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을 시작하면서
중국에서 지내면서 자주 떠오르는 한 가지 속담이 있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중국사람들이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꽤 아는 친구인데도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나를 대하는 지, 알쏭달쏭할 때가 많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복음은 열길 물 속보다 더 깊은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중국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주님께 돌아오고 있다. 내가 출석하는 중국교회의 한 목사님의 설교는 거의 자장가와 흡사하다. 설교가 진행될 때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 비몽사몽의 경지에 들어가 있다. 물론 나도 예외는 아니다. 나 보다 조금 심하게 졸다 나온 어떤 선교사님은 '그래도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든다'고 말한다. 그렇 다. 비록 설교시간에 여기저기서 하품소리가 울려 퍼져도 교회는 터져나갈 지경이다.
복음은 점점 멀리 퍼지고 있다. 내가 몇년전에 방문했던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지역에 이미 많은 선교사들이 들어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내가 방문했을 그 당시만 해도 선교사들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곳이었다. 하나님께서 일꾼을 보내신다는 것은 바로 그곳에서 일하신다는 의미이다. 어떤 선교사님이 전하는 '추수소식'은 정말 내 마음에 풍요로움과 감동을 가져다주었다.
중국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많은 분들은 중국이 세계최대의 선교지라 는 점을 강조한다. 어떤 분들은 더 나아가 중국선교를 통한 그 이후를 내다보기도 한다. 예를 들 어 어떤 선교지도자는 최후의 땅끝을 모슬렘권이라고 보고 그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바로 중국을 복음화해야 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지난여름 국제적 선교여행팀이 중국을 거쳐 모슬렘국가 를 통과하여 이스라엘까지 이르는 선교기도 여행을 감행했다. 그들도 아마 이러한 비전에 동의하 며 기도의 씨앗을 뿌렸을 것이다. 다른 분은 최후의 땅끝은 동토의 나라 북한이며 북한에 가기 위해서는 중국을 거쳐야 한다는 비전을 지니고 계신다.
필자는 중국선교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지금 중국이 복음적인 의미에서 '기회의 땅'이 되고 있다 는 면에서 '시급성'을 지니고 있다는 견해에 동의한다. 그러나 이 글은 한편으로 미전도종족 선교 의 '관점'에서 볼 때 중국선교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고자 한다. 그 리고 나서 우리가 그 도전에 대응하는 '전략'과 '방법'이 어떠해야 하는 지를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이 글은 주로 중국선교에 참여하고 있거나 중국선교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쓴 것 이지만 다른 지역에 비전이 있는 분들도 이 글에 제시된 원리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2. 관점: 중국은 어떤 선교지인가?
1) 국가 혹은 종족? - 우리는 어떤 눈으로 선교지를 보는가?
"나무만 보고 숲은 보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보는 관점에 따라 현실인식이 판이하게 달 라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볼 때 전에 보이지 않던 문제가 드 러나기도 한다. 선교에 있어서도 그러한 관점의 변화가 있었다. 도날드 멕가브란과 카메룬 타운젠 드는 그러한 변화의 전조를 보여준 사람들이었다. 74년 로잔세계선교대회에서 새로운 관점은 드 디어 전세계적으로 선교지도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이 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에 교회가 세워지고 있다는 선교결과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에 대해 랄프 윈터 박사는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선교지를 봄으로서 선교의 미완성된 과업을 부각시켰다. 그는 전세계를 국가가 아닌 종족의 관점에서 보았 을 때 24000개의 종족이 있고 그 중 12000여개의 종족, 세계인구의 절반 가량에 아직 복음이 전 해지지 않았다는 충격적인 보고를 하였다. 그 후 80년대부터는 이러한 미전도종족에 대한 선교가 세계선교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지금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연합선 교운동은 미전도종족선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종족선교의 관점은 20세기 후반에 어떤 천재적인 선교학자에 의해 고안된 새로운 아이디 어가 아니다. 무슨 언어-사회학적 이론에 기초한 구분도 아니다. 그것은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세 상(선교지)을 보시는 관점으로 소개되어 있다(창12:2,3, 시67, 마28;19.20, 계7:9 등) 하나님께서 선 교지를 이렇게 보시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어떤 국가에 대해 선 교를 하고 있다면 스스로 다시 한번 질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이 나라의 어떤 종족을 위해 사역하고 있는가?'
2) 중국내 어떤 종족이 사역대상?
