축월생을 못 잡아먹어서 난리인데, 그냥 놔두어라. 불쌍한 인간들이다. 그렇다고 축월생한테 또 너무 잘해주면 들러붙으니까, 적절히 해라.
축월생을 보면 어떨 때는 미워 죽겠고, 어떨 때는 안쓰러워 죽겠다. 딸이 축월생인데 미운 짓을 한다면, 그건 너무 슬퍼서 자신을 주체를 못하는 거다. 자기는 눈앞이 깜깜한데, 그게 남들 눈에는 밉상으로 보인다. 그냥 가서 안아줘라. 그럼 더 잘할 것이다.
<인신사해 중기>
인신사해에는 중기가 있다.
병화, 경금, 임수, 갑목.
초기인 무토로 지난 계절의 기운을 가져왔으니, 이제 다음 계절을 예고할 차례다. 중기는 다음 계절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다.
인월은 병화로 여름을 예고하고, 사월은 경금으로 가을을 예고한다. 인월부터 여름을 준비하고, 사월부터 가을을 준비한다.
그래서 인월은 여름을 대비해서 인오술 삼합을 한다. “화는 봄에 태동해서 오월에 가장 왕해지고, 술월에 끝난다”란 뜻이 인오술이다.
해월도 마찬가지다. 갑목이라는 봄을 해묘미로 해월부터 준비한다. 봄은 묘에서 가장 융성하고, 미월에 을목이 고되면서 끝난다. 미월에 비로소 목이 자기 임무를 끝낸다. 십이운성에서는 중기를 장생지라고 한다.
삼합은 그냥 기운이 모여있는 것이다. 삼합을 가지고 해당 기운이 커진다고 확대해석하지 말아라. 인오술은 화극금은 잘 안 하고 화생토를 한다. 인묘진은 목극토를 하지, 목생화를 하지 않는다.
삼합은 상생하고, 방합은 상극한다. 방합은 나, 우리 가족, 친족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뜻이다. 민족주의다. 민족주의가 너무 강해지면 일본이나 독일처럼 다른 나라들을 침략하기까지 한다. 방합은 나와 다른 것을 극하지, 생하는 법은 없다.
삼합은 좋은 게 좋은 거다. 이익이 되면 서로 달라도 모여서 시너지를 낸다. 삼합은 상극하지 않는다. 인오술은 금을 극하기보다 외려 금을 생한다. 화생토, 토생금해서 금을 더 키운다. 해묘미도 마찬가지다. 수극화하지 않고, 수생목한다. 설사 수극화를 해도 얌전하게 한다. 절대 화를 끄지 않는다.
해자축은 화를 죽여버린다. 해자축이 다 모인 세상에서 어떻게 화가 사나? 이런 것은 상식적인 것이다.
사람들은 삼합이 대단한 줄 안다. 사실 사주에서 삼합의 작용은 별로 크지 않은데, 그런데도 삼합으로 운을 보더라, 방합이나 간합은 잘 안 보면서. 삼합으로 운 보는 게 재미있나보다. 선운이 볼 때는 별로 신통한 내용도 없는데. 사실 삼합보다는 삼합에 의한 지장간의 작용이 신통하다.
인목 속 병화는 여름을 미리 대비한 것이다. 따라서 인중 병화가 투간되면 선점효과다. 기대주다. 다른 사람보다 미리 시장상황을 예측했다. 좋게 말하니 그런 거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튄다. 다른 사람들보다 너무 빨리 알았으니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인중 병화도, 사중 경금도, 신중 임수도, 해중 갑목도 다 그렇다.
그러고 보니 사중 경금이 있네, 없네로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사중 경금은 당연히 존재한다. 사화 중에 경금이 없으면 금국이 사유축이 될 수가 없다. 화 속에 어떻게 금이 존재하느냐는 사람들이 있는데, 무식하기 이를 데 없다. 그런 사람들은 사주를 떠나서 음양오행을 논할 자격이 없다. 기본이 안 되어 있다.
사화 중에 경금이 있으니 사유축을 이룬다. 그게 규칙이다.
