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너 「교육의 과정」에 관한 고찰
민용성
Ⅰ. 서 론
교육학을 공부하는, 특히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는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이라는 소책자를 한 번쯤 들어보지 않은 이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교육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도 많은 교육학도들에 의해 읽혀지고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제목은 들어 본 적이 있지만 실지로 읽게 된 것은 3년 전 교육과정을 전공할 때였다. 필자는 「The Process of Education」을 읽으면서 역서와 함께 대조하면서 읽었다. 그 당시 이 책을 읽고는 그다지 큰 감동이라든지 지적 희열과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식의 구조라든지 나선형 교육과정, 학습의 준비성 등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책이 나름대로 교육과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역서로 이 책을 다시 읽고 난 뒤, 필자는 브루너의 교육과 교육과정에 대한 생각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물론 필자가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사고와 이해방식으로 충분히 납득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집약된 형태로 제시가 되어서 그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서론에 이어 구조의 중요성,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그리고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을 중심으로 각 장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을 파악해보고, 수업 측면과 관련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며, 내용 이해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논의거리를 제안해 보는 것으로 이 글의 맺음을 하고자 한다.
Ⅱ. 책의 개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 '구조(structure)'라는 것은 오늘날 교육학의 상식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과정」이 대표하고 있는 교육과정의 사조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이라고 한다. 즉 각각의 학문분야(교과)는 그 학문(교과)의 독특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는 이러한 기본 구조를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교과(학문)의 구조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취하든지 제기될 수 있는 공통된 질문은 이러한 '구조'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 라는 것이다. 첫째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과(학문)에서 구조를 추출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브루너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학이나 예술에서 과학이나 수학의 경우처럼 구조를 추출해 낸다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구조의 일반성 수준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면 '버스' 보다 일반적인 것은 '차량'이고 차량보다 일반적인 것은 '교통수단'이라고 한다면, 구조라는 것이 이 세 가지 위계 중에서 어느 특정한 수준을 의미하는지, 모든 수준을 통틀어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위계조직 자체를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수학과 과학 교과 이외의 다른 교과(학문)의 구조를 추출해 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과의 구조가 추출되고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 기본적인 구조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무엇이며, 구조의 학습을 조장하는 학습조건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여전히 남는다고 볼 수 있다.
브루너는 '구조'와 관련된 것으로서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등 네 가지 측면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 먼저 학습의 준비성과 관련하여, 그는 준비성에 관한 종래의 기계적 통념을 부정하고 "어떤 교과든지 지적으로 올바른 형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발달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는 이 가설의 이론적 근거로서 피아제의 지적발달 이론에서 찾고 있다. 즉 아동은 발달단계에 따라 각각 특이한 방법으로 사물을 지각한다는 것이며, 여기서 지적 발달단계는 곧 사물이나 현상의 구조를 파악하는 상이한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가설에 비추어 보면, 학습의 준비성이라는 것은 각각의 발달 단계에 특이한 지각방식에 맞게 학습내용의 구조를 표현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따라서 피아제의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 등 세 가지 지적발달 단계에 맞는 구조의 세 가지 표현형식을 각각 '작동적 표현', '영상적 표현', '상징적 표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습의 준비성에 관한 견해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의 기본가정이 되는 "핵심적 확신"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 핵심적 확신은,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학자들이 하는 것이거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하는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든 지적활동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즉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바로 '물리학자'이며, 물리학을 배우는 데는 다른 무엇보다도 물리학자들이 하는 일과 똑같은 일을 한다는 것은 곧 물리학자들이 하듯이 물리 현상을 탐구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어린이의 사고를 어른의 사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같은 내용을 점점 더 높은 수준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나선형 교육과정의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에 관한 브루너의 논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직관적 사고가 교육의 과정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사실이지만, 직관적 사고에 관한 체계적 지식이 없으며, 심지어 직관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조차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다만 직관적 사고에는 다양한 층이 있다는 것과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직관은 소위 '주먹구구'와는 다르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네 번째 주제는 학습동기에 관한 것이다. 학생들이 배우려는 욕망을 어떻게 하면 자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브루너의 견해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학습과제 자체에 관한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며, 여기에 비하여 성적이나 그 다음 사회생활의 경쟁에서 얻게되는 이득은 이상적인 학습동기가 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마지막 주제로는 수업활동에 필요한 교구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 대한 브루너의 견해는 수업의 주역이 교구가 아니라 교구를 선정하고 사용할 교사라는 데는 합의하고 있지만, 문제는 교사 자신과 교사가 사용하는 교구 중에서 어느 것에 더 강조를 둘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1. 구조의 중요성
브루너에 의하면, 한 교과의 교육과정은 그 교과의 구조를 나타내는 일반적인 원리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해당 학문분야의 폭넓은 기본구조와 관련을 맺지 않은 특수한 사실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몇 가지 근본적인 의미에서 비경제적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런 방식으로 가르치면 학생들은 이미 학습한 것을 앞으로 당면할 사태에 적용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일반적인 원리를 파악하는 데까지 미치지 못하는 학습은 지적인 희열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아무것도 주는 바가 없다. 교과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그것이 알 가치가 있는 것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며, 이것은 다시 학습에서 얻은 지식을 학습 사태 이외의 다른 사태에서도 써먹을 수 있도록 할 때 가능하다. 셋째, 학습에서 얻은 지식을 서로 얽어매는 구조가 없을 때 그 지식은 쉽게 잊혀진다. 서로 단절된 일련의 사실들은 그 기억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한 학문 분야의 기본 구조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데는 그 분야에서 가장 유능한 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전혀 이루어질 수 없으며, 경험이 많은 현장 교사와 아동발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각 분야의 학자들은 그러한 교육과정을 준비할 수 있다고 한다.
