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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란 무엇인가?

고대인과 개와의 관계 시작은 과연 언제부터 어떻게?

작성자김광식|작성시간09.06.10|조회수53 목록 댓글 0

고대인, 고대의 아기 늑대를 데려오다.

 

 1973년 노벨상을 수상한 콘래드 로렌즈 (Konrad Lorenz)의 "사람, 개와 만나다(Man Meets Dog)"에는 석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사람과 개와의 관계를 그리고 있습니다. 시작은, 심심한 원시인 어린이가 개와 비슷한 야생동물의 굴에 몰래 들어가 그 굴에서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 왔을지도 모릅니다. "아빠, 얘가 계속 나를 따라와서 어쩔 수 없었어!" 처음에 아빠는 안 된다고 했지만 어린 아이의 투정을 받아들여 결국은 허락해 주어, 강아지는 사람의 집에 눌러 살게 됩니다. 이것이 인간과 개와의 유대관계에 시작입니다.


 어쩌면 어른 원시인이 늑대와 비슷한 동물을 죽이고 그 새끼를 장래의 식재료로서 집에 데려왔는데, 먹기 전에 어린이들의 귀여움을 받았을지도 모릅니다. 이와 같이 원시인이 야생 늑대 새끼를 능숙하게 기르게 된 것이 가축화의 시작이라고도 말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가설은 꼭 상상속의 것만은 아닙니다.


고대 늑대와 닮은 동물, 고대인과 공존하다.

 

 오메가 늑대 (무리의 최하위 늑대)는 무리의 희생자였습니다. 그들은 괴롭힘을 당하고, 먹는 것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룹의 의식에 참가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고 무리와 함께 쉴 수도 없었고 하물며 번식하는 것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오메가 늑대는 무리에서 쫓겨나 달리 받아줄 무리를 발견하지 못한 나머지 고독한 생활을 연명해야 했습니다.


 오메가 늑대가 인간의 주거지 근처에서 “방황하기”를 허락받은 것이 아마도 최초의 계기가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낮은 지위였기 때문에 원래부터 복종적인 태도가 강해 사람으로부터 받아들여지기가 수월하였을 겁니다. 혹은 무리로부터 쫓겨나 쇠약해지고 상처를 입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냥보다는 사람이 남긴 쓰레기에 의지했던 것은 아닐까요. 이렇게 하여 그들은 사육되기 시작했습니다.


 사육된 동물이란 접근해도 도망가지 않을 정도로 인간이란 존재에 익숙해져 있지만 타고난 야생충동은 유지되고 있다고 정의됩니다. 인류가 이러한 동물을 받아들인 것은 그들이 쓰레기를 처리하고, 집단 전체에 위험을 알리는데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레이몬드 코핑거 박사 (Dr. Raymond Coppinger)는 저서 “DOGS” (Prentiss Hall 2001)에서 이런 동물이 “집락견 (Village dog)”이 되어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코핑거 박사의 가설에 의하면 그들은 인간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야생은 아니며, 하지만 인류 또한 의도적으로 그들을 가축화한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가축화란 사람의 손에 의해 몇 세대에 걸친 품종개량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쓰레기장에서 사람과 관계없는 들개를 보았다고 합시다. 우리들은 그들을 고아가 되었거나, 버려진 가정견의 번식 결과로 생긴 잡종견이라고 생각하겠지요. 그러나 시간을 수천 년 전으로 돌려 보십시오. 현재는 순혈종인 개라도 처음에는 가축화되지 않았던 집락견의 자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하튼 현시점에서 이미 고대와는 별개의 동물인 개는 자연계보다도 인간사회에서 꿋꿋하게 살아가는 특성을 가지면서 진화해 왔습니다. 현대의 개는 이미 사람을 경계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위협하는,  공포스러운 존재일 필요는 없어졌습니다. 사람과 살아가려면 주변의 작은 동물을 쫓아가 죽이거나 하지 않고 보다 온순하고 고분고분해짐으로 인간사회에 순응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습니다.  


 1970년대에 러시아의 디미트리 베르야프(Dimitri Belyaev)는 여우 목장에서 유명한 연구를 하였습니다. 이 목장에서는 우선 야생 여우를 포획하여 그것을 번식했지만, 80년 정도 경과하면서 여우가 사람에게 어느 정도 길들여지게 되었습니다(인간이 접근할 때 나타내는 도피나 투쟁의 역치가 야생의 여우에 비해 높아졌습니다). 그래도 여우를 다루는 것은 대단히 어렵고 위험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목장에서는 작업원이 취급하기 쉬운 정도까지 길들여진 여우를 번식하는 것이 과제가 되었습니다. 도피나 투쟁행동을 최소한만 보이는 여우만을 번식하게 한 것입니다. 그러자 18세대 째에는 취급하기 쉬운 여우개체군이 만들어졌지만, 놀랄만한 것은 용모까지 변화가 나타난 것 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모색에는 파이볼드색 (핀트색이라고도 하는 백색과 검은색이 뒤섞인 색. 모피로서는 최악의 모색)이 나타나고 귀는 꺾였고 (반듯이 서있는 귀에 비교하여), 꼬리는 감기며 위치도 낮아졌습니다. 즉 그들은 “귀엽게” 변한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개가 늑대에서 가축화된 때 일어난 일과 같은 변화라고 추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초기의 개는 아기 같은 동작이나 외견의 귀여움에서 선택되어 왔을 것입니다. 이들 동작과 용모의 특질은 상호배타적이지 않다는 것이 이 러시아 연구에 의해 증명되었습니다. 신체적 특징을 선택하면 행동의 변화도 동시에 나타나고, 특정의 행동을 선택하려고 하면 똑같이 신체적 변화도 동반합니다. 디미트리 베르야프가 연구한 여우의 경우, 인간에게 다루어지는 것을 허용하는 능력과 귀여운 용모가 연관된 것입니다.


 어떤 종의 동물이라도 어린 동물은 사람의 양육본능을 자극하는 것 같습니다. “귀여움의 요소”인 머리 사이즈에 비해 큰 눈, 또 동그랗고 “연약한” 특징은 유형성숙의 특징입니다. 이러한 아기의 이미지는 어른으로 하여금 돌보고자하는 충동을 부추긴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개도, 무리에서 자급자족 생활을 하던 동물이 인간에게 의존하게 되는 과정에서 어린 아이와 같은 신체적 특징과 행동상의 특징이 사람에게 선택되고, 그런 특징을 다 자란 성견이 되어서도 많이 유지하고 있도록 되었을 것입니다. 이러한 귀여운 용모와 놀기 좋아하는 습성에 의해 개는 사람에게 사랑받도록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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