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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보석 찾기

[논술]대중사회와 대중문화

작성자김동석|작성시간12.07.21|조회수31 목록 댓글 0

대중사회와 대중문화

 

 

1. 대중사회

대중 매체가 사회에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민주주의 초기의 기대는 엇나가게 됩니다. 자유롭고 평등한 인민이 주권을 행사하는 국가가 아니라 대중매체의 선동에 무비판적으로 흔들리는 대중으로 구성된 대중 사회가 성립하게 된 것이죠. 대중 사회는 형식적으로는 대중이 주인으로 모든 제도가 대중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대중은 비판과 참여의식을 상실하여 사회제도를 제대로 제어하고 있지 못합니다. 일종의 민주주의의 역설이 발생하게 된 것이죠. 20세기 후반부터 많은 학자들은 대중사회에서 개인들의 우둔함과 인간소외를 비판해 왔습니다.

 

 

2. 대중문화(Mass Culture)

 

대중문화란 대중 사회에서 대중 매체를 통해 유포되는 문화적 생산물들, 그리고 그것이 구성하는 문화를 의미합니다. 대준문화는 역사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게 된 최초의 문화형태입니다. 산업 혁명과 시민 혁명 이전의 사회에서는 대중적인 문화생활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죠. 물론 대중문화라고 할 만한 것이 없었던 것이지 문화 자체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지배층이 향유한 고급문화와 일반 사람들이 즐기는 민중문화가 별개로 존재했죠. 유럽의 귀족들과 왕실에서 즐긴 클래식 음악이나 오페라 들이 전형적인 고급문화입니다. 서민들은 이것을 전혀 공유하지 못했습니다. 민중문화로는 우리나라의 조선시대 광대놀이나 남사당패들의 문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누리긴 했지만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에 모인 사람들만이 즐길 수 있었죠. 또한 지배층은 민중문화를 일반 서민들이 즐기는 것이라고 하여 함께 향유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생활수준의 향상 및 대중매체의 발달을 기반으로 형성된 20세기 후반에 와서야 비로소 오늘날과 같은 대중 문화가 생겨났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나 나이키 운동화를 통해 전 인류가 비슷한 감흥을 가지고 공유하게 된 것이죠.

 

 

생각해볼 문제

 

1) 대중문화의 정의를 내린 뒤 대중문화의 기능에 대해 설명하시오.

 

 

2) CF, 영화, 음악, 뮤지컬 등 대중문화가 문화산업에 의해 생산되고 소비되는 상품으로 전락하면서 발생된 문제점과 폐단을 서술하시오.

 

 

3) 미디어의 발전으로 인해 대중문화는 획일화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오히려 더 다양해질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어느 한 쪽의 주장을 선택하여 타당한 근거를 들어 논술하시오.

 

 

4) 한국 영화 산업을 살리기 위해 스크린퀴터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연관하여 이 주장의 타당성에 대해 평가하시오.

 

 

 

 

 

3. 대중문화의 긍정적인 면

우리는 ‘대중문화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영화나 음악뿐만 아니라 드라마나 광고, 인터넷을 통해서도 대중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우리는 대중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으며 살아갑니다. 최근 사람들의 문화 수준이 향상되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 대중문화가 이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죠.

 

■ 모든 사람이 향유 가능

대중문화가 보급되면서 모든 사람들이 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대중문화의 의미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죠. 현대 사회의 문화를 이끌어 나가는 주체는 대중이라고 할 수 있는데, 대중이란 특정한 계급이나 집단으로 통합되어 있지 않은 사람들을 뜻합니다. 대중문화란 바로 불특정 다수인 대중에 의해 탄생하고 향유되는 표준적인 문화 형태를 말합니다. 즉 다수의 사람이, 특별한 교육을 받거나 경제적 능력을 갖추지 않고도 향유할 수 있는 문화라는 것입니다. 영화를 보거나 가요를 들을 때 특별한 지식을 갖춘 사람만이 이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죠. 대중문화는 특정 계급에게만 선택적으로 주어진 권리가 아니기 때문에 누구나 대중문화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 엘리트문화의 대중화에 기여