인월부터 여름을 대비하니 인오술하는 것이고, 사월부터 가을을 대비하니 사유축하는 것이다.
인중 병화는 처음에 두각을 나타내는 개인적 자질, 특기다. 인중 병화가 투간되면 개인기가 뛰어나다. 축구선수면 무조건 공격수 하려고 하고, 자기 혼자 돋보이려고 한다. 이천수 같은 스타일이다. 주변과 융화를 못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도태된다.
인중 병화가 투간된 사람이 자기 능력을 온전히 갖고 자라려면 수생목이 되어야 한다. 지지에 해자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화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으로 쌓인다. 인월에 병화가 투간되었는데, 지지에 해자가 없으면 혼자 독불장군처럼 잘난 척한다. 퇴출대상 1호다.
목은 수생목해야 근본이 있다. 수생목 후 목생화해야 한다. 수생목 없이 목생화가 되면 겉멋에 찌든다. 속은 텅텅 빈 인간이 자기가 최고라고 남들 앞에서 건방 떤다.
사중 경금도 마찬가지다. 목은 내가 뭔가를 시작한다는 개념이고, 사화는 내가 남들한테 내 능력과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뜻이다. 사월에 경금이 투간하면 과정 없이 결과를 보였으니, 남들보다 지나치게 앞서간다. 영업방식이나 아이디어 등이 너무 시대를 앞서가서 남들이 이해를 못한다.
인목 속 병화가 개인기라면, 사화 속 경금은 좋게 말하면 천재성이고, 나쁘게 말하면 안드로메다다. 시대성이 결여되었다. 사중 경금이 투간하면 인묘가 있어서 목생화해야 시대에 부합한다.
사업가들이 늘 하는 말이 “한 발자국도 많다. 반 발자국만 앞서가라”다. 사중 경금이 투간한 사람이 목이 없으면 한두 발자국 앞서간다. 바보다. 다른 사람에게 내 것을 도용당한다. 맨날 뒤통수 맞는다. 좋은 아이디어 제시하고 다른 사람에게 뺏긴다. 내가 실행할 여력이 없으면 그냥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섣부르게 떠들어서 뺏긴다. 아이디어, 기술, 시장 모두 뺏긴다.
학생: 선구자로서의 의미는 없나?
선운: 선구자가 되려면 목생화가 되어야 한다.
학생: 선구자들이 잘 팽당하더라.
선운: 목생화 없는 사중 경금 투간자가 그런 거다. 선구자가 되어서 팽당한다. 목생화가 되어야 한다. 상생은 내가 만들어놓은 텃밭이다.
인중 병화도 마찬가지다. 수생목이 안 되면 깜도 안 되는 게 설친다. 아직 조직에 적응도 못한 인간이 자기가 능력 있다고 까분다.
사중 경금이 목생화가 안 되면 위치도 안 되면서, 성과를 발표하려고 하고 성과를 가져가려고 서두른다. 때가 올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성급하게 행동한다.
학생: 어린 시절에 대운으로 목생화가 오면?
선운: 그러면 괜찮다. 대운으로 오는 건 충분히 쓸 수 있다.
신중 임수는 경제전망, 경제지표, 이익이 나는 시점 등을 예측하고 전망하는 것이다. 신중 임수가 투간한 사람들이 주식 오른다고 하면 오르고, 내린다고 하면 내린다. 그만큼 분석력이 뛰어나다. 예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엄청나게 해박하고 똑똑한데, 천간에 무기토가 없으면 맨날 당한다. 무기토가 없으면 똑똑한데, 자기 분별력이 없고 자기 자제심이 부족하다. 똑똑한데 사회성 없고 사람 볼 줄 모르니까, 맨날 끌려다니면서 이용당한다. 이걸 보완하려면 천간에 무기토가 떠서 토생금해야 한다. 그래야 나의 가치를 알아줄 사람을 분별한다.
사주는 그 사람이 어떤 실수를 하고, 그 실수의 근원이 무엇인지, 사회생활 속에서 어떤 행동을 통해 어떤 결과를 낳는지와 같은 인과관계를 밝히는 것이다. 신살은 이런 인과관계를 밝히는 데 하등 도움이 안 된다.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명리는 지장간조차도 모두 인과관계로 연결되고 귀결된다.