2. 학습의 준비성
대담하면서도 교육과정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가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교과든지 지적으로 올바른 형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발달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이다. 이 가설의 이해를 위해서 브루너는 아동의 지적 발달과정에 관한 문제, 학습하는 행위에 관한 문제, 나선형 교육과정에 관한 문제를 들고 있다.
첫째, 지적발달과정에 관한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발달과정을 통하여 아동은 각각의 단계에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를 지각하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연령층의 아동에게 교과를 가르치는 문제는 곧 그 아동의 지각방식에 맞게 교과의 구조를 표현하는 문제이다. 즉 교과의 구조를 아동의 지각방식에 맞도록 번역하는 문제인 것이다. 알고 있다시피 삐아제의 지적 발달 단계는 전조작적 단계, 구체적 조작 단계, 형식적 조작 단계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단계에 맞는 브루너의 표현형식은 각각 '작동적 표현', '영상적 표현', '상징적 표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둘째, 교과를 학습할 때는 세 가지의 과정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첫째 과정은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학습의 둘째 과정은 변형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획득한 지식을 새로운 문제사태에 들어맞도록 조직하는 과정이다. 학습의 셋째 과정은 평가의 과정, 즉 우리가 지식을 다룬 방법이 그 문제 사태에 비추어 적합한가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탐구학습의 의미는 '지식의 구조'에 비추어 비로소 올바르게 파악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지식의 구조는 무엇이며 그것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업방법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탐구학습의 의미를 규정해야 한다. 탐구학습이나 발견학습은 교육의 내용은 학문의 내적 체계라는 명백한 인식과 더불어 학습자의 자발적 참여라는 오래된 교육원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한다.
셋째, 교육과정의 조직을 어떻게 하는 것이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는가의 문제는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귀착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브루너는 어떤 연령에 도달했을 때 어떤 내용을 어떤 자료를 이용하여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계속해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예를 들어 과학의 경우 만약 수, 측정, 확률 등에 대한 이해가 과학을 공부하는 데 필수적으로 중요하다면, 이런 주제는 아동의 사고방식에 맞게, 되도록 지적으로 올바르게, 또 일찍부터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한 학문의 개념이나 원리, 또는 태도, 사고방법 등이 학생의 발달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그 지적 성격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점점 세련된 형태로 가르쳐지도록 계획된 교육과정을 교육의 과정에서는 "나선형 교육과정"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다.
3.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브루너는 지식의 획득과 보존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분석적 사고와 더불어 직관적 사고의 중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분석적 사고는 대개의 경우 한 때에 한 단계씩 진전하는 것으로, 그 단계는 명백히 드러나는 것이며 이러한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내용의 지식을 어떤 방법으로 다루었는지를 제삼자에게 충분히 기술할 수 있다. 여기에 비하여 직관적 사고는 보통 면밀하고 명백히 계획된 단계를 따라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문제 사태의 포괄적인 지각을 기초로 하여 전개되며, 직관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게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가 서로 상부상조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직관적 사고를 통하여 흔히 분석적 사고로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렇게 직관적 방법으로 얻은 해답은 하나의 가설로서 존중되어야 하며 분석적 방법으로 다시 검증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브루너는 이러한 직관적 사고를 훈련을 통하여 기를 수 있으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으나 사실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4. 학습동기
브루너는 학습동기에 대한 몇 가지 잠정적인 제안으로, 학습내용에 대한 내재적 흥미를 북돋우는 것, 학생들에게 '발견의 희열'을 느끼도록 하는 것, 가르치려는 내용을 아동의 사고방식에 알맞도록 '번역'하는 것 등을 들고 있다. 즉 이러한 것들은 모두 학습내용에 대한 아동의 흥미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며, 그와 함께 지적 활동 일반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가치관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브루너는 먹이나 상, 벌 등의 외적 보상을 알맞은 시기에 순서 있게 부여하면 바람직한 학습행위가 효과적으로 발생한다는 외적동기설에 맞서서 내적 동기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는 학습의 동기는 객관식 위주의 평가 특징인 아동의 수동성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계획되어야 하며, 될 수 있는 대로 학습내용에 대한 내재적 흥미의 기초 위에서 유발되어야 하며, 또한 폭넓고 다양하게 표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5. 교구
브루너는 수업에서 사용되는 교구로서, 첫째 영화나 텔레비전, 녹음기 마이크로 필름 등을 이용하여 학교에서 구할 수 없는 자료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 있으며(간접적 경험의 교구), 둘째 학생들로 하여금 한 현상의 내면에 숨어있는 구조를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교구가 있으며(잘 계획된 실험이나 교사의 시범), 셋째 학생들로 하여금 사물의 개념구조를 느끼도록 하는데 사용되는 교구(계열화된 프로그램)가 있다고 제안한다.
교사가 사용하는 교구는 학생들의 경험범위를 확장하고, 학생들의 학습내용에 내재해 있는 구조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학습내용의 중요성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교사들의 부담을 다소간 덜어주는 교구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교구들을 하나의 체계 속에서 서로 조화 있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있다고 한다.