대중문화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문화의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소수 엘리트들만 향유하던 고급 문화를 대중에게 소개하면서 자유와 평등을 확대시켜 주었습니다. 특권층만을 위해 존재했던 엘리트문화는 대중문화가 문화의 주축으로 부상하자 기존의 범주에서 탈피하게 되었고, 대중을 위해 존재하는 대중문화 속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소수 상류 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엘리트문화와 일반 대중이 향유하는 문화 사이에는 괴리감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중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대중매체를 통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커지면서 엘리트문화와 일반 문화 사이의 거리가 줄어들게 되었죠. 다시 말해서 자신이 향유하고 싶은 문화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것이며,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선택할 권리를 가지게 된 것입니다. 누구나 흔히 볼 수 있는 텔레비전에서부터 대표적인 엘리트문화였던 오페라나 뮤지컬 등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기호에 따라 볼 수 있게 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문화발전에 기여

대중문화는 불특정 다수가 향유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매김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다채롭게 접목시켜 문화발전에 기여하였습니다. 문화는 다양성을 지니고 있어서 지역이나 계층, 성별 등 여러 환경적 요인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띱니다. 고유한 화가 다른 문화와 만나게 되면 새로운 문화가 창조되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대중문화는 다양한 문화가 접목된 형태로 나타나게 되고, 기존의 문화들이 단순하게 섞여있는 차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과게 한국에서는 서구 문물의 도입과 더불어 그들의 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모방문화가 대두되었습니다. 의복에서부터 음식, 주거 문화 등 많은 부분에서 남의 문화를 그대로 흉내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군사정권이 물러나고 민주주의가 자리잡기 시작한 1990년대에는 풍자문화가 유행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넷이 발달하자 모방문화와 풍자문화가 통합되어 새로운 문화가 등장하였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각종 포스터나 광고, 카툰을 편집, 배포하는 정치 패러디 문화가 나타난 것이죠. 사람들은 패러디 문화를 이용하여 정치계를 비판하고 사건의 본질이나 진상을 꼬집어 말함으로써 진실을 알렸습니다. 이처럼 대중문화는 전반적인 문화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교육적 기능을 수행합니다.

 

■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 기능

대중 문화는 문화 창조 과정에 대중이 폭넓게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을 지닙니다. 대중은 작품에 반응을 보임으로써 창조자의 다음 창조 과정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때 대중의 의식이나 요구가 대중문화의 창조자를 통해 대중문화에 반영됩니다. 또한 오늘날에는 대중매체의 발달에 따라 대중문화의 창조 과정에 대중이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 말 프랑스의 가난한 뒷골목 젊은이들에 의해 시작된 야마카시를 그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이들은 처음엔 단순히 장비 없이 건물을 뛰어다니다가 점차 고난도의 기술을 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어 동호회를 통해 널리 확산되면서 대중문화로 부상하게 되었고 현재는 영화의소재로도 사용되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스포츠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실 이러한 가능성은 이미 우리의 전통 예술인 마당극을 통해 확인된 바 있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대중과 호흡하면서 반응을 끌어내고 즉흥적으로 그 반응을 극의 전개에 삽입하는 마당극은 언제, 어디서, 어떤 대중과 만나느냐에 따라 변화무쌍하게 진행되면서 극 자체를 더욱 풍부하게 살찌울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당극은 대중이 가진 창조적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는 형식과 방법만 있다면 다양한 문화가 생성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4. 대중문화의 부정적인 면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대중문화를 접하지 않고 하루를 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만큼, 대중문화는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중문화는 다수의 대중이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하는 반면, 다수의 사람들이 같은 문화를 접하게 되어 부정적인 측면도 발생합니다. 문화를 통해 대중을 통제하거나 상업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사람들은 이런 문화를 접합으로써 현실에서 멀어지기도 합니다.

 