학생: 아까 신월에는 화가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신중 임수가 떠도 화가 필요한가?
선운: 신중 임수가 투간하면 일단 토생금을 우선하고, 화는 당연히 있어야 한다. 화가 있어야 토가 지탱하니까.
이제 해중 갑목을 보자. 해중 갑목이 투간한 걸 후원자라고 한다. 나 대신 일해줄 사람이다. 해중 갑목은 내 자식, 내 손발과도 같다. 해중 갑목이 투간하면 자식복이 있다.
요즘은 자식들이 부모한테 손 안 벌리고 자기 앞가림만 잘해도 장땡이다. 부모 모시는 건 생각도 못한다. 요즘은 그렇게 세상 사는 게 힘들다.
자식복 보는 것은 간단하다.
내가 비왕하면 자식복이 있다. 비겁이 적당하면 자식복이 있다. 자식이 자립심이 있다. 식상생재나 비식이 자식복이다. 지나치게 재성이 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식상생재 되거나, 비겁의 쟁재가 심하지 않은 선에서 비겁이 식상을 생하면 자식이 자생력을 가지고 산다. 여기다 재생관까지 되면 자식의 연봉이 5-6천을 넘는다. 요즘 기준으로 적어도 연봉 3천 5백에서 시작한다. 시작이 이정도면 적은 것은 아니다, 대기업 수준이니까. 여기서 2-3년 지나면 5-6천까지 올라간다.
해중 갑목은 내 손발이 되어줄 사람이다. 내가 쓸 인재를 키우는 것이다. 자식 교육을 잘하고, 내 부하 관리를 잘한다.
그런데 금약해서 금생수가 안 되면 호랑이 새끼를 키운다. 홀라당 내 것을 말아먹는다.
여자라면 기껏 남편 키워놨더니 도망간다. 남편 사업자금 대줬더니 깨끗이 말아먹는다.
남자는 어떤 여자를 만나면 재수가 짱이냐?
해월 갑목이 투간하고 금이 없는 여자. 난 놀고 먹어도 된다. 내가 뭘 해도 마누라님이 나를 어여삐 여겨준다. 항상 자기 탓을 하고, 자기 때문에 남편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훌륭한가?
갑목 대신 을목이 뜨면 더 좋다. “당신은 나의 영원한 하느님이다” 하면서 계속 갖다 바친다. 갑목은 남편한테 정성을 기울이고, 을목은 신처럼 떠받든다.
이게 인신사해 중기다. 별 거 없다.
지금까지 얘기한 게 지장간의 핵심이고, 어떤 글자들이 어떻게 투간하는지와 왕쇠강약에 따라 개념이 달라진다.
신월은 무기토가 있어야 한다. 지지의 진술축은 해당이 안 된다. 정 지지를 쓰려면 미토 정도밖에 안 되고, 천간 무기토여야 한다.
<오중 기토>
토가 또 하나 있다. 오중 기토. 참 쌩뚱맞다.
이것에 대해서도 사중 경금처럼 말들이 많다. 없다는 사람도 있고, 다른 데도 원래 있어야 하는데 생략된 거는 사람도 있다. 다 근거 없는 주장이고, 추측이다.
선운이 다른 동영상에서 오중 기토에 대해 설명했다.
오중 기토는 간단하다.
사오미 중에 오화와 미토에 기토가 들어있다. 기토는 음양을 바꾼다. 한 마디를 끊고 다음 마디를 만든다.
미토는 사시로 봤을 때 화에서 금으로 가는 때다. 즉, 양에서 음으로 가는데, 그 마디를 만들어주는 게 기토다.
오화는 병화로 가장 높이 올라간 화가 정화로 사그라지는 때다. 즉, 화가 양에서 음으로 바뀌는데, 그 마디를 만들어주는 것도 기토다. (병계에서 정임으로 가는 마디를 만든다.)
