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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of Ms Lee

[스크랩] 역시 경상도 말이 시원하고 좋네

작성자Statesman|작성시간06.10.17|조회수125 목록 댓글 0
고향이 대구다 보니 본의아니게 사투리를
무지 많이 사용한다.
촌넘 서울물 먹었으면 말투도 좀 고쳐야하는데
난 워낙이 애향심이 깊다보니(우웩~)
사투리 사용하는데 그리 부끄러움을 느끼지않고
당당하게 자부심을 가지고 얘길한다.

옛날에 드라마같은델보면
우아하고 지적인 사모님은 꼭 표준말을 사용하고
일수찍는 아지매나 시다바리하는 가정부는
경상도 사투리 일색이라 참 불만이 많았다.
생각해보라.
신라 경순왕이 포석정에서 술먹다 안망했다믄
지금쯤은 경주가 서울이 되어있을줄 누가 알며
경상도 사투리가 표준말 되어있을줄 누가 아나? 하하.

내글에도 사투리가 많다.
글 자체가 잡문이고 막글이다보니
내 생활을 얘기하는데 내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사투리를 사용해야지 정확한 표준말로 고친다면
글 맛이 하나도 안난다.
막걸리같이 텁텁한 술은
뚝배기나 바가지같은데 부어먹는게 제격이지
앙증맞은 폭탄주같은 컵에 마신다고
생각해보라.
막걸리 맛 다 배리지 않겠는가? ㅎㅎㅎ

며칠전 아는분 집을 방문했는데
삐까뻔쩍한 거실은 너무 넓어서 위화감을
느낄정도이고 중간에 신호등을 놓아도 될거같이
무진장 넓고 호화로운 집였다.
그기다 야들야들한 홈드레스를 입은 서울내기
쥔장은 말도 우째 그리 고상하게 하는지...
대학생인듯한 아들이 5마넌을 달라하니
지갑에서 두말도 않고 꺼집이 내어 주면서
'얘. 일찍 귀가해'
우아~
말투가 고상. 교양 그 자체였다.
아들은 듣는둥 마는둥 달라뺐는데....

내가 울아들이 돈달라할땐 어쨌는가?
'야이넘아. 내가 니 금고가? 나한테 돈 맡겨놨나?
심심하면 돈달라하고 우짜고 저짜고...'
말만 그랬나?
펑퍼짐한 등판을 때리면서
돈나오는지 어쩌는지 땅파보란 소리까지 하며
온갖 생색 다 내고 줬는데....

그녀의 고상한 모습이 한참 뇌리에 남았다.
사투리를 사용하다보니 자연 음성도 높아지는데
저렇게 표준말로 사용하면
음성이 낮을수록 더 고상하고 교양있게 보이는구나.
음...
좋은건 따라해야지.ㅎㅎㅎ

일요일이라 집에서 티비를 보고 있는데
아들넘이 자꾸 왔다갔다하는바람에
번번히 시야가 가려진다.
전같으면
'야. 대강 왔다갔다해라'
소릴 지를껀데 가만히 있어줬다.
애구 속 부글부글 끓네.
교양있는 오마니 노릇도 힘들구만.

근데 내가 청소를 하든 뭘하든
아들이 있으면 낄낄거리며 웃기고 웃는데
표준말을 사용하니 그게 안된다.
과일을 먹어도 맛이 있으면
'아이구 야야. 맛 쥑인다 그쟈?'
근데 표준말로는 그게 안된다.
그 감칠맛나는 표현이 표준말을 하면
다 죽는거다.
낄낄 거리지도 못하고...

별로 말을 안하고 있으니
울 싱겁한 아들넘 내가 화가 나 있는줄 아는지
'오마니 어디 옥체 불편한데 있심니까?'
'아니...'
'그럼 왜 아무 말씀이 없어요?
난 오마니 아무말 안하면 불안하든데요'
요럴때 전같으면
'야 이 나쁜넘아. 니 오마니 놀리냐?'
그리고 쥐어박는 시늉이라도 하는데
표준말은 그렇게하면 안되지 않는가?
'니 엄마 인제부터 사투리 절대 네버 결코
사용안한다. 그러니 니도 협조해라이. 알았재?'
'하하....그것도 사투린데...
그만 하든데로 하세요.
어머닌 사투리를 사용해야 더 어머니다워요'

이럴때 경상도 말중에 아주 적절한 말이 있다
'찌랄한다. 문디 자식'
이걸 다른곳 사람이 듣는다든지 국어 용법으로
해석하면 진짜 욕이된다.
근데 경상도선 눈을 홀기며 요렇게 말하면
그건 욕이 아니다.
그속에 온갖 내용이 다 내포되어 있는거 알라나?
가장 친한 친구랑 얘기할때도
'문디 가스나' 소릴 스스름없이 하는데
경상도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그 어휘를
흉내 못내고 이해를 못한다.

애구 도둑질도 갈고 딱은 솜씨로 하든데로 해야지
다른 방식으로 하다간 붙들리기 십상인데...
아들넘과 교양있는 연습한다고 표준말로
주거니 받거니 하다 결정적으로 원상복귀하지
않을수 없었든 대박터진 말은?

아침에 낑낑대면서
머리짜내어 글 하나 써놓았는걸
컴 앞에 앉은 이넘이 잘못하여 날린거다
그러니 내 입에서 어찌 우아한 표준말이 나오겠는가?
'아이고오...이넘의 자식 이기 미쳤나? 돌았나?
난몰라. 물어내'
역시 경상도말이 어휘가 풍부하고 감성도 풍부하고
시원하고 좋다 뭐. ㅋㅋㅋ
(교양? 없는 교양 당연히 물건너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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