브루너는 결국 지식의 전달자로서, 학문의 모범으로서, 동일시 모형으로서의 교사의 과업은 경험의 폭을 넓히고 그 경험을 명료화하며 그 경험에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여러 가지 교구를 잘 활용함으로써 훨씬 효과적으로 완수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6.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이 장에서는 교육의 과정을 발표한 후 10년이 지난 뒤에 교육뿐만 아니라 미국사회변화에 대한 포괄적인 반성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그런데 브루너는 인종차별, 빈곤 등 전반적인 사회제도, 정치제도에 대한 회의와 개혁에 대한 생각을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교육문제에 있어 교육은 장래를 보장해주기도 하며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을 밀어버린다는 점에서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과정에서 그토록 중요성을 주장했던 각 학문의 구조에 대한 강조를 줄이고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의 관련에서 교육과정을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과는 상반된다는 점에서 다소간 논의의 문제로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Ⅲ. 수업 측면에 대한 고려
이 책의 제 3장에 나오는 '학습의 준비성'은 수업과 관련하여 다른 주제보다도 더 의미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 더하기 3과 같은 단순한 덧셈은 대개 6-7세의 아동이 준비성을 가지고 있으며 21 더하기 37과 같은 두 자릿수 덧셈은 7-8세의 아동이 준비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습준비성의 시기가 빗나가 버리면 학습자는 응분의 노력을 기울여도 낮은 학습 효과밖에 얻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교재에 대하여 그 학습준비성의 알맞은 시기를 잘 고려하여 학습을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업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준비성이란 교재를 아동의 나이에 알맞게 결합한다는 말이기도 하며, 아동의 지적 발달 단계에 맞는 수준을 고려하여 교과(내용)를 적절하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동의 자연스러운 지적 발달 과정에 교재를 맞추어서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학습의 준비성이야말로 아동 중심의 현대 교육사상의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동의 지적 발달은 시계가 움직이는 것처럼 규칙적인 과정을 밟는 것은 아니다. 아동의 지적 발달은 학교의 환경적 요소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사실로 되어 있다. 따라서 아동의 지적 능력이 발달하는 자연의 발달 순서에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동의 준비성을 일찍 확립하고 아동의 지적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은 가정과 학교의 협력에 의한 것이며, 특히 언어를 매개로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아동은 교사나 학부모, 또는 동료 아동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논리의 구조를 익히고 스스로의 지적발달을 증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업방법 측면에서의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는 아동의 사고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브루너가 주장하고 있는 직관적 사고의 중요성은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브루너는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의 상호보완적인 관점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직관적 사고는 분석적 사고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간혹 된다 해도 지극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할 수 있는 문제의 해결을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사고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직관적 사고에 따른 결과를 올바른 것인지 그릇된 것인지 최종적으로는 분석적인 방법에 의해 증명되거나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사고방법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직관적 사고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교사들은 아동이 직관적으로 대답하면 야단을 칠뿐만 아니라 태만한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 직관적 사고를 너무 야단스럽게 금지하면 아마도 아동의 모든 사고를 억제하게 될 것이고, 때로는 꼭 필요한 비약조차 막아 버리게 되는 일도 있게 될 것이다. 이렇듯 아동이 당장에서 바른 해답을 못할 때는 벙어리같이 입을 다물고 있기보다는 무엇이건 직관적인 사고를 통해서 쏟아내는 것들을 모두 수용해주는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상벌에 의해 아동을 다루는 학교제도는 직관적 사고의 사용을 막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도 될 것이다. 직관적 방법은 그릇된 해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직관의 잘못을 어리석은 무지가 저지른 잘못과 구별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민감한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며, 직관작용이 왕성한 아동을 이해해 주고 잘못을 고쳐 줄 수 있는 교사가 아동의 지적 발달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의 제 2장 '구조의 중요성'에서 학습방법으로서 브루너가 시사하고 있는 것은 발견학습 방법이다. 어떤 문제 사태에 부딪쳤을 때 적극적으로 맞서서 이 문제 사태를 타개하고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는 것이 중요하며, 시작할 때부터 이렇게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학습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발견적인 학습태도를 가지고 학습을 할 때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좋은 학습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발견학습 방법에서는, 아동은 외부의 정보를 얻어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여기에 알맞게 정보를 차례 차례로 조직하면서 해결을 향해 나아간다고 한다.
발견학습 방법에서는, 아동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추구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옹고집으로 끈기 있게 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융통성 있는 끈기로 추구를 쌓고 또 쌓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습에 있어서는 물론, 과학자에 있어서도 발견학습 행위는 끈기 있는 노력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왜냐하면 발견이 신기하기만 한 창의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처럼 발견학습이란 대개의 경우 기성의 사태를 재구성하는 것이거나 기존의 여러 요소를 재배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성의 사태나 기존의 여러 요소를 잘 알아서 이것을 다시 구성하거나 배치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발견학습이 가능한 것이다.
