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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 자료

피아제의 교육관 / A. 교육목표

작성자남영욱|작성시간07.03.03|조회수661 목록 댓글 0

장상호(1982). 『피아제: 발생적 인식론과 교육』. 교육과학사.

pp. 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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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교육관


   위대한 학자의 이론은 인간의 실제적인 문제해결에 어떤 방식으로든 간에 응용되기 마련이다. 이제까지 검토한 바와 같이 피아제는 지능의 근원과 발달에 관해서 실로 혁명적이라고 평가할만한 지식체계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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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지능의 발달과 직접적으로 관계되는 인간사의 한 국면이다. 따라서 그 관심의 유사성에 비추어 우리가 그의 이론으로부터 모종의 교육적인 원리를 추출해 보는 것도 매우 보람있는 작업일 것이다. 그러나 피아제의 이론과 교육 간의 관계는 이와 같은 논리 이상의 것을 내포하고 있다. 

   피아제는 상당한 기간 동안 교육과 관련된 기관에 종사하였으며 또한 이에 관해서 적지 않은 관심과 견해를 표명하였다. 그가 오랜 동안 몸담았던 루소 연구소는 교사양성의 기능을 수행하였다. 그는 스위스 정부, 국제교육국, 그리고 유네스코와 유대를 가지면서 그가 발견한 것들을 토대로 교육현실을 개선해 보려는 열의를 보였다. 또한 비록 그의 전체 저술 가운데 적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그는 교육의 문제와 관계되는 무게 있는 논문과 저서를 남기고 있다. 1930년대에서부터 1960년대까지의 그의 교육에 관한 관심은 최근에 출판된 저서 『교육과학과 아동심리학(1970c)』에 잘 요약되어 있다. 1948년과 1951년에 영국에서 발표된 두 편의 논문인 “현대세계에서의 교육받을 권리”와 “미래의 교육을 위한 구조적인 기초”는 『이해와 창조(1973a)』라는 제명 하에 단행본으로 출판되었다. 이 외에도 피아제는 기회가 있는대로 교육에 관한 그의 의견을 발표하였다. [각주 29: 그의 글 가운데 “발달과 학습(1964)” 그리고 “수학교육에 관한 논평(1977)”등을 참고하라.]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그에게 있어 교육은 그의 주된 관심영역인 발생적 인식론에 버금가는 영역이라고 말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사실 피아제의 이론이 세계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된 것도 교육이라는 분야를 통해서였다. 그의 이름은 1920년대에서부터 조금씩 알려진 바 있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본격적인 각광을 받았다. 이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서 일어난 교육에 대한 태도의 변화와 관련을 갖는다(Elkind,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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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변화의 하나는 조기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다. 지능의 성숙이 어린 시절에 일어난다는 연구결과와 사회계층 가운데 상당한 인구가 문화실조상태에 있다는 사회적인 인식이 마침내 결부되어 미국 정부는 민권운동의 일환으로 대규모의 조기 교육프로그램을 추진하였다. 다른 하나의 교육적인 변화는 이른바 진보주의의 퇴조와 더불어 부상하기 시작한 교육과정개혁운동이다. 1957년에 소련이 발사한 스푸트닉(Sputnic) 우주선은 미국인들 사이에 다음 세대의 지적 능력을 높여야 한다는 인식을 고조시켰으며, 관련당국은 그 운동의 실질적인 도구가 될 만한 이론을 찾고 있었다. [각주 30: 이 무렵, 심리학자로서는 하버드대학의 Jerome Bruner(1960, 1966)가 이 교육과정개혁운동에 가담하였다.] 그러나 당시 미국 심리학을 주도하던 연합주의와 학습이론, 그리고 IQ의 양적 측정에 관한 연구 등은 이와 같은 교육내의 관심사의 변화와 요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였다. 따라서 교육자들은 그 공백을 피아제의 재발견으로 충전하려 하였다. 그러나 이 갑작스러운 열광의 이면에는 피아제이론의 많은 곡해와 오용의 사례들이 있다. [각주 31: 피아제이론에서 추출할 수 있는 교육학적 함축에 관한 논의는 Althey & Rubadeau(1970), Elkind(1976), Furth(1970), Furth & Wachs(1974), Lunzer(1961), Schwebel & Raph(1973), Sigel(1969). Wallace(1965) 등에 의해서 이루어졌으며, 피아제이론의 조기교육에의 응용에 관한 것은 Ault(1977), Bingham-Newman et al.(1974), Lavatelli(1970), Weikart et al.(1971)등에 의해서 논의되었다.]