■ 사람들의 의식 획일화

대중문화의 부정적 면으로는 우선, 사람들의 의식 획일화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대중 문화에 의한 의식 획일화는 두 가지 요인으로 발생합니다. 첫째, 사람들이 대중문화를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대중문화의 주축을 담당하고 있는 미디어산업은 소수의 사람에 의해 독점되고 있습니다. 소수에게 독점된 미디어 산업은, 그들의 입장에 맞게 정보가 부풀려지기고 하고, 축소되기도 합니다. 대중사회의 대중은 각종 정보에 민감하긴 하지만, 정보를 스스로 선택하기 보다는 일방적으로 수용하게 됩니다. 대중에게 익숙한 미디어는 누구나 접하기 쉽고 별다를 교육이나 사전 준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아무런 준비 없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미디어를 쥐고 있는 거대 기업이 대량으로 만들어낸 문화를 대중이 여과없이 받아들이게 된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둘째, 대중문화는 대중을 통제하고 조종할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의식을 획일화시킬 수 있습니다. 미디어 산업도 경제 주체의 하나이므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합니다. 미디어 업게는 일부 이해 관계가 사회 전체의 문제인 양 크게 부풀려 대중의 생각을 변화시키려고 합니다. 최근 국제 시강 개방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교육이나 노동 시장 개방 문제보다 영화산업의 스크린 쿼터제가 더 큰 문제로 인식되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미디어 업계세서는 정치적 권력과 영합하기도 하는데, 지배계급의 가치와 이데올로기 등을 대중 문화 속에 침투시켜 대중의 생각을 바꾸려고 하기도 합니다. 80년대 국부독재 때 국위선양 이데올로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영화관에서 애국가를 틀던 예는 정치적 권력과 쉽게 영합하는 대중문화의 속성을 잘 보여 줍니다.

 

■ 지나친 상업화

대중문화의 또 다른 부정적 측면으로 지나친 상업화 현상을 들 수 있습니다. 대중문화를 움켜쥔 기업들은 일반적으로 회사의 상품이나 이미지를 대중문화에 실어 보냄으로써 전략적으로 광고 효과를 추구합니다.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한 상품이 쉽게 사람들의 인기를 얻는 것을 보면 대중문화를 통한 광고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죠. 예컨대 지난 월드컵 기간 동안 형성되었던 전국적인 응원문화는 출발 당시에는 대중의 자발성에 기초하고 있었습니다. 대중은 누구의 통제와 지도도 받지 않고 자기들만의 응원ㅁ 화와 거리의질서를 창조해냈죠. 그런데 이처럼 자발적으로 형성된 응원 문화에 편승하여 이를 자신들의 홍보 전략 도구로 차용한 몇몇 기업들은 대중문화의 역동성과 자발성을 상업성으로 바꿔 놓았습니다. 이로 인해 2006년 월드컵 거리응원은 2002년과는 리 대기업들에 의해 상당 부분 상업화되고 말았습니다. 결국 기업의 상업화로 인해 대중문화가 처음의 의도와 달리 변질된 것입니다. 이처럼 상업성을 지나치게 강조될 경우 문화 본래의 모습을 잃을 위험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지나친 대중문화의 상업화의 문화 발전에 걸림돌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대중문화가 문화의 질적 하락을 야기한다는 것이죠. 대중문화가 상업화되면서 오로지 대중의 취향에만 맞추다 보니 자극적인 저질 문화가 양산되고 있습니다. 영화에 내용 전개상 굳이 필요하지 않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집어넣는 경우도 많고,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연예인 신변잡기를 다루는 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도 합니다.

최근 드라마나 영화 등은 조직폭력배들의 애환이나 깊이 없는 남녀 애정 관계를 주요 소재로 삼기 일쑤입니다. 보편적인 대중의 생활이나 정서와 유리된, 자극적이고 시선을 끌기 쉬운 폭력과 향락, 오락 등이 일반적으로 대중문화의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죠. 대중문화가 수준 높은 문화를 확대,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문화의 하향 평준화를 유도한다는 것이죠.

 

■ 현실로부터의 도피 유도

마지막으로 대중문화는 순간적이고 쾌락적인 내용을 제공하여 대중이 그것에 탐닉하게 하여 현실을 외면하도록 부추깁니다. 미국사회에는 시민들이 3S(Screen, Sports, Sex)에 심취함으로써 현실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이 저하되고 자본주의의 쾌락적인 면에만 빠져든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죠. 대중문화는 대중의 실생활을 바탕으로 그들의 희로애락을, 나아가서 그들의 사회의식과 문화의식을 반영해야 합니다. 하지만 대중문화는 스포츠나 연예 등을 보다 집중적으로 대중에게 제공함으로써 대중이 현실의 문제들을 망각하도록 만듭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현실 비판의식이 점차 사라지고 정치적 무관심 등과 같은 부정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5. 바람직한 대중문화를 위해 필요한 것

 

대중문화가 부정적인 모습을 지닌다고 해서 대중문화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에게 아무 제약 없이 폭넓은 문화를 향유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대중문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죠. 그보다는 대중문화의 부정적인 면을 보완하여 대중문화가 바람직한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 대중에 의한 문화 창조와 문화다양성의 보장