성취동기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브루너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내적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내적 동기는 아동이 학습한다는 것 자체에서 그 근원과 보수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러한 내적 동기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그것은 호기심이나 추구하려는 의욕, 이상적인 인물에 대한 동경, 아동간의 상호작용 등이다. 먼저 호기심의 경우 미지를 탐구하고 밝히려는 행위과정 또는 결과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이나 이익 등 외적 보상은 부차적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아동의 탐구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면 교수-학습의 도입단계에서 일상 경험이나 기존에 학습한 내용과 모순되는 상황으로 아동들을 밀어 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식물은 햇빛을 에너지로 하여 엽록소를 촉매로 녹말을 만들고 이것을 양분으로 해서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배운 아동에게 햇빛이나 엽록소가 없이도 살 수 있는 식물이 있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아동의 탐구적인 호기심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
아동의 학습을 살펴보면 상벌도 외적 동기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대개의 경우 기능이 더 좋아지거나 미지를 해명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앞으로 추구하려는 의욕이 솟구쳐서 학습에 노력을 쏟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외적 동기가 별로 의의를 갖지 않으며 활동의 과정이나 결과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아동에게 자기 능력에 자신을 갖게 하는 것도 의욕을 북돋우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기의 능력에 자신을 잃은 아동은 추구의욕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아동을 이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쉬운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쉬운 일을 제대로 끝내는 데서 성공감을 가지게 하고 단계적으로 점차 어려운 일을 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아동은 부모나 교사를 이상의 인물로 생각하고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하는 동경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상인물에의 동경'이 아동의 학습에 중요한 동기가 된다는 점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브루너는 내적 동기의 하나로 아동간의 상호작용을 들고 있다. 아동간의 상호작용을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친구들 집단의 올바른 감각형태, 사고방식, 행동규범을 익혀 가는 것으로 파악한다면, 아동간의 상호작용은 아동에게 큰 즐거움을 주며 학습의 내적 동기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논의거리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은 이해의 측면에서 다소간 논의가 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언급한 바 있지만 브루너가 핵심적 확신이라고 한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기본 전제인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학자들이 하는 것이거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하는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든 지적활동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문제이다. 학자들이 하는 일과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하는 일은 같은 종류의 것이며, 다만 내용의 수준을 달리할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학자들이 하는 일과 다른 것을 가르친다면 그것들은 무엇 때문에 가르치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른 것은 예컨대 물리학의 경우에 물리학의 탐구결과로 얻은 여러 가지 결론에 관하여 교실에서 논의하거나 교과서를 읽는 것이라고 한다. 왜 탐구의 과정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보면서 그것의 결과로 얻은 탐구의 결론은 사소하고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는지 다소 의문스럽다. 브루너 역시 탐구결과를 '중간언어'라는 표현을 써서 논의를 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학문의 탐구결과가 학문의 내용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학문의 탐구를 통해서 얻은 지식(탐구결과)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다시 탐구하고 발견해 나가는 것이며, 그것은 학자들이 탐구한 방법과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과연 모든 교과에 있어서 '지식의 구조'가 있으며, 그것들을 추출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브루너가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지식의 구조'라는 용어는 과학이나 수학과 같이 '기본개념'이나 '탐구과정'이 엄밀하게 체계화되어 있는 교과에 한해서 적용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모든 교과에 지식의 구조가 있는가 하는 질문은, '지식의 구조'라는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 대답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구조를 '학문의 독특한 사고방식'이나 '현상을 보는 안목'이라고 한다면 어떤 교과든지 '지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브루너는 각 교과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지식의 구조를 규명하지도 않았으며 지식의 구조를 어떻게 추출하고 어떻게 조직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도 펴고있지 않다. 따라서 만약 브루너가 제안하고 있는 '지식의 구조'가 학문을 형성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러한 지식의 구조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해서 연구해야 할 것이며, 각 교과에서 일반적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일도 끊임없이 전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Ⅴ. 결 론
지금까지 필자는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이라는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이해의 방법으로 주제별로 제시하고 논의했다. 특히 교육의 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의 구조'의 중요성,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그리고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등을 소개하면서 간략하게 필자의 소견을 제시했으며, 수업 측면과 관련하여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았으며, 내용 이해 측면에서 간단히 논의거리를 제안해 보았다.
결국 각 학문이 독특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핵심적 주제는 '지식의 구조'라고 할 수 있으며, 수업과의 관련에서 보면 학습의 준비성이나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등 많은 주제들이 수업방법 측면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학교교육에서 아동은 학문의 구조, 즉 지식 또는 교과의 구조를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구조는 지적 발달능력에 따라 다양한 수준에서 제공되어야 한다(나선형 교육과정)는 점에서 교육과정의 구성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민용성
Ⅰ. 서 론
교육학을 공부하는, 특히 교육과정을 연구하는 사람들 중에는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이라는 소책자를 한 번쯤 들어보지 않은 이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교육학계에 널리 알려져 있고 지금까지도 많은 교육학도들에 의해 읽혀지고 있다. 필자는 그 동안 제목은 들어 본 적이 있지만 실지로 읽게 된 것은 3년 전 교육과정을 전공할 때였다. 필자는 「The Process of Education」을 읽으면서 역서와 함께 대조하면서 읽었다. 그 당시 이 책을 읽고는 그다지 큰 감동이라든지 지적 희열과 같은 경험을 하지는 않았지만, 지식의 구조라든지 나선형 교육과정, 학습의 준비성 등 필자가 생각하기에 이 책이 나름대로 교육과정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할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인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역서로 이 책을 다시 읽고 난 뒤, 필자는 브루너의 교육과 교육과정에 대한 생각에 많은 공감을 하게 되었다. 물론 필자가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하고 수용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자의 사고와 이해방식으로 충분히 납득이 가는 내용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 책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집약된 형태로 제시가 되어서 그 내용이 함축하고 있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은 서론에 이어 구조의 중요성,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그리고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자는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과 내용을 중심으로 각 장에서 논의하고 있는 것을 파악해보고, 수업 측면과 관련하여 시사점을 찾아보며, 내용 이해 측면에서 다소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논의거리를 제안해 보는 것으로 이 글의 맺음을 하고자 한다.
