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김경성-
부리가 둥글어서 한 호흡만으로도 바람을 다 들이킨다
날개가 없어 날지 못하는 그는
수평선의 소실점에 가닿을 수 있는 것은 향기뿐이라고
부리 속에 향 주머니를 넣어 두었다
후 우우- 내쉴 때마다
곡예사처럼 바람의 줄을 잡고 절벽을 오르는 향긋한 숨
둥근 부리를 열어 보이는 일이
하늘 높이 나는 것보다 더 농밀하다
날지 못하는 바닷새, 상강 무렵
바다를 향해 연보라빛 부리를 활짝 열었다
향기가 하늘까지 해조음으로 번졌다
바다가 새보다 먼저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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