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은 끔찍했지만,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최고 였어요.
'티파니' 같지는 않지만 비슷했어요. 멋진 신사에게 빠졌어요.
사랑하냐고요? 그런 것 같아요.
같이 살 사람을 찾아봐야 해요(그 신사에겐 아내와 일곱 자녀가 있거든요).
새 주소가 생기면 알려줄게요.
사랑을 담아서
ㅡ트루먼 카포티, 『티파니에서 아침을』
프렌치 키스 (French Kiss)라는 영화가 있었다. 케빈 클라인이 불어의 억양을 섞인 영어로 이야기하는 수상한 프랑스 사람으로 등장하는데, 그는 옥신각신 끝에 전형적인 미국 아가씨 맥 라이언과 어쩔 수 없는 인연을 맺는다. 영화는 헤피 앤딩으로 끝이 나고 크레디트 타이틀이 죽 나열되면서 그 배경 음악에 케빈 클라인 부르는 < La mer>가 흐른다. 침대에서 아마도 섹스를 한 후, 흠흠흠흠 하고 부르는 것이다.
'라 메르'는 본디 프랑스 노래이고 1938년 샤를 트르네가 작곡했다. 보비 달린이 "Beyond the Sea"란 제목으로 노래하여 아메리카에서 크게 히트를 친 것은 1950년대 중반이고, 90년대에 들어서는 조지 벤슨도 노래하여 유행했다. 아름다움 선율을 지닌 멋진 곡이라서 몇번이고 배우처럼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튼 언제 들어도 당시 유럽 땅에 깔려 있었던 공기 같은 것이 온 방안을 채운다. 온 방에 가득한 샤토 오바따이 와인향과 함께 여유로운 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