Ⅱ. 책의 개요
이 책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 '구조(structure)'라는 것은 오늘날 교육학의 상식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교육의 과정」이 대표하고 있는 교육과정의 사조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이라고 한다. 즉 각각의 학문분야(교과)는 그 학문(교과)의 독특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교육과정을 구성할 때는 이러한 기본 구조를 중심으로 조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사람이 교과(학문)의 구조에 대해서 어떤 관점을 취하든지 제기될 수 있는 공통된 질문은 이러한 '구조'라는 것이 도대체 어떤 것인가? 라는 것이다. 첫째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모든 교과(학문)에서 구조를 추출해 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제기될 수 있다. 브루너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문학이나 예술에서 과학이나 수학의 경우처럼 구조를 추출해 낸다는 것이 도대체 가능한 것인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둘째, 구조의 일반성 수준에 관한 문제이다. 예를 들면 '버스' 보다 일반적인 것은 '차량'이고 차량보다 일반적인 것은 '교통수단'이라고 한다면, 구조라는 것이 이 세 가지 위계 중에서 어느 특정한 수준을 의미하는지, 모든 수준을 통틀어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위계조직 자체를 말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수학과 과학 교과 이외의 다른 교과(학문)의 구조를 추출해 내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리고 교과의 구조가 추출되고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 기본적인 구조를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방법이 무엇이며, 구조의 학습을 조장하는 학습조건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의 문제도 여전히 남는다고 볼 수 있다.
브루너는 '구조'와 관련된 것으로서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등 네 가지 측면을 다루고 있다. 그 중에서 먼저 학습의 준비성과 관련하여, 그는 준비성에 관한 종래의 기계적 통념을 부정하고 "어떤 교과든지 지적으로 올바른 형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발달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는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그는 이 가설의 이론적 근거로서 피아제의 지적발달 이론에서 찾고 있다. 즉 아동은 발달단계에 따라 각각 특이한 방법으로 사물을 지각한다는 것이며, 여기서 지적 발달단계는 곧 사물이나 현상의 구조를 파악하는 상이한 방식으로 나타내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이 가설에 비추어 보면, 학습의 준비성이라는 것은 각각의 발달 단계에 특이한 지각방식에 맞게 학습내용의 구조를 표현하는 문제로 귀착된다. 따라서 피아제의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기 등 세 가지 지적발달 단계에 맞는 구조의 세 가지 표현형식을 각각 '작동적 표현', '영상적 표현', '상징적 표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학습의 준비성에 관한 견해는 학문중심교육과정의 기본가정이 되는 "핵심적 확신"에 의존한다고 볼 수 있다. 그 핵심적 확신은,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학자들이 하는 것이거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하는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든 지적활동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것이다. 즉 물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은 바로 '물리학자'이며, 물리학을 배우는 데는 다른 무엇보다도 물리학자들이 하는 일과 똑같은 일을 한다는 것은 곧 물리학자들이 하듯이 물리 현상을 탐구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어린이의 사고를 어른의 사고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같은 내용을 점점 더 높은 수준에서 여러 번 반복해서 제시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이 나선형 교육과정의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에 관한 브루너의 논의는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직관적 사고가 교육의 과정에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는 것은 상식적인 사실이지만, 직관적 사고에 관한 체계적 지식이 없으며, 심지어 직관적 사고가 어떤 것인지조차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다만 직관적 사고에는 다양한 층이 있다는 것과 교육적으로 가치 있는 직관은 소위 '주먹구구'와는 다르다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네 번째 주제는 학습동기에 관한 것이다. 학생들이 배우려는 욕망을 어떻게 하면 자극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브루너의 견해에 따르면,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학습과제 자체에 관한 흥미를 갖도록 하는 것이며, 여기에 비하여 성적이나 그 다음 사회생활의 경쟁에서 얻게되는 이득은 이상적인 학습동기가 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마지막 주제로는 수업활동에 필요한 교구에 관한 것이다. 여기에 대한 브루너의 견해는 수업의 주역이 교구가 아니라 교구를 선정하고 사용할 교사라는 데는 합의하고 있지만, 문제는 교사 자신과 교사가 사용하는 교구 중에서 어느 것에 더 강조를 둘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하고 있다.
1. 구조의 중요성
브루너에 의하면, 한 교과의 교육과정은 그 교과의 구조를 나타내는 일반적인 원리를 가장 깊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며, 해당 학문분야의 폭넓은 기본구조와 관련을 맺지 않은 특수한 사실이나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몇 가지 근본적인 의미에서 비경제적이라고 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그런 방식으로 가르치면 학생들은 이미 학습한 것을 앞으로 당면할 사태에 적용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둘째, 일반적인 원리를 파악하는 데까지 미치지 못하는 학습은 지적인 희열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아무것도 주는 바가 없다. 교과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생들로 하여금 그것이 알 가치가 있는 것임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며, 이것은 다시 학습에서 얻은 지식을 학습 사태 이외의 다른 사태에서도 써먹을 수 있도록 할 때 가능하다. 셋째, 학습에서 얻은 지식을 서로 얽어매는 구조가 없을 때 그 지식은 쉽게 잊혀진다. 서로 단절된 일련의 사실들은 그 기억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한 학문 분야의 기본 구조를 반영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는 데는 그 분야에서 가장 유능한 학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전혀 이루어질 수 없으며, 경험이 많은 현장 교사와 아동발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각 분야의 학자들은 그러한 교육과정을 준비할 수 있다고 한다.
2. 학습의 준비성
대담하면서도 교육과정의 성격을 규명하는데 중요한 가설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교과든지 지적으로 올바른 형식으로 표현하면 어떤 발달단계에 있는 어떤 아동에게도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이다. 이 가설의 이해를 위해서 브루너는 아동의 지적 발달과정에 관한 문제, 학습하는 행위에 관한 문제, 나선형 교육과정에 관한 문제를 들고 있다.