먼저 대중이 단순히 대중문화의 수용자로서만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 창조자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을 깨달을 필요가 있습니다. 대중문화가 특정 소수에 의해 창조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분명 대중에 의해 창조되는 문화가 존재합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공유하던 것이 소설로 발전된 인터넷 소설을 그 예로 들 수 있죠. 『늑대의 유혹』,『그놈은 멋있었다』와 같은 귀여니의 인터넷 소설들은 영화화가 될 정도로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는 특정 소수가 만들어서 제공한 것이 아닙니다. 대중에 의해 창조된 문화는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쉽고 빠르게 공유될 수 있습니다.

대중에 의해 창조된 문화라고 해서 획일화의 문제로부터 원천적으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대중문화가 갖고 있는 관성과 진부함을 벗어 던지고, 대중 자신이 누려야 할 문화의 다양성을 담아내려는 노력이 전제될 때에만 대중의 창조적 잠재력은 비로소 실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창조적인 대중문화는 일부 지역이나 소수 사이에서만 잠시 유행할 뿐 지속되지 않고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대중에게는 단순히 문화를 창조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문화를 유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합니다.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 개인적으로는 자신이 창조한 문화를 인터넷이나 동호회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타인과 공유하여 대중문화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는 그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거나 홍보 활동에 힘쓰는 등 정부와 문화기관의 체계적인 지원을 통해 문화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기존의 주류 음악과는 다른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대안문화로 떠오르고 있는 인디문화가, 대중에 의해 창조되어 잘 유지되고 있는 창조적인 대중문화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기업의 자본시스템 하에서 수익을 얻는 것이 활동의 목표인 여타 가수들과는 달리, 자유로운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음악세계를 펼치고자 하는 움직임인 인디문화는 대중문화의 풀뿌리라고 할 수 있죠. 인디문화 출신 밴드인 자우림이나 크라잉넛은 소규모 라이브 클럽에서 실력을 쌓고 인기를 받아 큰 무대로 나아간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디문화는 대중문화로 나아가는 출발이자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대중문화와 상보적 관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 대중의 비판적 수용과 개입

다음으로 기존 대중문화에 대한 대중의 적극적인 참여와 개입이 필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중문화의 부정적인 면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지만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단순히 수동적인 입장에 서서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데 익숙했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대중문화의 상업화에 따른 질적 하락, 대중 조작, 현실로부터의 도피 유도와 같은 문제점들이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중이 문화에 직접 관여해 이를 비판하고 수정을 요구한다면 대중문화는 분명 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대중문화에 대해 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한 비난의 차원을 넘어서 문화 현상에 대해 실질적인 비판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대중문화가 소수 권력자들의 가치나 의도대로 움직이는 것을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언론이 편파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경우, 관련 홈페이지나 게시판을 통해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는 것은 진실 왜곡을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 됩니다. 대중문화는 불특정 다수에 의해 만들어지고 향유된다는 근본으로 돌아가야 하고, 대중 스스로도 대중문화에 적극적일 필요가 있습니다. 대안을 가지고 있더라도 사회 안에서 실현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개개인 모두가 문제 해결에 대한 실천 의지를 기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6. 대중문화의 특성과 현대사회의 대중문화 산업

 

■ 일상성(민주주의)

대중문화는 문화를 대중의 일상적인 생활공간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더 이상 많은 돈을 내고, 멋진 옷을 입고, 특정한 절차를 따르지 않아도 되죠. 누구든지 일어나서 텔레비전을 켜면 모차르트의 음악과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고, 인터넷에 접속해서 다양한 문화 상품들을 검색할 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문화가 하나의 생활이 된 셈이죠.

일상성은 고급문화나 민중문화와는 다른 대중문화만의 고유한 특성입니다. 고급문화가 지배층이 특별히 규정한 하나의 활동이었고 민중문화가 서민들이 장날 등에 모여 구경하는 잠깐의 여흥에 불과했다면, 오늘날의 대중문화는 인간이 말하는 것, 소비하는 것, 행동하는 것 등 인간 생활 전반에 걸쳐 있습니다. 누구나, 언제든지, 별다른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접근 가능한 문화를 통해 모두가 문화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죠.

