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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

작성자김광욱|작성시간26.06.21|조회수14 목록 댓글 0


천수경 / 김광욱 아내는 천수경을 외고 나는 시를 쓴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깊은 봄밤이 흐느낀다. 속썩히는 막내아들 담배 피우지 말고 속차리라고 아프지 말고 건강해지라고 만 번 천수경 외우는 아내. 지금 몇천 번째일까. 뒷산 숲의 귀촉도 울음소리에 뿌리 깊은 부처님은 사바에서 머리 조아리고 빗소리 같은 천수경 그 소리 들으시나. 근심 걱정 많은 이 세상 자비로 씻어 주려고 주룩주룩 밤 봄비가 내린다. 나는 무슨 시를 쓰려 하는가. 목적도 없이 천만 번 시를 써도 도달하지 못할 인고의 목표. 티끌 같은 오욕과 시름덩이 하나하나 쌓여 이 밤도 목마른 시, 시가 맑은 비 되어 저리 곱게 흐르나 보다. 길고 긴 천수경 그 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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