만약 오중 기토가 없었다면 큰일 났다. 화가 끝간 데 없이 올라갔을 것이다. 그걸 막기 위해 기토를 넣은 것이다. 지금 선운이 얘기하는 것은 다른 데서 못 들어봤을 것이다. 선운만의 생각이다. 비슷한 이야기조차도 언급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최근에 생기긴 했다. 그분은 내 이론을 조금씩 차용하고 있다. 참 똑똑한 분이다. 누가 될까봐 누구라고 밝히지는 못하겠다.
오월생이 무토가 투간되면?
무토는 양적인 작용을 하니 계속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오월생의 경우, 무토가 투간되면 계속 올라간다. 목생화한다. 스스로 쓰러질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그래서 오월 무토로 태어난 자를 노예라고 한다. 자기 권리가 없다. 하루 네 시간이상 자면 안 되고, 하루 한 끼 이상 먹는 것도 금지다.
오월 무토들이 불쌍하다. 자기가 노예인 줄도 모르고 산다. 일간 뿐만 아니라, 오월에 무토가 투간되면 그러고 산다. 계속 상승한다. 기토가 들어와야 쉰다. 대운에서 기토 들어오면 때려치운다. 태생적으로 못 때려치우니까 그때 반항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월 무토가 기토가 들어오면 일감이 없어진다. 노예가 쓸모가 없어지니 사람 취급을 못 받는다.
학생: 다른 왕지 (자, 묘, 유)에는 기토가 없는데, 왜 오화에서만 기토로 끊어줘야 하는가? 적어도 자수에서도 끊어줘야 하지 않는가?
선운: 간만에 똑똑한 질문을 받았다. 그렇지, 당연히 그 질문이 나와야 한다.
어찌 보면 모순이다.
묘목 속에는 토 없이 갑을목만 있다. 갑목에서 을목으로의 변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다. 유금도 마찬가지다. 경금에서 신금으로 자연스럽게 변체한다. 어떻게 보면 무토가 빠진 것인데, 굳이 무토를 넣을 필요는 없다. 무토는 계절의 변화에 필요하다. 한 계절에서 다른 계절로 넘겨줄 때 무토가 필요한 것이다. 묘목, 유금 속 금목은 같은 계절 속에서 변체하는 것이니 토가 필요 없다. (묘목 속 갑을목은 같은 병계의 구역 내에서 변체. 유금 속 경신금도 같은 정임의 구역 내에서 변체.)
자수 속에는 기토가 있으면 큰일 난다. 자수 속에는 임계수가 있다.
오중 기토는 연속되는 것의 마디를 만든다. 화가 금을 만들 때 병화로 불을 때고, 정화로 땐 불을 유지하면서 제련한다. 즉, 이 과정에 끊김이 생기면 안 된다. 병화로 쌓은 경험을 유지해서 정화로 제련하는 것이다.
사람으로 쳤을 때, 병화를 유지한다는 것은 끝없이 성장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성장만 하면 뭐해? 결국에는 성장을 멈추고, 수확을 해야 한다. 중장년층까지 컸으면 거기서 전환점을 가지고 꺾어서 노년으로 접어들어야 한다. 즉, 오중 기토 전의 병화와 후의 정화는 같은 사람이다. 병화는 성장하는 사람이고, 정화는 그 사람이 성장을 멈추고 늙어가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자수 속에 기토가 있으면? 임수에서 죽었는데 자수에서 다시 살아나게 되니 불로장생한다. 그러니 기토가 있으면 안 된다.
<진술축미 기토>
진술축미 속 토가 무토가 아니라 기토로 투간된 경우가 있다.
진월에 무토가 투간되면 목에서 화로 간다. 기토가 투간되면 그냥 목에서 수렴한다. 목의 능력을 수렴해서 화로 전달만 한다. 무토처럼 내 스스로가 바뀌는 게 아니라 중간 연락책이 된다. 목과 화가 거래하는 중간에 있다. 지식이나 사용권을 팔고 산다. 기토는 중간에서 나를 제외한 주변 사람들을 바꾸는 것이다. 그게 진술축미의 기토가 하는 역할이다. 조금 복잡하다.
