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와 B가 같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동양과 서양의 고대인들은 차이를 보인다.
서양의 고대인들은 필요충분조건으로 증명하였다. A와 B가 공간적으로만 필요충분한 조건을 만족한다면 같다는 것으로 인식하였다. 시간적인 요소는 고려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동양의 고대인들은 공간적으로 같다는 것뿐만 아니라 시간적으로도 같아야만 A와 B가 같다는 것으로 증명하고 인식하였다.
예를 들어, 반야심경에서의 논리적 전개를 확인해 보면 알 수 있다.
색이라는 것과 공이라는 것이 같음을 증명한 내용이다. ‘색은 즉시 공이고, 공은 즉시 공이다’에서 색과 공은 시간적으로 차이를 두지 않고 즉각적으로 동일하다는 시간적인 동일 부분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다’는 표현에서 공간적인 동일 부분을 이야기한다. 따라서 색과 공은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으로 모두 같은 것이어서 2개의 개념은 같다는 것으로 증명하였고 그 결과를 인식하였다. 수/상/행/식에 대해서도 모두 공이라는 것과 같음을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으로 똑같은 것이라고 증명함으로써 논리를 마무리 하였다.
지장간은 실제 기후현상을 지장간 표에 있는 내용과 시간적, 공간적으로 똑같이 표현되도록 모델링하고 있다. 공간적으로는 천간의 8자를 활용하여 구성하였고, 시간적으로는 천간의 2자인 戊토와 己토를 사용하였다. 그리고 해당 월에서의 과거/현재/미래를 해석할 수 있는 기후 모델을 완성하였다.
지장간은 단지 천간 10자를 사용하여, 1년을 주기로 순환하는 지상의 계절 변화를 상세히 표현하고 있다. 10개의 상징만으로써 태양의 복사열뿐만 아니라 지구의 복사열까지도 시간적 그리고 공간적으로 고려한 기후 모델을 완성했다는 사실이 정말 놀라울 따름이다.
따라서 지장간은 지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기상현상을 각각의 의미로 내재시킨 상징들로 구성한 이론적 모델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 일어나고 있는 기상현상들을 근사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 이론적 상징모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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