   대체적으로 피아제의 교육관은 인류 역사에서 훌륭한 교육학자로 등장했던 인물들, 예컨대 소크라테스(Socrates), 루소(Rousseau), 페스탈로찌(Pestalozzi), 프뢰벨(Froebel), 몬테소리(Montessori), 듀이(Dewey)의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다만 피아제는 과학적인 발견을 토대로 이제까지 교육에서 전통적으로 받아들여 온 학습과 아동에 대한 기본가정과 실천의 허구성을 더욱 분명하게 조명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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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지적한 인물들의 주장을 좀더 확실하게 타당화시켜주는 몫을 하고 있다. 특히 그의 주장은 현존의 교육을 지배하고 있는 급진적인 환경관과 경험주의의 피상성을 극복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필자는 이제부터 피아제 자신의 언급을 토대로 그리고 그의 이론이 갖는 일관성을 유추하여 교육에 관한 그의 입장을 항목별로 나누어 소개하고자 한다. 필자는 이 논의가 영미의 연합주의에 의해 착색된 피아제의 곡해를 바로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길 바란다.


   A. 교육목표

   특정인의 교육관을 논할 때 먼저 검토해야 할 사항은 그가 교육을 어떻게 정의하며 또 교육이 달성해야 할 목표를 무엇으로 규정하느냐 하는 것이다. 이것이 명백하지 않으면 소통상의 오해뿐만 아니라 동일한 사실에 대해서 각각 다른 평가에 이르게 된다. 예컨대, 교육에서 어떤 특정한 방법의 효율성을 논의할 때 흔히 일어나는 갈등은 그것을 증명하는 객관적인 지식이 있느냐 없느냐에 의해서 일어난다기보다는 대부분 그 논의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규정하는 교육적 가치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우리는 다음의 긴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우선 피아제의 교육에 관한 가치관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는 순서를 택해보기로 하자.

   1935년에 피아제는 교육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규정한 바 있다.


   “교육한다는 말은 곧 아동을 성인의 사회적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 다시 말하면 교육은 개인의 심리-생리적 구조를 사회적 공동체(community)가 의식적으로 어떤 가치를 부여하는 집합적 현실(the collective realities)과 관련하여 변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에 의해서 구성되는 관계에는 두 가지의 항목이 있다. 그 한편에는 성장하는 개인이 있고 다른 한편에는 교육자가 그 방향으로 그 개인을 입문시킬 의무를 지니는 사회적, 지적, 도덕적 가치가 있다(Piaget, 1970c, p.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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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언명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피아제가 두 개의 항목, 즉 개인으로서의 아동과 사회적 가치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으며 또 그 가운데 어느 것에 더 큰 비중을 두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에 두 가지 극단적인 입장이 있을 수 있다. 그 하나는 기존한 사회적 표준과 현실에 큰 비중을 두고, 교육은 개인으로 하여금 현실에 수동적으로 복종하게 하거나 그 가치를 있는 그대로 내면화시키는 몫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른 하나의 입장은 기존한 사회적 가치나 표준을 무시하고 오직 아동의 자연적인 성향의 발현만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두 입장은 피아제가 일컫는 적응의 개념에 비추어 볼 때 어느 것도 타당한 것이 아니다. 이미 우리가 살펴보았듯이 그가 강조하는 적응은 양자 간의 불균형을 극복하고 좀 더 평형화된 상태를 허용하는 심리적인 구조를 창조하는 것을 의미한다. 피아제는 교육을 바로 이와 같은 개인의 창조하는 활동을 촉진하고 돕는 과정으로 보았다.

   이와 같은 피아제의 제3의 입장은 뒤르껭(Durkheim)과 루소(Rousseau)에 대한 그의 비판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Piaget, 1973b, p. 27). 피아제는 뒤르껭과 마찬가지로 성인사회의 사회적, 지적, 도덕적 가치의 실재성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는 개인이 전적으로 사회적 산물이라거나 혹은 교육은 그 구성원에게 기존의 지식과 가치를 피동적으로 전수시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반드시 함축하지는 않는다. 피아제에 의하면, 이는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한 것도 못된다. 성장하고 적응하는 개인은 맹목적으로 그리고 수동적으로 기존의 현실을 모방하지 않는다. 이 점에서 그는 루소의 신념, 즉 아동은 그 나름의 본성과 구조를 가진 존재이며, 그 개성의 성숙에 의해서 사회의 발전이 가능하게 된다는 생각에 동조한다. 그러나 그는 루소의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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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사회는 아동의 성장을 저해하는 세력이며, 따라서 옳은 교육은 아동을 그 사회적인 환경으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 반드시 타당한 것은 아니라고 비판한다. 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성인들은 그들 나름으로 구성한 도덕률과 진리를 보관하고 있으며, 그들은 다음 세대에 반드시 강압적인 세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자는 아동으로 하여금 그 성인사회의 가치관과 진리들을 자율성과 협동성이 보장되는 분위기에서 시험해 보도록 돕고 이를 통해서 그들이 단순한 복종이나 맹신이 아닌 더욱 적응적인 가치와 진리를 창출하는 능력을 갖게 할 수도 있다.   