진토와 술토의 기토는 특히나 양도 차익을 뜻한다. 수수료를 먹는다. 진이나 술 중 토가 기토로 투간되면 내가 자본을 들이거나 스스로 뭔가를 하려기보다 다른 사람의 일에 개입해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한다.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키는 거간꾼 역할이다.
진토와 술토는 각각 목화와 금수를 연결시킨다. 이때 무토가 투간하면 내가 수고를 감수하고 그 변화의 주체가 되어서 용을 쓰면서 힘들게 산다. 기토는 무토와 달리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다. 진토, 술토라는 엄청난 변화 속에서 기토는 중심을 잡고, 남들이 바쁘게 움직이는 속에서 자기가 필요한 것을 얻는다.
진월, 술월생은 기토의 여부에 따라 삶에 엄청난 차이가 생긴다. 진월, 술월생이 무토가 있으면 타인의 욕망을 챙겨줘야 하지만, 기토가 있으면 나의 욕망을 손쉽게 채울 수 있다. 효율 및 이윤적인 면에서 기토가 훨씬 더 뛰어나다.
학생: 무기토가 다 있으면?
선운: 다 있으면 두 개 다 하면 된다.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니 쓰러진다. 진월, 술월생이 무기토가 다 있으면 체력 고갈이다. 앞에서 남고 뒤에서 밑진다. 돈은 많이 벌었다고 소문 나는데, 실제 남는 게 없다.
학생: 무토가 겁재가 되면 어떤가?
선운: 그걸 설명하려면 복잡해진다. 오행과 육신을 섞어야 한다. 기토 일간이 무토 겁재를 거느리면 공동 이익이 있다.
학생: 진월에 무토 사령은 어떻게 되나?
선운: 사령을 보는 건 좋은데, 일단 천간 글자라도 이해해라. 그 후에 사령을 논해도 늦지 않다. 천간을 해석 못하면 사령은 알아봤자 혼란만 부추긴다. 사령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기 마련이다. 이론만 많이 안다고 좋은 게 아니다. 과식이다.
육신도 모르는데, 오행은 어떻게 알 것이며, 격은 어떻게 알 것인가? 선운이 늘 하는 말이다. 육신을 모르면 격도 모르고, 오행도 모른다.
육신을 모르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알지 못한다. 육신을 알아야 상대방이 어떤 마음을 품고 있고, 승진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지랄하는 마누라는 어떻게 달랠지 등을 안다. 일단 육신을 알아야 오행도 해석이 된다. “토극수해서 목극토해야 안착이 된다” 어쩌고 저쩌고 아무리 얘기해봤자 소용없다. 결과론적으로는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담도 안 되고, 공감도 안 된다. 물론 오행만 보고 싶다면 봐라. 잘 맞출 수는 있다. 적어도 선운 기준에는 육신이 우선이다.
<자오묘유>
자오묘유 속 초기 글자들이 있다. 자오묘유 초기 글자가 일간으로 투간한 게 양인격이다. 묘월 갑목, 오월 병화 등.
원래 가장 왕한 것은 정기다. 묘월에는 을목이 왕하지 갑목이 왕한 게 아니다. 묘월 을목과 갑목 중에 누가 더 잘사냐고 물으면 묘월 을목이 훨씬 더 잘산다. 다른 왕지 월령들도 마찬가지다. 음간이 자신의 강력한 구역을 점한다. 음이 음 구역을 점했으니 아무도 그 사람의 독자적인 행보를 막지 못한다. 독과점이다.
이때 독과점의 정점은 음 중의 음인 유월 신금과 자월 계수다. 이들은 경기 영향도 안 받고, 항상 꾸준히 자신의 금전적인 레벨을 유지한다.
세상과 융화하지 않고, 자기 길만 가도 아무 문제 없는 사람들은 오월 정화, 묘월 을목이다. 이들은 자기 특기, 자기 개성을 살려서 살고 싶은 대로 마음껏 사는데, 그런데도 징징거린다.
사람들은 세상이 자기 마음대로 돌아가면 돌아갈수록 불만한다. 왜? 자기 원하는만큼 안 돌아서. 남들은 십 키로 속도로만 돌아줘도 감지덕지인데, 자기는 백 키로로 돌아줘도 성질낸다. 이백 키로로 안 돌아줘서.