중국에는 12억 인구중 약 7천만의 기독교인과 13개의 신학교가 있다고 한다. 국가의 관점으로 보 면 중국은 미전도국가 중에서 꽤 복음화가 진행된 나라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종족의 관점으 로 보면 어떠한가? 자세한 연구결과는 없지만 중국의 기독교인구는 상당부분 집중되어 있는 것으 로 보인다. 절강성이나 하남성의 한족, 그리고 조선족이나 리수, 묘족 등 일부 소수민족에 기독교 신자가 집중되어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족내 많은 집단들과 소수민족의 다수가운데는 아직도 복 음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종족들 서로간에 존재하는 장벽이 복음의 균질된 전달을 방해하는 것 이 분명하다. 예를 들어 위그르족은 알다시피 대표적인 미전도종족의 하나이다. 그들도 역시 중국 인이다. 그러나 그들은 같은 중국인인 한족과 적대적인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그들을 미워하고 있다. 서로 자주 충돌하고 있다. 심지어 북경 내에서도 한족이 위그르족의 집단적 거주지인 신장 촌에 가기를 꺼려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얼마 전에 한족-위그르족간의 충돌로 사망사건이 발생했 기 때문이다. 최근 신강성에서는 한-위그르족간의 집단적인 충돌이 자주 발생하고있다. 이런 상황 에서 그들간의 문화적 언어적 차이는 차치하더라도 우리가 한족에게 복음을 전한 후 그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위그르족에게도 복음이 흘러가기를 바랄 수 있는가?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우리가 그 들을 복음화하는 데는 한족과는 전혀 다른 접근방식이 요구된다.
한족 내에 여러 방언집단은 어떠한가? 중국에는 표준어를 모를 경우 서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다수의 방언집단이 존재한다. 우리는 그들도 종족들로 간주하고자 한다. 그들은 서로 다른 지방사 람들에 대해 상당히 배타적이며 그들과의 교류가 상당히 제한되어 있다. 개혁개방이후 정치적, 경 제적으로 지방분권화가 진행되면서 지방색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사회 변화의 특징을 '향토화'라고 지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종족간의 경계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도시 내에서도 그러한 모습이 보인다. 예를 들어 북경에 올라와서 일을 하는 절강성 온주출신의 사람은 표준어를 몰라서 병원에 가지 못하기 도 한다. 그들은 교회도 따로 설립하여(물론 가정교회) 자신들의 방언으로 예배를 드린다. 그들 뿐만 아니라 많은 외지인들이 북경사람들과 혹은 서로간에 거의 교류가 없이 완전히 다른 사회관 계망 가운데서 생활하고 있다. 이렇듯 많은 한족내 종족들은 서로 거의 분리된 채 살고 있는 것 이다.
우리는 중국을 어떤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는가? 중국선교를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다시 질문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중국내 어떤 종족을 위해 사역하고 있는가? 내가 영향을 주고 있는 종족(집단) 은 무엇인가? 중국사역자의 진정한 꿈은 아마도 중국이 빠른 시일 내에 복음화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종족의 관점이 없이 사역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특정 종족에만 복음이 집중적 으로 전파될 수 있다. 만일 우리가 사역하는 종족이 상당히 제한되어 있고 다른 많은 종족들은 사역의 범위에서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면 우리의 꿈과 상당히 모순된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 금 중국에는 사역자들의 시야와 사역의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미전도종족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 다.
3. 도전: 중국 미전도종족의 현황
1) '땅끝'에 대한 계산
땅끝까지 선교하라고 하신 주님의 명령은 진정 우리의 목표이다. 그런데 땅끝이 어디인가? 그것 을 발견하는 일은 바로 우리의 목표를 구체화하는 일이 된다. 선교학적인 땅끝이란 분명히 어떤 지리적인 위치가 아니라 복음을 듣지 못한 사람들이다. 종족선교의 관점에서 보면 땅끝이란 바로 미전도종족을 의미한다. 따라서 그들의 목록을 밝히는 것 그것이 바로 땅끝을 알아내는 것이요 다시 말하면 우리의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이다.
12000개의 미전도종족설을 제시한 랄프윈터 박사는 각 종교 군별로 미전도종족의 대략적인 숫자 를 제시하였지만 그 종족에 대한 구체적인 리스트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다행히 세계적인 몇몇 선교단체들이 그 땅끝을 알아내려는 작업을 보다 구체적으로 진행하였다. 그리고 그들간의 합의 된 리스트가 나오기에 이르렀다(아직 불완전한 것이지만). 그 동안에 많은 선교단체를 통해 부분 적으로 종족자료와 리스트가 공개되기는 하였지만 체계적인 것으로는 ① 94년 국제AAP(미전도종 족입양운동본부)정보교환소가 각처에서 수집된 종족자료를 종합하여 약 14000개 정도의 종족리스 트를 처음으로 발표했다(한국에서는 한국AAP가 '미전도종족의 현황과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1994 년도에 출판 650여쪽 분량). 95년 서울 세계선교대회이후 기관간의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보 다 간추려진 종족리스트를 제시하려는 노력이 진행되었다. 그 결과 ②위클리프성경번역협회의 죤 로우랜드, WEC Intenational의 패트릭 죤스턴, 미국남침례교해외선교부의 죤 길버트, AAP정 보교환소의 케이스 버틀러에 의해 1739개의 최우선 전도대상 미전도종족리스트가 제시되었다 (96.4.15 개정판 참조).
