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굽는 연탄화덕/정미-
상점문을 여는 연탄화덕의 기척에
연탄 두 장 틈에 끼인 번개탄은
틈만 나면 지 성깔대로 타버릴 궁리를 한다
연기를 피워대며, 풀풀
잔뜩 웅크린 플라타너스 이파리 몇, 바닥을 쓸면
군밤 내는 어슬렁거리며 오가는 신발들 안색을 살핀다
아침 햇살은 언제 시린 발에 닿나
늙은 화덕도 돋보기를 닦는다, 느릿느릿
군밤을 아침밥으로 먹는 세계는 얼마나 눈물겨운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밤새 차들을 세차한 털신부터
공사장 드럼통에 장작불부터 붙인다는 장화에까지
어느새 신발들에게 아랫목까지 건네준 저이,
빈속으로 내달리는 신발들의 안녕까지 염려한다
삶의 울음 틀어막다가 문득, 그 따스한 밥상 앞에서 서성이는
내 신발의 젖은 속내까지 다 아는 눈빛으로 툭, 한 끼를 건넨다
환생처럼 먼 데서 햇살 한 줄기 씨익 웃으며 다가온다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