첫째, 지적발달과정에 관한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발달과정을 통하여 아동은 각각의 단계에 독특한 방식으로 세계를 지각하고 설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어떤 특정한 연령층의 아동에게 교과를 가르치는 문제는 곧 그 아동의 지각방식에 맞게 교과의 구조를 표현하는 문제이다. 즉 교과의 구조를 아동의 지각방식에 맞도록 번역하는 문제인 것이다. 알고 있다시피 삐아제의 지적 발달 단계는 전조작적 단계, 구체적 조작 단계, 형식적 조작 단계 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단계에 맞는 브루너의 표현형식은 각각 '작동적 표현', '영상적 표현', '상징적 표현' 등으로 제시하고 있다.
둘째, 교과를 학습할 때는 세 가지의 과정이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첫째 과정은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이다. 학습의 둘째 과정은 변형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것은 획득한 지식을 새로운 문제사태에 들어맞도록 조직하는 과정이다. 학습의 셋째 과정은 평가의 과정, 즉 우리가 지식을 다룬 방법이 그 문제 사태에 비추어 적합한가를 점검하는 과정이다.
탐구학습의 의미는 '지식의 구조'에 비추어 비로소 올바르게 파악된다고 할 수 있다. 즉 지식의 구조는 무엇이며 그것을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어떤 수업방법이 필연적으로 요구되는가 하는 점을 고려하여 탐구학습의 의미를 규정해야 한다. 탐구학습이나 발견학습은 교육의 내용은 학문의 내적 체계라는 명백한 인식과 더불어 학습자의 자발적 참여라는 오래된 교육원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한다.
셋째, 교육과정의 조직을 어떻게 하는 것이 기본 구조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겠는가의 문제는 나선형 교육과정으로 귀착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브루너는 어떤 연령에 도달했을 때 어떤 내용을 어떤 자료를 이용하여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계속해서 연구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예를 들어 과학의 경우 만약 수, 측정, 확률 등에 대한 이해가 과학을 공부하는 데 필수적으로 중요하다면, 이런 주제는 아동의 사고방식에 맞게, 되도록 지적으로 올바르게, 또 일찍부터 가르치기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한 학문의 개념이나 원리, 또는 태도, 사고방법 등이 학생의 발달단계가 높아짐에 따라 그 지적 성격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점점 세련된 형태로 가르쳐지도록 계획된 교육과정을 교육의 과정에서는 "나선형 교육과정"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있다.
3.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브루너는 지식의 획득과 보존을 확실하게 하기 위하여 분석적 사고와 더불어 직관적 사고의 중요성을 제안하고 있다. 분석적 사고는 대개의 경우 한 때에 한 단계씩 진전하는 것으로, 그 단계는 명백히 드러나는 것이며 이러한 사고를 하는 사람은 자신이 어떤 내용의 지식을 어떤 방법으로 다루었는지를 제삼자에게 충분히 기술할 수 있다. 여기에 비하여 직관적 사고는 보통 면밀하고 명백히 계획된 단계를 따라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문제 사태의 포괄적인 지각을 기초로 하여 전개되며, 직관적 사고를 하는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쳐서 그렇게 했는지 모르게 문제를 해결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가 서로 상부상조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직관적 사고를 통하여 흔히 분석적 사고로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이렇게 직관적 방법으로 얻은 해답은 하나의 가설로서 존중되어야 하며 분석적 방법으로 다시 검증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브루너는 이러한 직관적 사고를 훈련을 통하여 기를 수 있으며, 그 방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으나 사실은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4. 학습동기
브루너는 학습동기에 대한 몇 가지 잠정적인 제안으로, 학습내용에 대한 내재적 흥미를 북돋우는 것, 학생들에게 '발견의 희열'을 느끼도록 하는 것, 가르치려는 내용을 아동의 사고방식에 알맞도록 '번역'하는 것 등을 들고 있다. 즉 이러한 것들은 모두 학습내용에 대한 아동의 흥미를 개발하기 위한 것이며, 그와 함께 지적 활동 일반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가치관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다. 브루너는 먹이나 상, 벌 등의 외적 보상을 알맞은 시기에 순서 있게 부여하면 바람직한 학습행위가 효과적으로 발생한다는 외적동기설에 맞서서 내적 동기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그는 학습의 동기는 객관식 위주의 평가 특징인 아동의 수동성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계획되어야 하며, 될 수 있는 대로 학습내용에 대한 내재적 흥미의 기초 위에서 유발되어야 하며, 또한 폭넓고 다양하게 표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5. 교구
브루너는 수업에서 사용되는 교구로서, 첫째 영화나 텔레비전, 녹음기 마이크로 필름 등을 이용하여 학교에서 구할 수 없는 자료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기 위하여 사용되는 것이 있으며(간접적 경험의 교구), 둘째 학생들로 하여금 한 현상의 내면에 숨어있는 구조를 파악하도록 도와주는 교구가 있으며(잘 계획된 실험이나 교사의 시범), 셋째 학생들로 하여금 사물의 개념구조를 느끼도록 하는데 사용되는 교구(계열화된 프로그램)가 있다고 제안한다.
교사가 사용하는 교구는 학생들의 경험범위를 확장하고, 학생들의 학습내용에 내재해 있는 구조를 이해하도록 도와주며, 학습내용의 중요성을 극적으로 강조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또한 교사들의 부담을 다소간 덜어주는 교구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교구들을 하나의 체계 속에서 서로 조화 있게 사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있다고 한다.
브루너는 결국 지식의 전달자로서, 학문의 모범으로서, 동일시 모형으로서의 교사의 과업은 경험의 폭을 넓히고 그 경험을 명료화하며 그 경험에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여러 가지 교구를 잘 활용함으로써 훨씬 효과적으로 완수될 수 있음을 주장하고 있다.