현재 ①이 전세계 모든 미전도종족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목록이라면 ②는 2000년까지 우리가 집 중해서 선교해야 할 전략적인 목표를 제시한 종족리스트이다. 그래서 이 리스트는 최소한 1만명 이상의 인구와 2%미만의 복음주의 크리스천, 5%미만의 기독교인비율을 지닌 미전도종족만을 포 함하고 있다. 이 리스트를 기준으로 2000년까지 이들 모든 종족에 교회를 세우자는 여호수아 프 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이 리스트는 여호수아 프로젝트리스트라고 불린다. 이제 우리는 땅끝을 알게 되었다. 더 나아가 여호수아프로젝트 리스트는 아주 가시적이며 전략적인 선교 타겟 을 제시해주고 있다. 한국 AAP에서는 그 중에서도 한국교회가 접근하기 용이한 200개의 전략적 인 종족을 선정하여 추천하고 있다.
2) 중국의 미전도종족 수
중국에서는 한족을 제외한 소수민족 55개를 공식적으로 구분하고 있으며 이 구분을 따른다면 중 국의 종족 수는 56개가된다. 그러나 이는 정치적인 고려가 많이 가미되었으며 실제의 종족구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운남성의 모소족은 공식적으로는 나시족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로 그 두 그룹은 문화적 특색이 완전히 다른 집단이다. 그 둘 사이에 언어가 다른 것 은 물론이고 모소족은 모계사회를 이루고 있는 반면 나시족은 강력한 부계사회를 이루고 있는 등 사회의 가장 기초적인 문화와 사회조직의 면에서 완전히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회주의 이데올로 기를 추종하는 중국정부는 역사유물론에서 가장 원시적인 사회단계로 구분하는 모계사회가 그들 의 영토 내에 존재하는 것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선교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종족구분은 이러한 공식적 민족구분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는 면에서 다행스럽다. 중국의 종족구분을 제시한 몇 가지 선교단체와 그 리스트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① 미국 세계선교센터의 랄프 윈터 박사는 언어-사회학적 기준으로 중국의 미전도종족 수를 900 개라고 소개하였다. 그러나 그는 구체적인 리스트를 발표한 적이 없으며 그가 실제로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지도 의문이 간다. 다만 그가 중국의 미전도종족을 구분할 때 단순히 언어-인종적인 기준만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계층, 주거지, 등 사회학적 기준을 이용한 것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 는 중국의 사회구조를 선교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시각을 열어준다는 면에서 의미가 크다.
② 위클리프 성경번역선교회에서 방언을 포함한 인종-언어학적 기준으로 나눈 중국의 종족 수는 169개이다. (Ethnologue, 1992 참조)
③ AAP 정보교환소의 자료는 여러 선교단체의 자료를 종합하여 225개 종족리스트를 제시하였다. (People List and Execute Summary, 1996 참조) 이 자료에는 종족의 언어, 인구, 위치와 아울러 선교현황이 간단히 소개되어 있다. 이 리스트에는 미전도종족 뿐아니라 그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종족들이 망라되어 있다. 또한 참고적으로 이 리스트는 한족도 주요 방언집단을 기준으로 10개의 종족으로 나누고 있다.
④ 여호수아 프로젝트 리스트는 중국에서의 우선 전도 미전도종족수를 89개로 소개하고 있다 (Joshua Project 2000 Unreached People List, 1995 참조). 이 자료에는 기독교인의 비율, 기도프 로파일의 현황, 선교우선순위가 제시되어 있다. 여기에는 미전도종족중에서도 상당 규모의 복음화 가 시급한 종족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족으로서 이 미전도종족리스트에 오른 것은 4개의 종족이 다.
⑤ 기타: 국제선교계에서 통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몇몇 선교연구자에 의해서 보다 자세한 구분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한 연구자는 중국의 소수민족 그룹을 308개로 구분하였다(Paul & Joy Hattaway, The Ethnic Minorities of China, 1995 참조). 이러한 연구자들의 경험적 연구 들은 앞으로 미전도종족 리스트의 수정, 보완에 반영될 것이다.
