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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 이화은

작성자돌샘이길옥|작성시간26.06.06|조회수10 목록 댓글 0

-가족력/이화은-

 

독사는 새끼에게 유산으로 독을 물려주며 어떤 마음이었을까

 

부를 대물림하는 재벌 아버지처럼

또는

물려줄 건 빚 밖에 없다는

찢어지게 가난한 부모 같았을까

 

지 에미를 닮아서 독하다는 말을 수없이 들었을 것이다

독하지 않은 독사는 이미 독사가 아닌 것을

 

돈이 독이 되기도 하고

가난이 돈이 되기도 하니

 

독도 잘 쓰면 약이 된다는데

고혈압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와

당뇨로 고생하셨던 어머니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매일 아침 점호 하듯

핑크와 화이트의 알약을 꿀꺽 노래처럼 삼키는데

 

물려준다는 것

이 수직의 흐름을 아무도 꺾을 수는 없다

 

독사가 곡기를 끊고 동안거에 들었을 때

누대에 걸쳐 대물림해온 지겨운 독을

거역하고 싶었는지도 몰라

 

그래서 해마다 허물을 벗어보지만

허물은 허물일 뿐

피는 신의도 낭만도 뭣도 아니다

냉정한 돈이며 빚이며 병일 뿐

결국 독이다

 

우리는 모두 독사의 자식들이다

라고 한다면

도덕 동네의 군자님들에게 돌 맞아 죽으려나?

죄 없는 자만, 아니 독 없는 자만 내게 돌을 던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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