그러니까 잘 사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못 사는 이유는 자기 만족을 해서다. 긍정적이라서. 착해서. 법을 잘 지켜서. 민폐 안 끼쳐서. 그래서 가난에 빠져서 못 사는 것이다. 잘산다고 스스로 위안하는데, 착각이다.
부자가 되려면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 남한테 패악질을 부리던지, 아니면 그들이 돈을 갖다바칠 수밖에 없을만큼 어마어마한 실력자가 되든지.
여튼 자오묘유의 초기가 투간되면 명분에 사로잡혀서 산다. 모든 것에 대해 지나친 책임감을 스스로 부여한다. 자아도취가 심한 실속없는 인간들이다. 선운 같은 양인격들이 대표적이다. 양인격이 아니더라도 왕지월생이 초기 글자가 뜨면 자기 눈에 거슬리거나 일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꼬라지를 못 본다. 불필요하게 나서지 말아야 할 곳에 나선다. 선운도 괜히 싸움 말리다가 턱주가리 깨진 적이 있다.
왕지는 그 계절의 기운이 가장 왕성한 때다. 초기 글자가 투간되면 그 기운이 내가 감당하기 힘들만큼 큰 성장세를 보인다. 최고의 성장을 뜻한다. 초반에는 대단히 두각을 나타내고, 뚜렷이 보인다. 하지만 금방 금방 꺾인다. 담보가 안 된다. 일종의 설 작용이 일어나서 그렇다.
묘월 갑목은 수를 설한다. 자월의 임수는 금을 설한다. 그 사람의 행보를 주변 사람들이 보조를 맞출 수가 없다. 자기만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 남들이 못 따라간다. 혼자 안드로메다로 간다. 본인이 왕지의 초기가 투간되어 있다면, 주변 사람들보다 정의감이나 의욕 등이 지나치게 앞선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물론 안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 어차피 알아도 못 고친다.
<진술축미 고>
이제 고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진중 계수, 술중 정화, 축중 신금, 미중 을목.
고는 이제 쉴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죽고 사는 게 아니다. 이제 그만할 때가 되었으니 더 이상 끄집어내지 말라는 뜻이다. 끄집어내봤자 시간과 돈만 낭비한다.
진월에 계수가 투간되면 고가 나왔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 미련 떤다. 하면 안 되는 짓을 한다.
진토에서 투간한 계수는 내가 부모한테서 받지 못한 것이다. 부모 원망을 많이 한다. 부모가 나한테 안 해준 것만 생각난다. 내가 입고 싶은 옷, 먹고 싶은 반찬 등 안 해준 게 서럽다. 늘 그런 감정의 포화상태에 있다.
진중 계수가 투간하면 정신이 오락가락할 수도 있다. 남들을 많이 원망하고, 징크스도 심하다. 과거에 받았던 충격이나 원망 등을 그대로 안고 산다. 그런 게 다혈질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진중 계수가 투간한 사람은 애기 다루듯이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히스테리가 있어서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돌변한다.
진중 계수는 파묻는 게 낫다. 파묻으려면 무토가 필요하다. 갑목으로 파묻을 수도 있다. 갑목은 수생목으로 묻고, 무토는 토극수로 묻는다. 토극수로 묻으면 계수를 직업적으로 쓰고, 갑목으로 묻으면 시집이나 장가를 보낸다. 즉, 남편과 마누라가 계수를 감당해야 한다.
미중 을목도 고가 나온 것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사사로운 정을 끊고, 냉정하게 공사를 구분해야 할 때가 있다. 미중 을목이 투간되면 공사 구분이 안 된다. 내 친인척에게 지나친 혜택이나 호의를 베푼다. 애가 둘이면 둘째한테만 사랑을 준다. 열 손가락을 깨물면 둘째 손가락만 유달리 아프다. 그렇게 편파적이다.
미월은 원래 공사를 정확히 구분해야 하는 시절인데, 을목이 투간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 내 기분에 따라서 부하들의 고과 점수를 다르게 준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쁜 평가를 받는다.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고, 늘 시비의 온상이 된다.