이처럼 선교학적으로 볼 때 중국의 종족은 공식적으로 구분한 것보다 훨씬 많다. 대체로 전체적 인 종족의 현황은 ③의 리스트를 참조하고 대표적인 미전도종족이 무엇인지를 보기 원한다면 ④ 를 보면 된다. 이 리스트들은 저자들이 밝혔듯이 아직 불완전하다. 그러나 위의 리스트들은 우리 의 미전도종족 선교목표를 설정하는데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미전도종족 리스트라는 형식을 통해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 앞에 펼쳐진 '땅끝'은 우리에게 설렘을 가져다주지만 동시에 남은 과업에 대한 도전과 책임감을 안겨주고 있다. 이 도전에 우리는 어떤 전략으로 대응할 것인가?
4. 전략: 미전도종족 입양
1) 미전도종족 입양이란?
한 종족을 입양한다는 것은 '교회, 학생단체, 개인이 하나의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복음이 들어간 후에도 현지인에 의해 현지교회가 자생능력이 있을 만큼 성장할 때까지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관심과 끊임없는 기도, 재정적인 후원과 인적파송 등의 모든 것을 포함한다.' 입양전략은 선교의 본래의 정신에서 출발한 것이다. 선교의 주체가 교회이다. 그 말은 교인전체가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선교는 소수 선교사들의 일처럼 여겨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 사실은 불행하게도 선교의 성취를 늦어지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더구나 엄청난 미전도종족선교의 과업이야말로 교회의 실 제적인 동원이 없으면 성취가 불가능하다.
그러면 어떻게 교회를 선교에 동원할 수 있을까? 주님의 도우심 가운데서 세계적인 선교지도자들 은 미전도종족 리스트 뿐만 아니라 그 선교성취의 전략적 방법도 고안할 수 있었다. 랄프 윈터 박사는 'AD100년에는 신실한 기독교인 한 명이 미전도종족의 360명을 담당해야 했으나 오늘날에 는(1994년) 신실한 크리스천 한 명이 오직 6명만 담당하면 된다. 그리고 AD100년에는 한 교회가 12개 미전도종족을 책임져야 했으나 오늘날에는 740개의 교회가 하나의 미전도종족의 복음화를 책임지면 된다'고 한다. 비록 단순한 수자계산이긴 하지만 교회가 동원될 때 정말 세계복음화는 결코 어려운 과업이 아니며 빠른 시일 안에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생긴다. 그가 말한 그대로 교회가 한 종족의 복음화를 '책임진다'는 것, 바로 그것이 종족입양의 핵심적 원리이 다. 우리는 종족입양운동이야말로 교회를 선교에 동원하는 전략적인 프로그램이라고 확신한다. 현 재 한국교회는 36000개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약 20개 교회가 한 종족씩 담당하면 여호 수아 프로젝트에 제시된 1700의 종족을 모두 입양할 수 있다. 실로 입양전략은 우리의 가슴을 설 레게 하는 결과를 내다보게 한다.
종족입양전략의 매력은 선교 효율성과 성취의 획기적인 증대에 있다. 우선 미전도종족 리스트를 토대로 어디에 어떻게 선교자원을 동원하고 분배해야 하는지 목표를 수립할 수 있다. 그럼으로 인하여 전략적이며 시급한 곳으로 선교자원을 신속히 투입함과 동시에 중복투자와 경쟁을 피할 수 있다. 또한 어떤 한 종족의 복음화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놓고 여러 교회나 선교단체 및 선교 사가 협력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조성되는 것이다. 중국의 Y종족의 입양계획을 가지고 있는 모교 회의 목사님께 입양선교를 하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 물어보았더니 그 분의 이야기는 전에 여러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식으로 선교를 했지만 그 효과가 어떤지에 대해 전혀 알 수가 없었다는 것 이다. 그러면서 입양을 통해서는 교회 스스로가 열매를 거두면서 선교할 수 있다는 이점을 기대 한다고 하였다. 실로 좋은 목표는 성경적일 뿐아니라 분명하고 측정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입양을 통한 미전도종족선교는 우리에게 이러한 목표를 제시해 준다.
입양전략의 또 한가지 중요한 장점은 바로 성도들을 직접 선교에 동원하여 진정한 보내는 선교사 혹은 가는 선교사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교에 열심 있는 목회자들이 입양운동에 열의를 보이 는 것은 이 이유가 크다. 교인들을 선교에 동원하는데 있어서 막연하게 '선교하라, 기도하라, 헌금 하라'고 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대상(미전도종족)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하자'할 때 더욱 효과가 크 다. 따라서 교회의 선교공동체화라는 목표를 효과적으로 실현할 수가 있다. 세계선교를 빨리 실현 하고 교회를 선교에 참여시키는 것은 많은 선교지도자들의 숙원이었다. 입양선교는 이것들을 이 루는데 매우 전략적인 방법임에 분명하다.