 

■ 다양성(다원주의)

대중문화는 다수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다수의 취향을 반영시켜서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냅니다. 과거 고급문화의 경우처럼 왕이나 몇몇 귀족의 취향에 따라 문화를 생산하는 일은 더 이상 없죠. 오늘날의 상품은 철저히 대중의 지지를 통해 검증되기 때문에 다양한 대중의 취향을 반영하게 됩니다. 문화 산업의 규모 자체가 전 세계를 포괄할 정도로 커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다양한 대중의 욕구들이 문화 속에 반영되고 있죠.

대중문화의 다양성은 주제의 다양성과 기법의 다양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제의 다양성이란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만 있다면 어떠한 현상, 취향, 감각이라도 대중문화에 반영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기법의 다양성이란 대중문화의 형태가 복잡하게 확장된다는 뜻입니다. 영화나 음반 산업 같은 이미 확립된 영역 외에도, 대중문화와 결합한 패션 마케팅, 인터넷을 통한 문화 커뮤니티 활동 등과 같이 대중문화가 포괄하는 영역을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 상품성(자본주의)

대중문화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성은 상품성입니다. 대중문화는 문화 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해서 상품으로 만들어진 문화이니만큼 얼마나 팔릴 것인지가 가장 중요해지죠. 대중문화의 영역에서는 문화의 논리보다 자본주의의 경쟁 메커니즘이 위력을 발휘합니다. 영화의 예를 들어보면, 오랜 기획 기간을 거쳐 제작된 중요한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가 인기 배우를 앞세워 웃기기만 하는 영화에 흥행면에서 참패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대중적 상업성이 문화의 예술성이나 다양성을 지배하는 예라고 할 수 있죠.

상품성의 고유한 논리가 문화의 향유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수의 사람들이 누리던 사치품으로써의 문화를 대량 유통시켜 이익을 남기겠다는 자본주의적 발상이 지금과 같은 대중의 폭넓은 문화생활을 가능하게 했죠. 문화 내적으로 상품성의 논리가 새로운 표현 양식을 개발하는 데 자극이 되기도 했습니다. 출판산업의 성장과 함께 발전한 독특한 미학과 표현방법을 구축하여 높은 인기를 끄는 판타지나 추리 소설의 등장은 경쟁 메커니즘의 자극을 통해 생겨난 새로운 문학 양식의 예입니다.

 

■ 대중문화 산업의 성장

한국 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방송프로그램의 수출입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6년 방송 콘텐츠 수출이 전년 대비 72.8% 증가했다고 합니다. 수출 프로그램의 92%가 드라마로, 편당 수출 단가도 전년도에 비해 875달러 상승했죠. 문화관광부가 2005년 문화 산업에 대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문화 산업 시장 규모는 50조 원 정도로, 2004년 대비 13%나 성장했습니다. 이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9억 달러로 2003년 대비 50% 넘게 성장하였고, 영화산업의 30% 성장과 함께 출판과 음반 산업도 각각 28%, 19%씩 성장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급속한 성장으로 인해 대중문화 산업은 산업 중에서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죠.

대중문화 산업의 고속 성장은 문화 산업만의 창출 구조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문화산업은 대부분 ‘콘텐츠’를 판매하는 산업입니다. 물건을 만들어서 그 물건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를 개발하여 그것을 판매하는 것이죠. 때문에 제조업이나 농업에서처럼 자연자원이 소모되지 않습니다. 영화를 한 편 만들면 그 영화의 필름을 복사하는 것만으로 전 세계 수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문화 산업이 수익률 곡선은 이차함수 곡선처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또한 문화 산업의 콘텐츠는 다른 분야로 쉽게 확장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의 경우 사운드트랙이나 비디오, DVD 등을 판매할 수 있고, 영화 촬영지를 관광지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상품의 수익률과 확장성이 다른 산업보다 훨씬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대중문화 산업의 고속 성장이 가능한 것입니다.