일단은 인간 관계, 회사 관계로만 표현했지만, 그외 다른 방면에도 적용할 수 있다. 시간의 개념을 더해보자면, 미중 을목이 갑목으로 투간되면 과거 사건이 다시 시작된다. 진중 계수도 마찬가지다. 임수로 투간되면 과거 사건이 다시 시작된다. 챗바퀴 돌듯, 타임머신 탄 듯 계속 왔다갔다 한다.
진월생이 임수가 투간되었는데 갑목 운이 오면 옛 여자친구가 나를 닮은 애를 데리고 나타난다. 과거에 내가 행한 잘못이 되풀이되거나, 나에게 되돌아와서 내가 책임져야 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미월 갑목은 일단 업무상의 일을 의미하지만, 꼭 그렇게 못 박을 필요는 없다.
술월은 화를 고시켜서 수로 갈 준비를 하는 시절이다. 이때 화가 투간되는 것은 다양한 의미가 있다. 정화가 투간되면 수로 가는 데 지장이 생긴다. 병화는 수로 가는 걸 아예 파토낸다.
술토는 화극금을 마무리하고 금생수로 가는 변화의 지점인데, 이때 병화가 투간되면 금생수로 가는 걸 무산시킨다. 그런 기회가 없어진다. 정화가 투간되면 아직 부족해서, 화극금을 더 해야 해서, 갈지 말지 고민한다. 병화는 다시 여름이 시작된 것과 같으니, 아예 수로 못 간다.
이런 것은 월운이나 대운에 대입시켜도 된다. 지금 시간적 개념을 더해서 설명했다. 이제껏 지장간 자체의 의미에 보다 집중해서 설명했지만, 사실 지장간은 시간의 흐름으로만 해석해도 된다. 전후 사정, 과거와 미래, 언제 시작해서 언제 끝나는지의 시점에 대한 설명도 지장간에서 나온다.
축중 신금도 금이 고되어야 한다.
금이 죽어야 목이 태동한다. 금이 살아있으면 목이 살 수 없으니 금을 고시켜야 한다. 축중 신금이 투간되면 타협점이 없다. 목이 태어날 수 있게끔 길을 열어줘야 하는데, 내 2세가 태어날 수 있게끔 여건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럴 여지를 두지 않는다.
과연 축중 신금이 투간된 사람의 자식들이 잘될 수 있을까? 힘들다. 아이의 앞길을 막다. 아이가 잘될 수 있는 방법에 반대되는 짓을 한다.
축중 경금은? 아이의 인생을 망친다. 아예 아이 인생을 개조하겠다고 덤볐다. 시대에 역행한다.
고된 글자가 양간으로 투간하면 시대에 역행한다. 뒤로 간다. 진월 임수, 미월 갑목, 술월 병화, 축월 경금은 시대에 역행해서 나만의 방법을 고집하고, 다 뜯어고치려고 한다. 독불장군을 넘어서 횡포에 가깝다. 이런 사람하고 살면 답답하다. 서로 말귀도 안 통하고, 가치관도 안 맞는다.
사주는 이론만 가지고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이론을 실생활에 적용해 적당한 단어를 찾고, 어떻게 통변하고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서 풍부한 예문을 만들어내야 한다. 지금 하는 강의의 내용도 30퍼센트 이상은 선운이 새롭게 만들어낸 것이다. 사주를 잘 보려면 열린 사고와 통찰력을 가져야 한다.
학생: 아빠가 축중 신금이 투간했을 때 자식과 따로 살면 흉액을 피할 수 있나?
선운: 따로 산다고 운이 달라지거나 흉액을 피할 수는 없다. 축월에 목이 없으면 따로 살고, 있으면 같이 산다. 그런데 따로 살고, 같이 사는 것도 사주팔자에 나와 있다. 내가 의도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학생: 목이 없으면 아빠와 헤어진다는 뜻인가?
선운: 헤어질 수도 있고, 집에 안 들어온다는 의미도 된다.
학생: 병화가 와서 신금을 합하면 아빠의 성격이 좋아질 수 있나?