2) 중국의 미전도 종족 입양: 현황과 과제
전에 열렸던 미전도종족전략회의에서 한국교회가 담당할 우선지역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그 지 역으로는 우리와 문화 언어가 유사하고 비교적 관계도 많이 가지고 있는 지역들이 추천되었다. 바로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지역과 함께 중국이 그 대표적인 지역으로 손꼽힌다. 한국에서 중국 선교에 대한 열기는 매우 뜨겁다. 하지만 그 선교방법에 대한 우려도 병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 다. 미전도종족선교는 하나의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중국 미전도종족에 대한 입양은 아직은 시작 단계에 있지만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95년 시카고 그레이스 한인교회가 M종족을 입양한 것을 필두로 96년에는 온누리교회에서 2개의 종족을 입양하였고 사랑의교회는 4개의 종족을 입양 하기로 결정하고 준비중이다. 부천의 영생교회 등 다른 지역교회와 선교단체의 입양도 준비되고 있다.
종족입양은 보통 교회와 전문선교단체(혹은 교단선교부) 그리고 현지선교사가 서로 연결됨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AAP는 파송선교단체가 아니며 그 연결에 있어서 '복덕방'과 같은 역할을 할뿐 이다. 입양사례를 참고해보면 미전도종족 주변의 현지 선교사와 긴밀한 연락가운데 입양이 진행 된 경우가 많다. M종족을 입양한 그레이스 한인교회도 현지선교사의 적극적인 추천가운데 그 종족을 입양하기로 결정하였다. 이미 많은 지역교회 교단 선교지도자들과 선교단체 지도자들이 협력하여 참여하고 있는 입양운동의 뜨거워진 분위기에 현지 사역자들도 가세함으로써 우리는 중 국의 미전도종족을 향한 한국교회의 선교동원을 배가할 수 있다.
중국의 미전도종족은 복음에 소외돼 있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 사회적으로도 소외되어 있는 사람 들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까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들에게 선교를 하는 것은 일종의 '총체적 인 혹은 전인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된다. 수많은 미전도종족들이 아직 한번도 복음을 들어 볼 기회를 갖지 못한 채 우리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교회가 주체가 되어 그 종족들을 입양하고 선교사 및 선교단체와 협력해서 사역을 한다면 우리는 놀라운 열매를 내다볼 수 있을 것이다. 다 음에는 현재의 단계에서 종족입양과 사역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협력방안들을 제시해 보았다.
5. 방법: 미전도종족 입양과 선교 활성화를 위한 협력
1) 선교정보네트웍에 참여
미전도 종족의 별명은 '숨겨진 종족(hidden people)'이다. 그들은 지금까지 숨겨져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밖에 있었다. 그들을 찾아내지 않고는 다가갈 수 없다. 그만큼 이들에게 접근하는데 있어서 정보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일단 그들에 대한 정보는 미전도종족 선교초기에 두 가지 중요성을 지닌다. 우선은 그들에 대한 대략적인 상황을 파악함으로서 그 종족에 대한 관심을 유 발하고 입양에 대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둘째로는 그 자료를 토대로 기도제목을 작성하여 우 선 교회로 하여금 그 종족에 대해 그리고 사역자가 있다면 사역자를 위해 기도하도록 할 수 있 다. 따라서 우리가 우선 미전도종족 정보수집에 함께 참여하기를 바란다.
중국사역자들은 우선 미전도 종족리스트의 보완에 협력할 수 있다. 현재 우리에게 도전이 되는 한가지 사실은 우리가 사용하는 리스트들이 모두 서구의 선교단체에 의해 제시된 것이라는 점이 다. 아직 우리는 그저 받아서 사용하는 입장이다. 그런데 주의해야 할 점은 이 리스트들이 아직 모호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여호수아 프로젝트의 리스트는 한족 중에 누(Nu)어를 사용하는 종 족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장수성의 남부지역 사람들을 가리키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실제로 정확하게 모든 종족을 망라했는지 혹은 미전도종족의 기준이 정확한 것이었는지 등 에 대해 의문이 아직 남아있다. 리스트간에 종족 명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물론 AAP 및 몇몇 국제적 선교단체들이 이러한 리스트를 점검하고 현지정탐을 통해 수정, 보완하는 작업을 진 행하고 있다. 그러나 몇몇 단체들이 그 일을 감당한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리는 일일 것이다.
