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바꾼 말 / 작성자: 조현삼
내 인생을 바꾼 사건은 구약성경에 있는 민수기를 읽는 중에 일어났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을 떠나 가나안을 향해 가던 광야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하나님의 명을 받은 모세가 열두명의 정탐꾼을 뽑아 가나안 땅을 정탐하도록 했습니다. 열두명의 정탐꾼들은 40일 동안 부여받은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돌아왔습니다. 정탐꾼들이 돌아왔다는 소식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모인 백성들의 시선은 정탐을 마치고 돌아온 열두명에게 고정되었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실과를 보며 그들은 흥분했습니다. 포도 한송이 달린 가지를 베어 둘이 막대기에 꿰어 메고 왔으니 그 열매가 얼마나 탐스럽게 보였겠습니까. 드디어 정탐꾼 중 한 사람이 입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를 보낸 땅에 간즉 과연 젖과 꿀이 그 땅에 흐르고 이것은 그 땅의 실과니이다. 그러나 그 땅 거민은 강하고 성읍은 견고하고 심히 클 뿐 아니라 거기서 아낙 자손을 보았으며 아말렉인은 남방 땅에 거하고 헷인과 여부스인과 아모리인은 산지에 거하고 가나안인은 해변과 요단 가에 거하더이다."
백성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가나안 땅에 이미 강한 거민들이 견고한 성읍을 쌓고 살고 있다는 보고가 그들을 동요시킨 것입니다. 열두명의 정탐꾼 중 한사람인 갈렙이 모세 앞에서 백성을 진정시키며 외쳤습니다.
"우리가 곧 올라가서 그 땅을 취하자. 능히 이기리라."
백성들은 좀 진정되는 듯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함께 정탐에 나섰던 사람들이 그 땅을 악평하며 외쳐댑니다.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우리가 두루 다니며 탐지한 땅은 그 거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거기서 또 네피림 후손 아낙 자손 대장부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의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흥분하여 소리를 지릅니다. 밤새도록 백성들은 통곡하고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며 외쳐댑니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을 어찌하여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망하게 하려 하는고 우리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 우리가 한 장관을 세우고 애굽으로 돌아가자."
모세와 아론이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 앞에서 엎드렸습니다. 그 땅을 정탐한 자 중 여호수아와 갈렙이 그 옷을 찢고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향해 외칩니다.
"우리가 두루 다니며 탐지한 땅은 심히 아름다운 땅이라. 여호와께서 우리를 기뻐하시면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시고 그땅을 우리에게 주시리라. 이는 과연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니라. 오직 여호와를 거역하지말라. 또 그 땅 백성을 두려워하지 말라. 그들은 우리 밥이라. 그들의 보호자는 그들에게서 떠났고 여호와는 우리와 함께 하시느니라. 그들을 두려워 말라."
그러나 흥분한 백성들에게 그들의 말은 통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돌을 들어 여호수아와 갈렙을 치려 합니다. 열 명의 불신앙적인 말과 두 명의 신앙적인 말 중 이스라엘 백성들은 열 명의 말을 따라갔습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려는 말은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이라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말입니다. 이 말을 할 때 그들의 마음에는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이 있었습니다. 애굽의 노예에서 해방되어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에서의 새 삶에 기대가 부풀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 중에 가나안 땅에 강한 족속이 자리를 잡고 있어 들어갈 수 없다는 열명의 말을 들은 것입니다.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게 그들의 본심일까요? 사람 속이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아마 이 때 이들 마음은 살고 싶은 생각으로 가득찼을 것입니다.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생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 입으로 나온 말은 '죽었으면 좋겠다'는 말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한 이 말, '우리가 애굽 땅에서 죽었거나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을'에 대한 하나님의 반응이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나를 향하여 원망하는 말을 내가 들었다고 전제하신 후에 그들에게 대답하십니다.
"나의 삶을 가리켜 맹세하노라.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 너희 시체가 이 광야에 엎드러질 것이라."
이 때를 기준으로 이십세 이상으로 계수함을 받은 자 중 갈렙과 여호수아 외에는 아무도 가나안 땅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이 하나님의 귀에 들린대로 그들에게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들이 마음에 품었던 소원이 이루어 진 것이 아니라 입에서 나온 말대로 되었습니다. 그들의 말대로 그들은 모두 광야에 엎드러졌습니다.
어떤 분은 사람이 흥분하면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할 것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화가 나거나 흥분하면 마음의 소원과는 상관없는 말들을 하곤 합니다. 사람들은 때론 흥분하지 않고도 마음에 없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과 같이 마음의 소원과 반대되는 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입니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라고 말씀하신 그 때 그 하나님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난 20대 초반에 이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이 하나님을 만난 것이 내 인생엔 큰 사건이었고, 복이었습니다. 이 날 이후 난 말을 할 때마다 그 말이 하나님의 귀에 들린다는 사실을 늘 기억했습니다. 하나님의 귀에 들린 대로 하나님이 이루실 것도 확신했습니다. 난 누구와 대화를 나누어도 늘 이걸 염두에 두고 말 했습니다. 그게 내 인생을 바꾸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