선운: 한번 도둑놈은 영원한 도둑놈이다. 선운은 사람의 성격이 바뀌는 걸 본 적이 없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서 비굴해질 수는 있어도 성격이 바뀌지는 않는다. 다른 사람에게 맞추려고 노력할 수는 있지만, 근본 성격이 바뀌지는 않는다.
축월의 병신합은 내가 주변상황을 내게 유리하게 이용해먹는다는 뜻이다. 오히려 자식에게 앵벌이시킨다. 한번 나쁜 부모는 영원히 나쁜 부모다.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 팔자가 안 변하듯 사람은 바뀔 수 없다. 사람이 변한다면 팔자도 변해야 하는데, 그건 팔자라는 대전제에서 어긋난다. 사람은 상황에 따라 비굴해질 뿐이다. 현실에 맞춰서 나의 행동을 잠시 바꾸지, 그 본질을 바꿀 수는 없다.
학생: 축월에 병정화가 다 있으면?
선운: 자기가 필요할 때는 예뻐하다가 필요없으면 막 대한다. 두 개가 있으면 두 가지 다 한다. 어렵게 생각하지 마라. 학생들은 글자가 두 개 있으면 꼭 하나를 고르려고 한다. 고르지 마라.
학생: 그래도 가끔 태도가 바뀌면 좋지 않나?
선운: 태도가 바뀌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더 성질난다. 집에 안 들어오려면 아예 안 들어오지, 왜 꼭 일주일에 한번씩 들어와서 행패를 부리냐? 안 하던 짓을 하면 더 소름끼친다. 맨날 성질내던 남편이 갑자기 “자기야” 해봐라. 공포스럽다. 37년간 안 하던 짓을 왜 하냐?
사람은 절대 안 바뀐다. 바뀔 때는 의도가 있는 건데, 사람들은 꼭 그 의도에 속는다. 그래서 항상 당하는 자가 있고, 이익을 얻는 자가 있다.
부자는 부자가 될 수밖에 없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할 수밖에 없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누구도 자신이 가진 습관의 굴레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다. 왜? 그게 나한테 제일 쉬운 거니까.
사람은 누구든 자기에게 가장 쉽고 편한 것을 하려고 한다. 떼부자한테는 남을 힘들게 해서라도 돈을 버는 게 제일 쉽다. 남들이 볼 때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만도 한데, 절대 그렇지 않다. 그건 그들의 생각이다.
사람은 서로 모두 다르다. 그 다름을 인정해야 편하다. 사주를 제대로 공부하고 싶으면 지금 이 순간부터 정의감이나 인지상정과 같은 도덕적 관념을 버려라. 도덕적인 사람이길 포기하라는 게 아니라, 그런 걸 기준으로 남을 판단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내 생각은 나의 주관적인 생각이다.
선운이 처음 공부할 때 선생님한테 들은 가장 인상적인 말씀이 “도둑놈이 와서 도둑질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하면 가르쳐줘라”였다. 그 말씀이 맞다. 그게 사주쟁이가 가져야 할 자세다. 손님한테 도덕적 잣대를 들이밀면 안 된다.
음양오행에는 선악이 없는데, 사람이 만들어낸 질서와 규율로서 판단하려 해서는 안 된다.
학생: 만약 누군가를 몰래 죽일 방법을 알려달라면 어떻게 하나?
선운: 물론 우리가 지켜야 할 선은 있다. 몰래 죽일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 묻고, 그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고 해결점을 찾아줘야 한다. 도둑놈에게 도둑질 방법을 알려주라는 얘기는, 나의 도덕적 잣대를 강요하지 말라는 얘기지, 실제로 나쁜 짓 하는 걸 도와주라는 얘기가 아니다. 내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사실 그런 극단적인 질문을 하는 손님들이 있긴 하다. 하지만 점쟁이는 상담하는 사람이니까, 최대한 함께 고민하고 적합한 해결점을 찾아줘야 한다. 물론 이에 대한 방법론은 각자 다를 것이다. 선운은 금극목이라 고객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이렇게 얘기한다. 이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