志之立 知之明 行之篤 皆在我耳
지지립 지지명 행지독 개재아이
뜻을 세우는 것과 밝게 아는 것과 독실하게 행하는 것 모두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 이이(李珥, 1536~1584)『율곡전서(栗谷全書)』 권27 「격몽요결(擊蒙要訣)」, 제1장 입지
... 『격몽요결』은 율곡 이이가 초학자들에게 학문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저술한 책이다. 율곡은 학문은 특별한 게 아니라 부모, 자녀, 부부, 형제 등 일상에서 마땅히 해야 할 바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격몽은 몽매한 것을 물리치고, 실천을 목적으로 한다. 율곡은 서문에서 “但不學之人 心地茅塞 識見茫昧(단불학지인 심지모색 식견망매)”이라고 말했다. 心地는 마음이 온갖 생각의 터전이 되는데, 학문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꽉 막혀 식견이 좁다는 의미다.
인용된 글은 『격몽요결』에서 발췌한 문장이다. “志之立 知之明 行之篤 皆在我耳(지지립 지지명 행지독 개재아이)”에서 생각의 터전을 일구는 방법을 발견할 수 있다. “뜻을 세우는 것, 밝게 아는 것, 독실하게 행하는 것 모두가 나 자신에게 달려있다.” 휘몰아치는 열풍에 무작정 나를 내던지기보다 나를 바로 세울 것을 권한다. 세상은 급변했는데도 이치는 명료하고 유효하다. 그때나 지금이나 흔들리는 건 나의 마음과 행동. 이것만이 그대로다. 타인과 나를 저울질하기보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가늠하는 것. 당연한 말일수록 외면받기 쉽지만, 때론 그 단순한 말은 자욱한 안개 속 같은 삶에서 우리를 일으켜 세우는 이정표와 같다.
- 글쓴이방연주
희망제작소
한국고전번역원, 고전 명구, 2023.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