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씨공방의 목가구/한이나-
소목장 박씨는 먹감나무 밑동을
방에 들이고 함께 잤다
벌레 먹고 벼락 맞고 천둥에 놀라, 속이 썩어
아름다운 무늬를 남길 줄 아는 먹감나무
한 달 열흘
나무의 숨소리를 듣고 제 숨소리를 들려준다
결마다 새겨진 나무의 전 생애,
함박꽃문紋 나뭇결에 소리를
섞어야 했다
수천수만의 잎새에 귀를 달아
제 살 속에 새겨넣어야했다
소목장 박씨는
옹이를 중심으로 흘러내린 나이테 결을 쓰다듬는다
깎고 문질러 벼린
경첩과 백통장식 그리고 동자와 쇠못으로 멋을 낸
감물빛 나비비밀 머릿장
숨을 불어넣은
맘 속 방안 머리맡이 환해진다
또 다른 세상 다른 길, 환생의 무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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