적어도 중국이나 중앙아시아 지역은 사역뿐 아니라 정보수집에 있어서도 우리가 상대적으로 우월 한 조건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서구 선교연구가들이 그들의 긴 선교사역경험을 통해 수집한 자 료나 통계를 가지고 이러한 작업을 했다면 우리는 이제 이것을 현장에서 검증하고 수정하는 작업 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수정본을 다시 그들에게 보내주는 것이다. 또한 우리가 사용하 기에 편리하고 정확한 리스트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서구의 선교단체가 발견하지 못 했던 새로운 미전도종족을 알아낼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은 한국사역자들의 중요한 과제로 보인 다. 선교정보분야에서 일정한 위치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선교의 국제적인 협력에서 인원 과 재정의 면에서 우리의 기여에 걸맞지 않게 종속적인 위치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언어나 외모의 면에서 서구사역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이점을 지니고 있는 우리가 중국에서 만 이라도 우월한 정보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지 않을까?
한편 우리는 '종족프로파일'이라는 형식을 가지고 종족정보를 정리, 교환하고 있다. 이것은 주로 종족을 소개하는 목적을 위한 것인데 종족프로파일에는 지리적인 위치 인구, 종교, 언어등 기본적 인 상황, 정치경제, 사회 문화적인 특색이 간단하게 소개된다. 짧게는 1-2장 길게는 십여 장에 이 르는 프로파일을 통해 우리는 그 종족의 특색과 선교적 필요를 대략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기도정보를 위해서 종족프로파일을 토대로 소위 '기도프로파일' 따로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예 를 들어 여호수아 프로젝트에서는 베다니 기도프로파일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는 바로 이러한 종 족프로파일 및 기도프로파일의 작성과 수정에 협력할 수 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이 협력이 없이 몇몇 사람이나 단체의 힘으로 이루어 질 수는 없다. 그리고 '모 사가 많으면 경영이 성립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소위 종족정보망(PIN: Peoples Information Network)을 결성하여 교회 및 교단 선교단체가 자료를 교환하고 있다. 우리도 이와 유사한 정보 사역의 협력관계가 수립되기를 희망한다. 예를 들어 선교리서치나 미전도종족에 관심을 지니고 있는 사역자들간 가칭 '중국 종족정보네트웍(PINIC: Peoples Information Network In China)'을 구성할 수 있다. 이를 매개로 현지 선교사와 한국의 선교단체, 그리고 지역교회가 서로 연결되어 각자 수집한 종족정보를 나눈다면 이를 통해 우리는 중국내 종족정보의 수준을 빠른 시일 내에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선교정보의 방면에서 세계선교계에 기여할 수 있다.
2) 선교정탐 연구를 위한 협력
최근에 목회자들간에 주목을 받고 있는 책가운데 '새들백교회이야기'(원제 The Purpose Driven Church, 도서출판 디모데간)가 있다. 그 책의 저자이자 지난 10여 년 간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 을 보인 새들백교회의 담임목사인 릭 워렌 목사가 교회개척지를 찾게 된 이야기는 매우 흥미롭고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 70년대 후반기에 대도시로 성장했으면서도 미국에서 교회가 가장 적은 네 곳을 고른 후, 신학교 졸업을 앞둔 한 여름 내내 거의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이 네지역 에 대한 인구조사와 통계자료들을 보았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오후, 드디어 캘리포니아주 오 렌지 카운티의 새들백밸리라는 동네가 70년대 미국전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역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사실을 발견하고는 숨이 막힐 지경으로 흥분했다고 표현했다. 그는 어둠침침한 대학도서관에 앉아서 하나님께서 분명히 그곳에서 교회를 시작하기 원하신다는 음성을 들었다고 적고 있다.
릭 목사가 리서치에서부터 교회개척사역을 시작했듯이 종족리서치(Research)는 미전도종족선교의 출발점이다. 어떤 선교지도자는 선교사는 '한 손에 성경책을 그리고 다른 한 손에 인구조사결과' 를 들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리서치사역은 영적인 선교사역에 대한 인간적인 접근방 법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성경은 '지식 없는 소원은 선치 못하다(잠19:2)'고 말하고 있다. 교묘한 영적 수식어로 포장된 지적 게으름에 대해 성경은 여지없는 비판을 가한다. 새들백교회의 릭목사 는 '무릇 슬기로운 자는 지식으로 행하여도(잠13:16)'라는 말씀을 주장하였다. 그는 '교회를 시작하 는 것은 열정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혜도 있어야 한다. 믿음으로 한다고 해서 당신이 선택한 지역에 관한 정보를 무시해도 좋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도전한다.