6.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이 장에서는 교육의 과정을 발표한 후 10년이 지난 뒤에 교육뿐만 아니라 미국사회변화에 대한 포괄적인 반성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 논하고 있다. 그런데 브루너는 인종차별, 빈곤 등 전반적인 사회제도, 정치제도에 대한 회의와 개혁에 대한 생각을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교육문제에 있어 교육은 장래를 보장해주기도 하며 그럼으로써 다른 사람을 밀어버린다는 점에서 정치적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과정에서 그토록 중요성을 주장했던 각 학문의 구조에 대한 강조를 줄이고 당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와의 관련에서 교육과정을 다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이 책의 전반적인 흐름과는 상반된다는 점에서 다소간 논의의 문제로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Ⅲ. 수업 측면에 대한 고려
이 책의 제 3장에 나오는 '학습의 준비성'은 수업과 관련하여 다른 주제보다도 더 의미 있는 주제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6 더하기 3과 같은 단순한 덧셈은 대개 6-7세의 아동이 준비성을 가지고 있으며 21 더하기 37과 같은 두 자릿수 덧셈은 7-8세의 아동이 준비성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학습준비성의 시기가 빗나가 버리면 학습자는 응분의 노력을 기울여도 낮은 학습 효과밖에 얻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어떤 교재에 대하여 그 학습준비성의 알맞은 시기를 잘 고려하여 학습을 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인 수업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준비성이란 교재를 아동의 나이에 알맞게 결합한다는 말이기도 하며, 아동의 지적 발달 단계에 맞는 수준을 고려하여 교과(내용)를 적절하게 재구성해야 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아동의 자연스러운 지적 발달 과정에 교재를 맞추어서 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본다면 학습의 준비성이야말로 아동 중심의 현대 교육사상의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아동의 지적 발달은 시계가 움직이는 것처럼 규칙적인 과정을 밟는 것은 아니다. 아동의 지적 발달은 학교의 환경적 요소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 사실로 되어 있다. 따라서 아동의 지적 능력이 발달하는 자연의 발달 순서에 맹목적으로 따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아동의 준비성을 일찍 확립하고 아동의 지적발달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인은 가정과 학교의 협력에 의한 것이며, 특히 언어를 매개로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아동은 교사나 학부모, 또는 동료 아동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논리의 구조를 익히고 스스로의 지적발달을 증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수업방법 측면에서의 고려해야 할 중요한 내용 중의 하나는 아동의 사고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브루너가 주장하고 있는 직관적 사고의 중요성은 이 시점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한다. 브루너는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의 상호보완적인 관점을 인식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밝히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직관적 사고는 분석적 사고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간혹 된다 해도 지극히 오랜 시간을 들여야만 할 수 있는 문제의 해결을 순간적으로 할 수 있는 사고방법을 의미한다. 이러한 직관적 사고에 따른 결과를 올바른 것인지 그릇된 것인지 최종적으로는 분석적인 방법에 의해 증명되거나 확인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두 가지 사고방법은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직관적 사고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교사들은 아동이 직관적으로 대답하면 야단을 칠뿐만 아니라 태만한 것으로 생각하기가 쉽다는 점에서 문제가 있다. 그런데 이 직관적 사고를 너무 야단스럽게 금지하면 아마도 아동의 모든 사고를 억제하게 될 것이고, 때로는 꼭 필요한 비약조차 막아 버리게 되는 일도 있게 될 것이다. 이렇듯 아동이 당장에서 바른 해답을 못할 때는 벙어리같이 입을 다물고 있기보다는 무엇이건 직관적인 사고를 통해서 쏟아내는 것들을 모두 수용해주는 교사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문제와 관련하여, 상벌에 의해 아동을 다루는 학교제도는 직관적 사고의 사용을 막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도 될 것이다. 직관적 방법은 그릇된 해답을 이끌어낼 수 있다. 직관의 잘못을 어리석은 무지가 저지른 잘못과 구별하기 위해서는 교사의 민감한 전문적 판단이 필요하며, 직관작용이 왕성한 아동을 이해해 주고 잘못을 고쳐 줄 수 있는 교사가 아동의 지적 발달에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책의 제 2장 '구조의 중요성'에서 학습방법으로서 브루너가 시사하고 있는 것은 발견학습 방법이다. 어떤 문제 사태에 부딪쳤을 때 적극적으로 맞서서 이 문제 사태를 타개하고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는 것이 중요하며, 시작할 때부터 이렇게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학습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즉 발견적인 학습태도를 가지고 학습을 할 때 적절한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으며, 좋은 학습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발견학습 방법에서는, 아동은 외부의 정보를 얻어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또한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고려하면서 여기에 알맞게 정보를 차례 차례로 조직하면서 해결을 향해 나아간다고 한다.
발견학습 방법에서는, 아동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끊임없이 문제를 추구한다. 그러나 무턱대고 옹고집으로 끈기 있게 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융통성 있는 끈기로 추구를 쌓고 또 쌓고 하는 것이라고 한다. 학습에 있어서는 물론, 과학자에 있어서도 발견학습 행위는 끈기 있는 노력의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왜냐하면 발견이 신기하기만 한 창의는 드물기 때문이다. 이처럼 발견학습이란 대개의 경우 기성의 사태를 재구성하는 것이거나 기존의 여러 요소를 재배치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성의 사태나 기존의 여러 요소를 잘 알아서 이것을 다시 구성하거나 배치하려는 노력의 결과로 발견학습이 가능한 것이다.
