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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팡이꽃/김수우

작성자돌샘이길옥|작성시간26.06.13|조회수10 목록 댓글 0

-곰팡이꽃/김수우-

꽃무늬 벽지 위에 곰팡이가 피었습니다 몰래몰래 스민

습기를 벽지는 가리다가리다 못 견디고 게워냅니다

겁 많은 혼이 숨어 살아온 듯 착한 도깨비 형상입니다

머리뿔 사이로 둥근 눈을 봅니다 존재마다 눈이 있듯

저도 존재라고 말합니다 시멘트 틈에서 자란 눈빛이

새털구름을 닮았습니다 모든 슬픔에는 맑은 눈이 있어

세상이 따뜻한 데 깊이에서 자란 곰팡내에서 비로소

사람 냄새, 살아있음의 냄새를 맡습니다 꽃무늬를

다 지우는 몸짓 아마도 벽은 저 혼자 오래도록 몰래,

슬펐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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