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대한 가장 흔하면서도 치명적인 편견이 있다면 그것은 교육과 학교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그로부터 학교에서 시험점수를 위해 교과서의 언어를 형식적으로 암기하고 이를 시험 때 산출하는 행위를 교육의 전형으로 간주한다. 교육은 무언가 강제적이고 지루한, 결코 다시 하기 싫은 활동이 된다. 하지만 교육은 언어를 도구로 활용하면서 학습자가 스스로 자신의 인식 수준을 향상하도록 유도하는 행위이지 언어 그 자체를 수동적으로 머릿속에 담는 행위는 아니다. 교육과 학교를 동일시하는 관념은 또한 가정교육과 사회교육 등 학교 밖에서 영위되는 또 다른 유의 교육을 교육과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도록 한다. 교육은 교사와 교육행정가 등 교육전문가가 전담하는 것인 이상 학교종사자가 아닌 가정의 부모나 사회 속의 일상인은 아동보호나 경제활동, 여가생활에 충실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물론 학교교육이 체계적인 교과과정 하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교사 집단에 의해 이루어지기는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소재를 토대로 한 다양한 유의 가르침과 배움이 전부 수준 낮고 무의미한 것은 아니다. 인류가 지금껏 남긴 문화유산 전부는 앞으로의 가르침과 배움에 능히 활용될 수 있는 가히 교육의 보고라 할 만하며, 모든 인간은 이를 바탕으로 누구나 교육을 영위하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으며 또한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실제적 역량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삶의 한 측면으로서의 교육이 지향하는 가장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교육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것은 모두가 세속의 번잡한 삶은 잠시 접어두고 보다 높은 인간적 경지를 지향하는 가운데 능동적으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함께 그 정신적 가치를 공유하는 삶일 것이다. 교육의 3대축이라 할 수 있는 가정, 학교, 사회 모두 그러한 교육을 영위하는 데에 있어 일정 부분 제약 조건이 있기는 하다. 부모는 자녀교육에 있어 냉정함을 잃기 쉽고, 학교는 강제적인 국가제도의 틀 안에 있으며, 사회는 부와 권력을 향한 경쟁과 투쟁이 압도적이다. 하지만 부모는 정에 이끌리지 않고, 학교는 최대한 교사와 학생 중심으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사회에서는 자기도야와 자기개발이 활발히 진행된다면, 이러한 제약조건은 능히 극복될 수 있으며 그에 교육의 이상은 우리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올 수 있다. 교육의 3대축인 가정, 학교, 사회는 각기 다른 특장점을 갖고 있다. 가정은 정서적 유대가 깊고 다양한 생활소재가 확보되어 있으며, 학교는 학문 교과에 대한 장기간의 체계적 학습이나 또래 간의 지적 교류가 가능하고, 사회는 소재 제약 없이 자기주도적으로 교육 전반을 운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각 교육의 특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면서 균형있게 교육적 삶을 영위할 필요가 있으며, 그로부터 우리는 교육만이 갖는 특유의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진실로 깨달을 수 있게 된다. 교육의 이상은 결코 삶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우리는 능히 우리의 노력을 통해 교육의 이상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