 

■ 고수익 - 고부담 구조

문화 산업은 높은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위험도가 높다는 치명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영화 시장이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에서도 전체 영화산업의 수익률은 2005년의 경우 -18%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1000억 원을 투자하면 820억 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해에 기억되는 영화는 5~6편, 많아야 9~10편 정도지만 실제로 한국 영화는 한 해 70~80편 정도가 제작되어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영화 한 편 당 평균 제작비는 30~40억 원 정도나 소요됩니다. 일부 영화들은 수백만의 관객을 동원해 고수익을 올리는 반면, 대다수의 영화들은 손익분기점도 넘기지 못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죠. 이런 의미에서 문화산업을 고부담-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산업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 대중문화 산업의 파급효과

대중문화 산업의 가장 큰 잠재력은 바로 문화적 영향력입니다. 사람들은 영화나 게임을 대할 때 단순히 그 영화나 게임만 접하는 것이 아니죠. 사람들은 콘텐츠가 포함하는 내용을 수용하면서 특정한 문화적 코드에 익숙해지게 됩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중문화 산업에서는 문화 콘텐츠가 소비되는 동시에 산업 외적 영역에까지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중문화는 특정 문화를 다른 문화에 비해 우월한 것으로 보이게 하거나, 널리 알리게 하는 매체로서 기능해 경제적인 면으로 계산하기 힘든 정치적 ․ 상징적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죠.

 

 

7. 대중문화의 다양한 문제점

 

■ 폭력성과 선정성 및 산업성

대중문화의 폭력성과 선정성은 상업성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문화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도외시한 채 당장의 이윤 추구에만 급급하다 보면 쉽게 대중의 호응을 끌 수 있는 저급한 문화 상품들을 범람시키게 됩니다. 문화 산업의 역사는 더 큰 자극을 추구하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범람하는 상품들 속에서 경쟁력을 갖기 위해 소비자에게 순간이나마 더 큰 자극을 줄 수 있어야 했고, 이는 폭력성 및 선정성의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과거에는 ‘이 정도 선은 지켜야 한다’ 는 사회적 합의가 있었고 그에 맞추어 정부가 강력한 규제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문화의 세계화와 사회의 민주화 과정에서 그 선은 점점 희미해지고 ‘표현의 자유’가 남용되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 독점체제와 그에 따른 획일화

대중문화에 만연한 폭력성과 선정성은 문화 상품의 획일화를 낳고 있습니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없고 비슷비슷한 내용에 자극의 수위만을 강화시킨 상품들이 넘치고 있는 것이죠. 이를 두고 사회학자 아도르노는 ‘대중은 다양한 문화 생산물을 수용할 기회를 박탈당한 채 무비판적으로 자극적인 문화에 노출되고 있다’고 주장했죠. 이런 현상의 원인은 문화 산업의 구조 자체가 소수 창작자들과 배급자들이 독점 체제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미국의 할리우드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 영화산업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한 해에도 수백 편씩 비슷한 영화들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는 비슷하게 스토리가 전개되고, 나오는 배우들도 비슷하고, 대부분 정의가 승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결말을 갖죠. 그럼에도 할리우드 영화들은 유명한 배우들과 나날이 발전하는 컴퓨터 그래픽, 화려하고 자극적인 액션들로 무장하고 있기 때문에 극장에는 할리우드 영화만 상영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러한 구조에 익숙해진 대중의 취향은 한쪽에 극단적으로 치우친 반 쪽짜리 취향으로 굳어지게 되죠.

 

■ 피상성과 수동성

문화 획일화 때문에 문화 상품은 피상적인 내용을 담을 수밖에 없고, 수용자는 그것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바로 조지 오웰과 같은 소설가들이 그렸던 전체주의 사회의 밑그림이죠. 그것은 저급한 내용을 담은 문화 상품을 비판의식 없이 가만히 앉아서 받아들이는 대중의 존재와 그들의 살아가는 사회에서 진정한 예술과 정치적 민주주의가 사라져가는 것입니다. 피상성과 수동성이 결합된 극단적인 형태가 텔레비전이라고 할 수 있죠. 텔레비전은 여러 사람에게 간편하게 정보를 전달해 주는 매체이면서, 비슷한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비슷한 드라마를 보고 비슷한 상품을 사는 수동적인 삶을 살게 만들기로 합니다. 미국에서는 이런 대중의 모습을 가리켜 카우치 포테이토(Couch Potato)라고 부릅니다. 글자 그대로 소파에 앉아서 멍하니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 즉 무비판적으로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수동적인 소비자들을 비판하는 의미이죠.

