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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만의 <물방울>

작성자돌샘이길옥|작성시간26.06.11|조회수15 목록 댓글 0

내가 읽은 詩 (733)

 

 

 

 

물방울

 

― 고성만

 

저기 저

푸른 비단을 구르는

진주 방울 좀

보아

깨고 싶지 않은

꿈처럼

나무 끝 잎사귀 위

사뿐 내려앉아

무지갯빛 밝혀주는

물의 방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만

손잡이가 없어

서성

서성이네

 

 

순수함 혹은 맑음의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우선 떠오르는 것이 이슬일 것이다하늘물도 그런 이미지이고 어린아이의 눈망울에서도 맑고 순수함을 느낄 수 있다고성만의 시 <물방울>에서는 바로 물방울을 순수함의 이미지로 제시한다.

첫 행에서 저기 저 푸른 비단을 구르는 진주 방울 좀 보아라 한다물방울을 보라는 것인데이 물방울을 시인은 푸른 비단을 구르는 진주 방울이라고 한다그 진주 방울은 어떤 모습일까. ‘나무 끝 잎사귀 위에 사뿐 내려앉아 무지갯빛 밝혀주고 있는데, ‘잎사귀 위라면 떨어질 수 있으니 다소 위태롭다이를 깨고 싶지 않은 으로 표현하는데 여기서 깨고 싶지 않다는 것은 이중적 의미이다바로 꿈을 깨는 것이기도 하지만 물방울이 깨지는 것이기도 하다둘 다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물방울을 시인은 물의 방이라고 말한다그리고 그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그러나 금방 들어가지는 못한다왜냐하면 손잡이가 없어 서성 서성이는 것이다물방울은 푸른 비단’, ‘진주 방울’, ‘’, ‘무지갯빛’, ‘물의 방이다모두가 다 순수함을 나타내는 어휘들이다그 안에 들어가고 싶다는 것은 자신도 순수해지고 싶다는 뜻이 아니겠는가그런데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린다왜 그럴까. ‘손잡이가 없기 때문이란다.

분명 물방울은 순수함을 나타내는 단어일 것이다그리고 시 속에서 여러 어휘들이 나열되며 그 순수의 의미가 구체화된다그런데 시를 읽고 나서는 물방울보다 시인이 더 순수하다는 느낌이다들어가고는 싶은데 손잡이가 없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은 핑계일 수 있다어쩌면 감히 들어가지 못하고 서성거리는 모습에서 시인의 마음이 순수를 넘어 아름답게 느껴진다비록 상상이라 하더라도 어떻게 무지갯빛 맑은 물의 방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손잡이가 있는 길을 낼 생각을 했을꼬그 마음 역시 아름답지 않은가

[출처] 고성만의 <물방울>|작성자 이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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