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을 재단하다/김지요
방심한 생활의 틈새로 숨어든다
소리를 죽인다
징검 징검 통점을 피해 걷는 내공
젓가락으로 콩을 집을 때처럼 소소하게 걷는 법을 배운다
누구도 나의 방문을 눈치 채지 못한다
가우디처럼 골몰했으나 건달처럼 걷는다
섬들을 없애는 연륙교처럼
끈적이는 걸음으로 이곳과 저곳을 재단하고 이어간다
지나가던 귀뚜라미나 벌을 가둔다
처음엔 이야기나 나눌 생각이었다
공중으로 내기 시작한 길에 대해서.
소문을 들었다 하늘을 향해 뻗은 그 길엔
빛나는 이슬을 걸어둘 수 있다 한다
바빠지기 시작한다
노련한 스파이더맨이 되려는 순간, 다리는 점점 벌어져 간다
이곳과 저곳이 아득하다
생활에 공중을 들이는 일은
늘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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