이 원리는 사실 그가 미전도종족 선교의 대부인 도날드 맥가브란 박사로부터 배운 것으로서 선교 지 접근법을 역으로 지역교회개척에 이용한 것이다. 대부분의 한국선교사들도 이제 선교리서치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실제로 하는 사역자들은 상당히 드물다. 그것은 대개 두 가지의 원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나는 사역자가 다른 사역 때문에 바빠서 그 일을 못하는 경우이고, 그리고 다른 하나는 리서치에 대한 훈련이 되어 있지 못해서 그런 것이다. 하지 만 우리는 노력하기만 한다면 이 영역에서도 함께 협력을 할 수 있다.
현재 한국교회나 선교단체에서 선교정탐여행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확대되었다. 선교지방문을 단 순한 비젼트립의 형식에서 선교지의 정보를 캐내고 이를 토대로 기도를 동원하는 선교정탐여행의 형식으로 전환하게 된 것이다. 많은 학생선교단체나 청년층이 두터운 교회를 중심으로 선교정탐 여행을 떠나는 팀의 수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AAP는 선교정탐의 확산과 리더의 양성을 위 해 94년 가을 선교정탐훈련원을 개설하였다. 96년 12월초 13주 과정의 5기 수료생이 배출됨으로 서 훈련을 마친 사람은 이미 200여명이 되었다. 현재에도 약 80명의 훈련생들이 6기 훈련에 참가 하고 있다.(98년 9월 현재 9기 훈련중, 약 500명 수료 : 편집자 주) 이외에도 각교회나 선교단체 혹은 선교훈련단체에서 정탐과 리서치 훈련에 대한 수요 가 상당히 증가하였다. 선교훈련에서 이제 리서치 혹은 정탐훈련은 필수적인 과목이 되었다. 이러 한 필요를 반영하여 최초로 선교정탐에 대한 전문교재가 출판되기도 하였다. AAP에서 펴낸 '선 교정탐훈련 표준강의안'과 한국기독교21세기운동본부에서 번역출판한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만 남'이 바로 그것이다.
사실 종족에 대한 가장 훌륭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현장에 있는 선교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선교사들이 이미 다른 사역을 하고 있고 리서치에 대한 훈련이 되 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리서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게다가 한국의 후원교회나 단체 가 리서치사역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일에 착수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이 상황에서는 한국교 회에서 보내는 선교정탐팀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된다.
물론 정탐팀을 이용한 리서치는 여러 가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우선 현장에 대한 숙지정도가 부 족하고 언어장애 때문에 제대로 정탐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해당지역에서 오래 살았거 나 언어를 잘하는 사람이 반드시 정보를 가장 잘 수집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확실한 연구목표 와 방법론을 지니고 현장에 접근하는 연구자는 그 지역에 오래 산 원주민들보다 훌륭한 정보를 발견할 수 있다. 오래 현장에 산 사람은 자신의 주변의 일에 대해 당연하게 생각하기가 쉽고 다 른 지역과의 비교의 관점도 부족하여서 오히려 중요한 정보를 놓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중 국에는 조선족이 있기 때문의 다른 나라와 달리 통역을 구하는 문제도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 다.
또한 일반적으로 2주미만이 되고 있는 짧은 정탐기간이 한계가 될 수 있다. 물론 오래 연구를 할 수록 더 깊이 있는 결과를 얻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극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 는 장기적인 정탐여행을 가기란 어려울 것이다. 한편 단기정탐을 통해서도 나름대로의 중요한 성 과를 얻을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프로파일의 검증 및 보완에 활용할 수 있다. 그리고 단기정 탐의 중요한 목적은 사역자 자신보다는 교회의 선교동원에 있다. 단기 정탐의 결과로 우리가 어 떤 사역의 구체적인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정탐의 결과 숨겨진 종족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고 교회에 소개할 수 있게 되며 그들을 위한 기도를 시 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여호수아 프로젝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정탐에 관한 교재는 2주일 가 량 혹은 그 이내의 기간의 정탐을 위한 지침을 제공하고 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정탐 '사역' 을 놓고 수개월간 기도하고 준비한 가운데 뚜렷한 목표를 지니고 현장에 접근한 정탐팀들은 비록 짧은 기간이라도 사실 놀라운 정보들을 발견할 수 있다. 그들은 또한 사단의 포로가 되어 있는 그 지역에 중보기도의 씨를 뿌릴 수 있다.
선교단체, 지역교회의 선교정탐 연구팀 , 현지선교사 그리고 AAP는 선교정탐연구의 영역에서 다 음과 같이 협력할 수 있다.
