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안교회는 집 뒤에 있지만/배영옥-
골목길을 걸을 때
예수 믿으세요
매일 만나는 그녀
물티슈 한 봉을 건네준다
나는 당신의 어린 양, 속죄의 기도를 올리기엔
내 두 손은 너무 많은 어둠을 더듬거렸고
내 두 눈은 검붉은 장미가 가득했다
매번 식탁 위에 쌓이는
가나안교회, 약속의 땅에 닿기도 전에
나는 먼저 그녀의 눈먼 충복이 되어버렸다
책상 위 먼지를 훔치거나
벽지에 말라붙은 모기 피를 닦아내거나
방바닥의 김칫국물을 제거할 동안
단 한 번도 가나안교회를 찾아가지 않았다
한 장씩 가볍게 손끝에 잡혀 올라오는
물티슈의 다양한 쓰임새를 되새기면서
가나안교회,
죄를 사하는 물티슈의 세례가
이토록 가볍다면 지금 나에게는 가장 필요한 게 아닌가
내게는 가장 편안하고
가장 안전한 장소
가나안교회는 늘 집 뒤에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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