 

■ 무비판적 수용에 따른 사회문제 발생

문화의 확일화와 이에 대한 무비판적인 수용은 결과적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를 낳기도 합니다. 비판적 사고가 상실되는 정도를 넘어서 대중문화를 그대로 모방하는 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살인이나 성폭력 사건들의 경우에서 모방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데, 특히 자아가 아직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모방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자료>

 

1. 대중문화를 바라보는 관점

 

■ 대중문화 비판론(프랑크푸르트 학파)

대중문화를 비판하는 입장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대중문화의 상업성에 대한 비판이 대표적입니다. 그들은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대량의 물건이 만들어지듯이 대중문화가 대량으로 생산되기 시작하면서 문화에 내재한 고유한 의사소통의 가능성이 박탈되었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사이의 교류의 매개로써 문화는 사라지고, 단지 감각적인 쾌락과 순간의 마취효과만을 제공하는 상품으로써의 문화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는 것입니다. 문화가 인스턴트 식품과 다를 바 없이 취급되는 것이죠. 또한 그들은 대중문화가 과거 위대한 음악가, 화가, 작가들이 쌓아 올렸던 고급문화의 가치에는 미치지 못하고 그 예술성을 흉내내는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인류의 문화 발전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주장합니다. 대중은 자신들에게 제공되는 저질 대중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즐기고 있을 뿐,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권리와 책임은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죠. 종합적으로 볼 때, 대중문화 비판론은 주로 대중문화의 폭력성, 상업성, 선정성을 비판하며 대중문화가 야기하는 인간소외의 측면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 대중문화 긍정론(하위 문화론과 문화 민주주의론)

프랑크푸르트 학파를 중심으로 한 대중문화 비판론의 반대편에는 영국의 버밍엄 연구소를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연구(Culture studies) 학파의 하위 문화론이 있습니다. 하위문화란, 저급의 문화를 뜻하는 말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 집단에서만 통용되는 국지적인 문화를 말하죠. 문화연구 학파는 문화 산업이 대중문화 상품을 생산하는 과정보다는 수용자 개개인이 일상적으로 어떻게 그 문화를 소비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저급한 문화 상품이라고 해서 꼭 사람들이 그것을 무비판적으로, 생산자들이 의도한 대로 수용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작한 것이죠. 연구 결과 대중문화의 수용과 소비에는 굉장히 다양한 양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중이 대중문화에 나타난 내용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점에 맞추어 재해석하고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또 일상에서 그것을 자신들의 문화 향유를 위해 사용하는 능동적인 활동을 보였던 것입니다.

문화연구에서는 하위문화를 강조합니다. 대중은 대중문화나 대중매체의 영향력을 받기는 하지만 그것을 특정 맥락과 취향에 맞추어 변형시키는 등 능동적으로 수용한다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예로 영국의 노동자 계급 문화를 들 수 있습니다. 영국의 노동자 계급은 대중문화를 자신들의 계급 감각에 맞게 향유합니다. 즉 텔레비전에 나오는 내용들이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축구라든지 몇몇 가수들의 음악이라든지 자신들에게 맞는 내용만을 받아들여 즐기는 것이죠. 그들은 대중매체나 대중문화가 내표하는 메시지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중이 아니라 자신들의 이익이 되는 계급적 ․ 정치적 견해를 적용시켜 받아들이는 능동적인 향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하위문화론은 점차 문화민주주의론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수용자의 창조적이고 비판적인 문화수용이 고급문화의 엘리트주의를 타파할 뿐만 아니라, 문화 산업의 대량 생산 논리에도 개입하여 대중문화를 진정한 문화적 향유의 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논리죠. 비판적인 대중은 대중문화 산업을 감시할 수 있어서 결국 완성도가 높고 대중의 취향을 잘 반영한 상품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대중매체는 대중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문화의 영역에서 민주주의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실현되는 것이죠. 현재 한국에서 자생적으로 일어나는 대중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감시활동, 대중매체에 대한 비판과 개입 등은 이러한 주장이 현실에 적용된 예입니다.

 

■ 계급문화론(문화적 투쟁의 장으로서 대중문화와 취향)

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구별짓기』라는 저서에서 문화를 서로 다른 계급 간의 투쟁으로 보는 관점을 제안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계급은 경제력의 유무뿐만 아니라 특정한 문화적 자산들을 확보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각각의 계급들은 사회 속에서 자신의 취향을 정당한 것으로 인정하기 위한 문화적 투쟁을 전개하죠. 소위 고급문화라는 지배계급의 문화적 취향을 합리화하기 위한 개념이 존재하고, 이 반대편에는 대다수 대중이 항유하는 대중문화가 있다고 말합니다. 결국 고급문화와 대중문화는 스스로 특정한 가치나 예술성을 갖는다기보다는 계급 간의 관계와 갈등상황에서 투쟁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이죠.