   말하자면 성공적인 교육은 교육받은 사람과 사회 간의 관계가 상호보완적으로 좀 더 높은 수준의 평형을 향해 발전될 때 보장된다. 여기서 아동은 이미 기성화된 진리나 규칙을 단순히 복사함으로써 성인의 상태에 접근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성인상태는 그들 나름의 창조적인 노력에 의해서 성취된다. 다른 한편으로 사회는 이런 자발적인 활동을 통한 개인의 발달을 허용함으로써 단순한 복사 이상의 새로운 세대의 확보와 사회 자체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다. 사회의 발전은 기존체제의 맹목적인 전수와 보존에 있지 않다. 이 점에서 피아제는 학교가 백과사전적인 기존지식의 전수라는 전통적인 굴레에서 해방하여 새로운 세대에게 기존 지식을 비판하고 새로운 지식을 생산하는 능력을 갖게 하는 몫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다음에 인용하는 피아제의 글은 미래에 요망되는 교육받은 인간상이 어떤 것인지를 잘 묘사하고 있다.


   “교육의 주된 목표는 다른 세대가 이룩한 것을 단순히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 사람, 즉 창의적이고 창조적이고 새로운 것을 발견해 내는 사람을 창출하는 것이다. 교육의 두 번째 목표는 비판할 수 있고 검증할 수 있고 그들에게 제공되는 어떤 것이라도 무조건 받아들이지 않는 정신을 형성시키는 것이다. 오늘날의 가장 큰 위험성은 제반 슬로건, 제반 집단적 견해, 기성화된 사고경향 따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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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우리는 저항하고, 비판하고, 증명된 것과 증명되지 않은 것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우리는 적극적인 학생, 한편으로 그들 자신의 자발적인 활동에 의해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우리가 그들을 위해 마련해 준 자료를 통해서 자신의 힘으로 발견할 수 있는 능력을 일찍부터 학습한 학생, 그리고 무엇이 증명될 수 있고 무엇이 그들에게 최초로 나타난 생각인지를 일찍부터 말할 수 있도록 학습한 학생들을 필요로 한다(Piaget, 1964, p. 5).”


Althey, I. J. & Rubadeau, D. O.(eds.)(1970), Educational Implications of Piaget’s Theory Waltham, Mass.: Ginn-Blaisdell.

Ault, R. L.(1977), Children’s Cognitive Development: Piaget’s Theory and Process Approach.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Bingham-Newman, A. M., Saunders, R. A. & Hooper, F. H.(1974), A longitudinal comparison of an experimental Piagetian preschool program, Hatch Research Project No. 142-1769, University of Wisconsin.

Bruner, J. S.(1960), The Process of Education, New York: Vintage Books.

Elkind, D.(1976), Child Development and Education: A Piagetian Perspectives,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Furth, H. G.(1970), Piaget for Teachers. New Jersey: Pretice-Hall.

Furth, H. G. & Wachs, H.(1974), Thinking Goes to School: Piaget’s Theory in Practic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Lavatelli, C. S.(1970), Piaget’s Theory Applied to an Early Childhood Curriculum, Boston: American Science and Engineering.

Lunzer, E. A.(1961), Recent Studies in Britain Based on the Work of Jean Piaget, London: University of London Press.

Piaget, J.(1964), Development and learning, in R. E. Ripple & V. N. Rockcastle(eds.), Piaget Rediscovered, New York: Cornell University, pp. 7-20.

Piaget, J.(1970c), Science of Education and the Psychology of the Child, New York: Orion Press.

Piaget, J.(1973a), To Understand is to Invent: The Future of Education, New York: Grossman.

Piaget, J.(1973b), Main Trends in Psychology, London: George Allen & Unwin.

Piaget, J.(1977), Comments on mathematical education, In H. E. Gruber & J. J. Voneche(eds.), The Essential Piaget, London: Routledge & Kegan, pp. 726-734.

Sigel, I. E.(1969), The Piagetian system and the world of education in D. Elkind & J. H. Flavell(eds.), Studies in Cognitive Development,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pp. 465-490.

Schwebel, M. & Raph, J.(eds.)(1973), Piaget in the Classroom, New York: Basic Books.

Wallace, J. G.(1965), Concept Growth and the Education of the Child, Slough. Eng.: Nat. Found. Educ, Res, in England and Wales.

Weikart, D. P., Rogers, L., Adcock, C., & McClelland, D.(1971), The Cognitively Oriented Curriculum: A Framework for Preschool Teachers, Urbana, Ⅲ.: University of Illinois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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