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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배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작성자Statesman|작성시간16.05.11|조회수319 목록 댓글 0

“108배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살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특히 하고 싶은 욕구가 억제될 때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여행가고 싶는데 못 가서 스트레스 받고, 여자친구나 남자친구가 있으면 좋겠는데 없어서 스트레스 받고, 성적 욕구를 참는 것도 스트레스이고,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요. 하기 싫은 것을 하는 것도 스트레스이고, 하고 싶은 것을 못 하는 것도 스트레스예요. 이 스트레스의 대부분은 ‘내가 옳다’, 즉 자기가 옳다는 생각과 관계가 있습니다. 내 생각이 관철이 안 될 때 특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습니다.


몸과 마음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알 수 있어요. 두 사람이 누워서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하다가 의견 차이가 생겼어요. ‘그거 아니야’, ‘맞다니까?’, ‘아니라니까 그러네!’ 이렇게 의견 차이가 계속되면 계속 누워서 목소리를 높일까요? 벌떡 일어나 앉을까요? 누워서 이야기하다가 벌떡 일어나 앉겠지요. 앉아서 둘이 이야기하다가 자꾸 의견 차이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요? ‘뭐? 이게 진짜 두고 보자니까!’ 이러면서 벌떡 일어서죠. 그러면 고개를 숙이고 이야기합니까? 고개를 쳐들고 이야기합니까?”
“고개를 쳐들고 이야기합니다.”

“내가 옳다는 생각이 강할수록 ‘뭐?’ 하면서 이렇게 고개를 쳐들고 눈을 부릅뜹니다. 이게 우리 몸에서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반면에 ‘어, 내가 생각을 잘못했다’ 이런 생각이 탁 들면, 우선 부릅떴던 눈이 약간 내리감기고, 쳐들었던 고개가 약간 숙여져요. 그러면서 ‘미안합니다’라고 하게 되죠. 미안하다고 할 때 눈을 딱 부릅뜨고 ‘미안합니다!’ 이러는 사람은 없잖아요.(모두 웃음)


미안하다고 할 때는 다 고개를 숙이면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이럽니다. 더 잘못했다 싶으면 허리를 굽힙니다. ‘죄송합니다’ 하고요. 그보다 더 잘못했다 싶으면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댑니다. 즉 절을 한다는 거예요.
이렇게 절을 한다는 건 ‘정말 내가 옳다는 것이 하나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럴 때 우리 몸은 무릎을 꿇고 이마를 땅에 댑니다. 전쟁을 묘사한 영화를 보면, 적장을 사로잡았을 때 항복하라고 해도 안 하고, 무릎 꿇으라 해도 안 꿇어요. 그러면 몽둥이로 무릎을 때려서 억지로 무릎을 꿇리고, 고개를 안 숙이니까 목을 억지로 내리눌려서 이마를 땅에 대게 하잖아요. 이렇게 강제로 하면 굴복이 됩니다. 그러나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면 겸손이 되고 승복이 됩니다. 자발적으로 ‘아, 내가 잘못했구나’, ‘아, 내가 몰랐구나’ 이렇게 내려놓으면 스트레스가 사라집니다. 그런데 억지로 내리눌리면 스트레스가 더 강해집니다. 그래서 굴복을 하게 되면 반드시 다음에 기회가 왔을 때 저항을 하거나 복수를 하게 됩니다. 국가도 그렇고 개인도 그래요. 그런데 스스로 ‘아, 내가 잘못했구나. 내가 몰랐구나’ 이렇게 엎드려 절을 하면 자기 몸과 마음에 있던 스트레스가 해소됩니다. 절하는 것은 ‘제가 부족합니다’, ‘제가 몰랐습니다’, ‘제가 잘못 알았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 이런 표현이에요. 그래서 절을 하는 거예요.
그러면 왜 108배를 하는가? 꼭 108배를 해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보통 ‘100번은 해야 된다’, ‘1,000번은 해야 한다’, ‘10,000번은 해야 한다’ 이런 의미로 쓰여요. 그럼 100번 하면 되지 왜 108번일까요? 전통적으로 ‘108번뇌’라는 말이 있습니다. 인간의 수많은 고뇌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번뇌’라고 말하고, 다른 말로는 ‘4고, 8고, 108번뇌’라고 말합니다. 그보다 더 많은 수를 말할 때는 ‘팔만사천 번뇌 망상’이라고 말해요. 다시 말해 108번뇌라는 말은 모든 고뇌라는 뜻이에요. 108배 절을 한다는 것은 108번뇌를 없앤다는 뜻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모든 고뇌에서 벗어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왜 108이라는 숫자가 생겨났습니까? 우리 번뇌가 108가지입니까?’ 이렇게 물을 수도 있겠죠. 번뇌가 어떻게 108가지뿐이겠어요? 훨씬 많아요. 불교대학 수업 2학기에 가면, 번뇌가 어떻게 생기는지를 배우게 될 겁니다. 우리들의 번뇌라는 것은 눈이 없어서 보지 못하면 안 생겨요. 귀가 없어서 듣지 못하면, 코가 없어서 냄새 맡지 못하면, 혀가 없어서 맛보지 못하면, 손이나 피부가 없어서 감촉하지 못하면, 머리가 없어서 생각하지 못하면 번뇌가 생기지 않아요. 번뇌가 생기는 이유는 우리 몸에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여섯 가지 감각 기관을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라고 해요.
설령 ‘안이비설신의(眼耳鼻舌身意)’가 있다고 하더라도 빛이 없으면 보이지 않고, 소리가 없으면 들리지 않고, 냄새가 없으면 냄새를 맡지 못하고, 맛이 없으면 맛을 보지 못하고, 부딪히지 않으면 느끼지 못 하겠죠. 이런 대상, 다시 말해서 보는 대상, 듣는 대상, 냄새맡는 대상 등 여섯 가지 인식대상을 ‘색성향미촉법(色聲香味觸法)’이라고 해요. 근본 불교교리 시간에 배우게 될 내용입니다. 눈이 보려면 그 대상인 모양과 빛깔이 있어야 하는데 이 모양과 빛깔을 한자로는 '색(色)'이라고 해요. 귀의 감각 대상인 소리를 '성(聲)'이라고 하고, 코의 대상인 냄새를 '향(香)', 혀의 대상인 맛을 '미(味)'라고 합니다. 감각의 대상을 '촉(觸)', 생각의 대상을 '법(法)'이라고 해요. 그래서 감각기관인 '안이비설신의'와 감각 대상인 '색성향미촉법'이 서로 부딪혀서 소위 말하는 온갖 번뇌가 일어납니다. 그래서 '안이비설신의'의 6에 '색성향미촉법'의 6을 곱하면 36가지의 번뇌가 생기게 되죠.
그런데 우리들의 번뇌는 지금 이 순간에 일어나는 것만 있는 게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것, 지금 일어나는 것, 미래에 일어날 것이 있어요. 그래서 앞의 36가지에 이미 지나가버린 일, 현재 일어나는 일, 미래에 예상되는 일, 이렇게 3을 곱하면 108가지가 돼요. 그래서 ‘번뇌는 이렇게 해서 형성되는 것으로 그 외에 따로 없다’라고 해서 모든 번뇌를 지칭할 때 ‘108번뇌’라고 부릅니다.