대중문화 영역에도 취향에 대한 여러 가지 주장들이 있습니다. 특정한 대중문화가 다른 대중문화보다 우월하다는 주장, 혹은 이 특정 문화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들이죠. 이들은 무의식적으로 문화적 투쟁을 수행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는 음악성이 별로 없어. ○○○가 음악성이 뛰어난 것 같아.”라고 주장할 때, 그 사람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취향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면서 자신의 문화적 권력을 강화시키려고 시도합니다. 대중문화 영역에서 문화적 가치평가는 사회계급 또는 집단들 간의 권력관계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입니다.

부르디외는 문화적 가치평가를 상징적 투쟁의 관점에서 서술했을 뿐 문화 상품의 내재적인 가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작품이 다른 작품보다, 혹은 어느 취향이 다른 취향보다 뛰어날 수 있다는 논의는 배제한 것이죠. 우리는 여기에서 대중문화나 고급문화 중 어느 한쪽을 일방적으로 비판하거나 지지하기 보다는, 서로 다른 사회집단들의 관계라는 측면에서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을 읽을 수 있습니다.

 

 

2. 대중문화의 문제점 해결 방안

 

■ 독립 문화 운동의 장려

문화의 단순한 비판적 수용과 개입의 선을 넘어서 대중이 직접 문화의 생산자가 되는 길도 있습니다. 대중문화의 광범위한 보급은 과거에 문화예술이 지배층의 전유물이던 것과는 달리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불러일으켰죠. 디지털 매체의 보급과 인터넷의 발달은 문화생산에 있어서 기술적인 측면의 여러 부족한 점을 감소시켰고, 광범위한 유통까지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누구나 컴퓨터로 음악이나 영화를 만들 수 있고, 인터넷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유포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죠. 실제로 이러한 방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대중문화 산업에 진입한 생산자들이 많이 있습니다.

흔히 ‘언더그라운드’라고 불리는 홍대 앞 클럽문화는 이런 독립 생산 문화의 전형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밴드를 결성하고, 클럽을 빌려서 공연하며, 집에서 자신이 만든 곡을 녹음합니다. 그리고 나서 입소문을 통해 홍보하고 인근 레코드점에서 판매합니다. 이러한 풍속도는 1990년대 중반에 ‘인디씬’이라는 이름으로 한국 대중음악계에 하나의 독립적인 흐름으로 자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독립 생산 문화는 문화 산업의 논리에 종속되지 않은 아마추어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중문화의 역기능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생산과 공유 중심의 문화 창조

독립 문화의 광범위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매체인 인터넷도 주류 대중문화에 대한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창작한 작품을 인터넷을 통해 자유롭게 유통시키는 과정에서 대중문화의 진정한 생산과 공유의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죠. 다수의 창조적인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교류하며 자신의 창작물들을 널리 알리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인터넷의 공유 문화는 언어와 국가의 장벽을 넘어 전 세계가 서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주목받지 못하는 창작자들이 지구 반대편에서 먼저 각광받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 대중의 비판적인 문화 수용 태도

문화를 수용하는 소비자들은 문화의 생산과 유통 메커니즘에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하며 비판적 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요즈음 전 세계적으로 대중문화의 역기능에 맞서기 위해 대중이 공동체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제기와 비판을 함으로써 대중문화의 변화를 이루어 낸 예가 많이 있죠. 가깝게는 한국 대중음악에서 심의제도의 철폐를 들 수 있습니다. 사전심의제도는 음반의 발매 이전에 수록곡과 가사에 대해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심의에서 검열당할 경우 발매가 금지되는 제도입니다. 이 제도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하죠. 검열에 대해 많은 반발이 제기되던 1996년, 서태지와 아이들의 『시대유감』이라는 곡이 사전심의제도에 따라 발매가 금지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던 서태지와 아이들의 팬들은 단순한 소비자 입장을 넘어서서 이 제도에 대해 문제제기를 시작했고 결국 이 제도의 폐지와 함께 『시대유감』원곡이 발매되었죠. 이 과정에서 팬들은 자발적으로 조직을 만들고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일종의 사회운동을 벌였습니다. 애초에 순수한 소비자로 출발한 집단이 사회적 운동을 일으켰다는 것은, 대중문화의 비판적 수용에 있어서 매운 고무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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