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에서 계절에 대한 접근은 크게 3단계로 복잡화/정밀화 하고 있다.
첫 번째로는 단순히 춘하추동 4가지 단계로만 접근해서 해석하는 것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이라는 각 계절 전체를 각각 1가지로 단순화해서 해석하는 것이다. 4계절의 구분이 분명하고 환절기가 짧을 때 유용한 모델이다. 단순 명료해서 초보자들이 접근하기에 쉬운 특성이 있다. 그러나 실제의 계절과는 차이나는 오차영역이 많이 넓다. 사주 해석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두 번째로는 방합(方合)이라는 개념이 나오면서 각 계절을 각각 3구간으로 더 세분해서 해석한다. 환절기라는 개념도 이때부터 들어간다. 방합에서의 방(方)자는 방향을 의미한다. 봄의 방향, 여름의 방향, 가을의 방향 그리고 겨울의 방향. 방향은 뚜렷한 지향점을 가져야 하니 둥글면 안 되고, 각이 져야 한다. 우리가 사용하는 사방, 팔방이란 개념에서도 결국 사각형, 팔각형을 떠 올려야 한다. 지방(地方)이라는 말도 어느 방면의 땅인지를 지칭하는 의미이다.
3개로 나눈 것은 정말 황금분할이다. 상중하, 초중고, 생왕묘 등. 의자의 경우도 다리가 3개인 경우가 모든 다리에 힘이 고루 전달된다. 4개 이상부터는 바닥이 고르지 않으면 어느 한 다리는 공중에 들뜨고 만다.
사각형에서는 4개의 모서리가 있고, 이 모서리에서 각 변의 진행방향이 바뀐다. 기운이 바뀌는 이 모서리의 위치에 환절기의 의미를 담고 있는 진술축미가 배정되었다. 자연히 각 변의 시작 지점은 인신사해가 자리 잡게 되며, 생지와 고지 사이의 왕지에 해당되는 변의 중심에는 자오묘유가 자리하게 되는 모델이 되는 것이다.
1년을 4계절로만 해석하던 모델에 비해, 12달로 나누어 해석함으로써 오차영역이 상당히 줄어들었다.
절기로 따진다면 24절기도 있다. 4계절을 6절기로 나누어 24절기를 만들어 사용한다. 12달로 나누어 사용하는 12절기보다 2배 더 정밀하다. 그러나 사주 명리에서는 12절기에서 나눔을 멈춘다. 더 정밀해지기는 하겠지만 해석 능력이 못 따라가기 때문일 것이다.
세 번째로는 삼합이라는 개념이 나온다. 삼합(三合)이라는 이름은 3개의 포석 지점을 기점으로 전체를 아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리라. 각 계절의 시작과 끝을 9달에 걸쳐 나타나도록 더 분화해서 해석한다. 이때 가운데 3달은 독자적으로, 앞/뒤 각 3달씩은 다른 계절과 중첩되도록 배치하였다. 이 모든 것을 3개의 포석만으로 모델화 하였다. 亥卯未(木局), 寅午戌(火局), 巳酉丑(金局) 그리고 申子辰(水局)이 그것이다. 이 때의 국(局)자는 일이 벌어지는 형편이나 장면을 말하는 것이다. 판국(그 판에서의 형세)이라는 의미이다.
寅午戌(火국) 삼합의 의미에서는 寅월의 ‘중기’에서부터 여름의 숨결이 시작된다. 이 숨결이 巳午未 때에 지상으로 발현되었다가 戌월의 ‘중기’에 가서야 마지막 숨을 놓는다. 넓은 의미에서의 여름이라고 보면 될듯하다. 넓은 의미에서 여름은 3계절에 걸쳐져 있다. 여름이 한창 기승을 부릴 때 가을의 숨결은 시작하며, 그때서야 봄의 숨결은 끝을 놓는다. 다른 계절도 똑같은 이유로 모두 3계절에 걸쳐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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