그러니 108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든 번뇌’라는 뜻이 중요합니다. 108배를 하고, 염주도 108개의 알로 만드는 것은 우리가 모든 번뇌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108배를 하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하면, 우선 ‘내가 옳다’라고 하는 몸에 밴 아상(我相)을 내려놓게 되고, 동시에 마음에 밴 아상(我相)도 내려놓게 되어서 머릿속에 있는 번뇌를 소멸해 나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108배를 하면 건강에도 좋아요. 종교와 상관없이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만 해도 전신 운동이 됩니다. 특별한 병이 없는 보통 사람이라면 매일 108배만 하면 1,000미터 높이의 산을 5시간 정도 등산하는 데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그래서 산에 가서 걸을 때 여러분들이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제가 ‘너 108배 안 하지?’ 이렇게 물어요. 그러면 거의 100퍼센트 맞습니다.(모두 웃음)


이처럼 108배는 첫째, 건강에 좋아요. 그러니 운동 삼아서라도 해야 합니다. 3,000배를 한다, 10,000배를 한다, 이건 극기훈련도 될 수 있어요. 108배는 그냥저냥 하면 되지만 3,000배나 10,000배를 하려면 힘이 들잖아요. 힘들면 대부분 중도에 다 포기하게 되는데 그 하기 싫은 마음을 이겨내는 극기훈련의 대상으로 좋기에 3,000배를 하기도 하고, 10,000배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진짜 108배를 하는 이유는 이런 게 아니에요. ‘내가 옳다’라는 생각을 내려놓기 위해서 108배를 하는 거예요. 설령 다리가 아파서 절을 못 해도 ‘아, 내가 또 고집했구나’, ‘아, 내가 또 잘못 알았구나’ 이렇게 마음을 돌이킬 수 있으면 참회가 된 거예요. 108배는 참회의 표현입니다. 그래서 108배를 하는 거예요. 108배를 처음에는 운동삼아 했다 하더라도, 몸을 억지로 숙이다 보면 마음도 같이 숙여져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굉장히 맑아집니다.
또 어떤 한 가지를 꾸준히 하면 사람이 덜 흔들리게 됩니다. 어떤 일을 좀 하다가 마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은 108배를 100일, 1000일 동안 꾸준히 하면 소위 ‘끈기’, ‘꾸준함’이라고 하는 것이 형성됩니다. 여러분들의 제일 큰 문제가 재능은 있는데 끈기가 부족해요. 지속성이 없습니다. 뭐든지 하다가 말고 하다가 말아요. 연애도 금방 하다가 말고, 직장도 다니다 말고, 학과도 이리 바꾸고 저리 바꾸고, 자기 마음에 안 들면 금방 그만두고요. 그래서 108배를 시켜도 젊은 사람은 사흘 하다가 그만두고, 일주일 하다가 그만두고 그래요.


아침에 일어나서 108배를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것을 평생 동안 밥 먹듯이 꾸준히 실천하면, 여러분들의 삶에 흔들림이 없어질 뿐만 아니라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네,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모두 박수)

질문자가 큰 목소리로 감사 인사를 하자 청중들도 큰 박수로 공감을 표했습니다. 오늘 새벽기도 시간 때까지만 해도 왜 108배를 해야하는지 거부감이 있었던 청년들도 스님의 설명을 듣고 나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속시원해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몇몇 청년들에게 소감을 물어보니 대부분 “108배를 하는 이유를 설명해 준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하면서 “오늘부터 매일 108배를 해보기로 했어요”, “그동안 108배를 하다가 말다가를 반복했는데, 꾸준히 해보는 것을 실천해 볼 거예요”라고 각오를 말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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