성취동기는 내적 동기와 외적 동기로 구분할 수 있는데, 브루너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내적 동기라고 할 수 있다. 내적 동기는 아동이 학습한다는 것 자체에서 그 근원과 보수를 찾아내고자 한다. 이러한 내적 동기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다. 그것은 호기심이나 추구하려는 의욕, 이상적인 인물에 대한 동경, 아동간의 상호작용 등이다. 먼저 호기심의 경우 미지를 탐구하고 밝히려는 행위과정 또는 결과가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안겨준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칭찬이나 이익 등 외적 보상은 부차적 의미밖에 갖지 못한다고 볼 수 있다. 아동의 탐구적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려면 교수-학습의 도입단계에서 일상 경험이나 기존에 학습한 내용과 모순되는 상황으로 아동들을 밀어 넣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식물은 햇빛을 에너지로 하여 엽록소를 촉매로 녹말을 만들고 이것을 양분으로 해서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배운 아동에게 햇빛이나 엽록소가 없이도 살 수 있는 식물이 있다는 것을 제시함으로써 아동의 탐구적인 호기심을 크게 자극할 수 있다.
아동의 학습을 살펴보면 상벌도 외적 동기를 바탕으로 한 경우가 더러 있지만, 대개의 경우 기능이 더 좋아지거나 미지를 해명하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앞으로 추구하려는 의욕이 솟구쳐서 학습에 노력을 쏟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외적 동기가 별로 의의를 갖지 않으며 활동의 과정이나 결과 자체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 아동에게 자기 능력에 자신을 갖게 하는 것도 의욕을 북돋우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자기의 능력에 자신을 잃은 아동은 추구의욕도 잃어버리게 된다. 이런 아동을 이끌어 올리기 위해서는 쉬운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쉬운 일을 제대로 끝내는 데서 성공감을 가지게 하고 단계적으로 점차 어려운 일을 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아동은 부모나 교사를 이상의 인물로 생각하고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하는 동경을 갖는 경우가 많다. '이상인물에의 동경'이 아동의 학습에 중요한 동기가 된다는 점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브루너는 내적 동기의 하나로 아동간의 상호작용을 들고 있다. 아동간의 상호작용을 친구들과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친구들 집단의 올바른 감각형태, 사고방식, 행동규범을 익혀 가는 것으로 파악한다면, 아동간의 상호작용은 아동에게 큰 즐거움을 주며 학습의 내적 동기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Ⅳ. 논의거리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은 이해의 측면에서 다소간 논의가 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언급한 바 있지만 브루너가 핵심적 확신이라고 한 학문중심 교육과정의 기본 전제인 "지식의 최전선에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 내는 학자들이 하는 것이거나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하는 것이거나를 막론하고 모든 지적활동은 근본적으로 동일하다."는 문제이다. 학자들이 하는 일과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하는 일은 같은 종류의 것이며, 다만 내용의 수준을 달리할 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학자들이 하는 일과 다른 것을 가르친다면 그것들은 무엇 때문에 가르치는지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다른 것은 예컨대 물리학의 경우에 물리학의 탐구결과로 얻은 여러 가지 결론에 관하여 교실에서 논의하거나 교과서를 읽는 것이라고 한다. 왜 탐구의 과정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으로 보면서 그것의 결과로 얻은 탐구의 결론은 사소하고 부차적인 것으로 치부해버리는지 다소 의문스럽다. 브루너 역시 탐구결과를 '중간언어'라는 표현을 써서 논의를 하고 있는데, 과연 어떤 학문의 탐구결과가 학문의 내용으로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학문의 탐구를 통해서 얻은 지식(탐구결과)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다시 탐구하고 발견해 나가는 것이며, 그것은 학자들이 탐구한 방법과 절차를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둘째, 과연 모든 교과에 있어서 '지식의 구조'가 있으며, 그것들을 추출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브루너가 제시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지식의 구조'라는 용어는 과학이나 수학과 같이 '기본개념'이나 '탐구과정'이 엄밀하게 체계화되어 있는 교과에 한해서 적용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모든 교과에 지식의 구조가 있는가 하는 질문은, '지식의 구조'라는 용어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그 대답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구조를 '학문의 독특한 사고방식'이나 '현상을 보는 안목'이라고 한다면 어떤 교과든지 '지식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브루너는 각 교과에 대해서 체계적으로 지식의 구조를 규명하지도 않았으며 지식의 구조를 어떻게 추출하고 어떻게 조직해야 한다는 식의 논리도 펴고있지 않다. 따라서 만약 브루너가 제안하고 있는 '지식의 구조'가 학문을 형성하는 핵심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면, 이러한 지식의 구조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해서 연구해야 할 것이며, 각 교과에서 일반적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일도 끊임없이 전개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Ⅴ. 결 론
지금까지 필자는 브루너의 「교육의 과정」이라는 책의 내용을 중심으로 전반적인 이해의 방법으로 주제별로 제시하고 논의했다. 특히 교육의 과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지식의 구조'의 중요성, 학습의 준비성,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그리고 「교육의 과정」의 재음미 등을 소개하면서 간략하게 필자의 소견을 제시했으며, 수업 측면과 관련하여 이 책이 주는 시사점을 찾아보았으며, 내용 이해 측면에서 간단히 논의거리를 제안해 보았다.
결국 각 학문이 독특한 기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핵심적 주제는 '지식의 구조'라고 할 수 있으며, 수업과의 관련에서 보면 학습의 준비성이나 직관적 사고와 분석적 사고, 학습동기, 교구 등 많은 주제들이 수업방법 측면에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학교교육에서 아동은 학문의 구조, 즉 지식 또는 교과의 구조를 배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구조는 지적 발달능력에 따라 다양한 수준에서 제공되어야 한다(나선형 교육과정)는 점에서 교육과정의 구성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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