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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공감

‘상관견관’이란 언어적 유희

작성자oneof0|작성시간22.10.01|조회수1,287 목록 댓글 8

  선운도사가 공개강의에서 “삶은 계란!”이라고 느닷없는 말을 던진 적이 있었다. 갑분싸! 선운도사도 당황하고 참석자도 당황... 선운도사와 참석자 간의 상식선이 갑자기 무너진 순간이었다. 웃음이 나와서 강의실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어야 할 유머가 갑자기 화기애매하게 골 때리는 상황을 만드는 망치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인공지능(AI)이 요즘 대세이기는 하지만, 인간을 따라 올 수 없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유머이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권이자 생각의 발랄함이다. 그러나 유머가 유머로 되기 위해서는 화자와 청중 사이에 비슷한 상식선이 연결되어져 있어야 하는 것이다. 아직 AI는 유머를 모른다. 물론 기존에 나와 있는 유머를 입력시켜 둘 수는 있지만, 새로운 창의적인 유머는 대처가 안된다. 그 어려운 유머를 명리에서는 곧 잘 사용한다.

 

  말의 구성이 유머가 되려면 일단 기존 어구를 일반인들이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유머로 작용되는 새 어구는 기존 어구의 탈을 쓴 늑대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탈을 벗어 던지는 순간, 해석에서의 깜짝 전환이 일어나 유머로 작동하는 것이다. 2개 중 하나라도 어설프면 낭패를 맞는다.

 

  옛날부터 동양에서는 사자성어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었다. 복잡한 사건이나 사실들을 하나의 4음절 어구로 압축하여 표현하는 방법이다. 간단명료하면서도 기억하기도 쉬운 구조이다.

 

  ‘상관견관’이라는 말은 기존에 있던 사자성어를, 명리에서 다시 채용하여 언어적 유희로 만든 어구이다. 원래는 ‘상관의 개가 죽으면 관을 만들어 준다’는 중국 춘추시대 위나라 때의 고사에서 출발한다. 상관견관(上官犬棺)이란 상관(上官)이 키웠던 개(犬)의 장례용 관(棺)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상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개의 관까지 만들어 바치는 아부를 했다는 말이었다.

  우리 속담에도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전성시이고, 정승이 죽으면 텅텅빈다.”는 말이 있다. 권세가의 자녀 결혼식에 축하객으로 식장이 미어터지는 현상이나, 출판기념회에 방문객으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현상을 비꼬는 것이다. 권력이나 재력이 있는 자에 대한 아부의 극치를 의미하는 말이다. 즉, ‘상관견관(上官犬棺) 아부백단(阿附白段)’이라는 말로 연결 지을 수 있겠다.

 

  명리 육신에서는 육신 상관(傷官)이 육신 정관(正官)을 극(剋)하는 것을 상관견관(傷官見官)이라 부른다. 상관(傷官)이 정관(正官)을 보면(見) 백가지 화가 생긴다는 의미로 사회생활 속에서 곤란한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는 뜻으로 사용한다. 원래의 보편적 의미가 말은 같은데 의미가 교묘히 다르게 새롭게 표현되어진 것이다.

 

  명리에서 ‘상관견관’이라는 용어는 중국 청나라 때의 사주학자인 진소암 선생이 ‘명리약언(命理約言)’에서 언어적 유희로 사용한 것이다. 상관견관(傷官見官)이면 위화백단(爲禍百端)"이라 하여, 상관이 정관을 극하면 나쁜 일이 백 가지나 일어난다고 말을 만들었다. 여기서 백 가지란 아주 큰 수를 의미한다. 백가지 단서(端緖)를 만드니, 엄청난 분란을 일으키는 불씨가 된다는 의미이다. 결자해지(結者解之)! 이 모든 분란을 상관월인 내가 자초하였으니, 결국은 내가 다 뒤집어쓰고 감수하며 간다는 의미이다. 상대의 잘못을 바로 보지 못하고, 상대의 잘못에 오히려 자신이 미안해하고 있는 황당한 꼴이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가장 너그럽다고 해석한다. 상관이 관을 극했으니, 내 권리를 무너뜨린 형상이다. 내 권리는 내려놓고 타인의 이익을 대변하려다 당한 일이니, 원망하기 보다는 용서하며 감당한다고 해석한다.

 

  기존의 ‘상관견관’이라는 용어를 명리에서 언어적 유희로 차용함으로써 명리해석을 유머러스하게 녹아들게 만들었다. 재미와 학습효과를 함께 만들었으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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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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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oneof0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2.10.07 유아 웰컴!
  • 작성자조베로 | 작성시간 23.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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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다감 | 작성시간 24.03.01 상관견관에 이런 의미가 있다니 상관의 죽은 개에게 관을 해주다..이런 의미들을 기억하며 상관견관을 이해하니..상관의 성질이 관성에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하네요..아부와 분란..그 경계에서 상관은 선택을 해야겠죠.
  • 답댓글 작성자oneof0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4.03.01 생각의 레벨이 1 증가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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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다감 | 작성시간 24.03.01 oneof0 선생님께 칭찬들으니..없던 힘도 생깁니다..
    빌드업 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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