① AAP는 정탐팀이나 현지선교사에게 정탐에 기초자가 되는 종족리스트나 종족프로파일을 제공 할 수 있다. 또한 정탐훈련과 지침을 위한 교재를 공급하거나, 단기 정탐훈련을 제공한다.
② 현지선교사는 교회나 선교단체 정탐팀을 안내하거나 혹은 인도하는 데 협력할 수 있다. 현지 선교사는 AAP의 소개로 선교정탐훈련원 수료자나 정탐여행을 계획하는 팀과 연결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별도의 준비를 요구하거나 현장교육의 실시가 가능할 것이다.
③ 교회나 선교단체의 정탐팀은 입양예정 종족을 정탐하거나 정보가 시급한 종족에 대해 현지선 교사와 공동 리서치 및 정탐을 실시할 수 있다. 종족프로파일이 미비된 주요 미전도종족에 대해 우선적으로 실시한다. 그 대상의 선정은 여호수아 프로젝트 미전도종족리스트와 종족프로화일 보 유상황, 그리고 관심교회 및 단체의 유무 등을 참고하여 결정한다.
④ 정탐결과는 교회나 선교단체의 입양, 현지선교사의 사역 그리고 AAP의 정보확보에 공동으로 사용한다. 무엇보다 그 결과를 기도제목으로 만들어 지속적으로 기도할 수 있다. 그리고 해당종족 에 사역을 준비하는 분이나 입양을 고려하는 교회에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
선교정탐 혹은 종족리서치는 종족입양과 사역을 위해서 필수적인 자료를 제공하는 일종의 예비적 인 '사역'이다. 이것이 잘 이루어졌을 때 우리는 보다 효과적인 기도와 사역의 접근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런데 단기정탐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 사역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시키기 위해 현장에서 이 분야의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역자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3) 정보통신선교사로의 헌신
얼마 전에 필자는 한 종족을 입양하기 위해 현지정탐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교회에 가서 강의를 한적이 있다. 나는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서 그 교회가 입양하려는 종족과 그 교회가 과연 어떻게 연결되었는가를 생각하면서 스스로 은혜를 받았다. 한국 수도권지역의 그렇게 크지 않은 한 교회와 이들에게는 완전 생면부지의 중국 오지에 있는 한 종족이 과연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 까? 물론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일을 하시기 위해 사용하신 도구는 무 엇이었나?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보다 먼저 그 종족에 관심을 가지고 기도하며 자료를 수집하여 남겨 준 이름 모를 선교사였을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숨겨진 종족을 연구하여 교회와 선교사들에게 소개하는, 이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선교사들이 중요하겠다는 확신을 더욱 가지게 되었다.
최근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미전도종족을 찾아서'라는 책(도서출판 하나 1997년 3월12일)을 편 역해 낸 PWM의 백성영선교사는 이러한 역할을 하는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분은 선교사가 되기 위한 10년간의 준비 끝에 처음 신학교사역을 위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에 갔다. 그런데 그 신학교 책임자로부터 할 일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그는 주변에 복 음을 듣지 못한 많은 미전도종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들에 대한 자료를 정리하여 한국 교회에 소개함으로써 '우리 한국교회로 하여금 구체적으로 수마트라를 위해서 기도하도록 하는 일이 한국 선교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라고 책의 집필 동기를 적고 있다. 그는 더 나아가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한국선교사들은 그 지역에 대한 전문가가 되어, 그 정보들을 하나 도 빠짐없이 한국어로 표현해 내야 한다'고 도전하고 있다.
실제로 미전도종족 선교운동의 확대와 아울러 선교정보의 중요성을 더욱 인식하게 되고 현지선교 사, 지역교회, 선교기관간의 협력조정(Co-ordinating)의 필요성이 증가하면서 한국교회는 이제 새 로운 타입의 전문 선교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는 변화하는 선교환경과 미전도종족 선교의 시 급성이 낳은 새로운 유형의 선교사이다. 우리는 이를 '정보통신선교사'라고 부를 수 있다.
정보통신선교사에 대해 AAP 본부장인 한정국선교사는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정보통신선교사는 마지막 남은 과업을 협력하여 이루기 위해 이 시대에 주어진 새로운 타입의 선교사이다. 그는 미 전도종족의 복음화를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현지선교사와 협력하며 지역교회로 하여금 미전도종족을 입양하도록 정기적으로 그들의 현황을 알리고, 기도하게 하여, 궁극적으로 미전도종족내에 자생적인 교회가 세워질 때까지 경주하는, 미전도종족의 복음화에 큰 역할을 하 는 선교사라고 말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선교사들에게 '아름답도다. 미전도종족을 소개하는 자들의 발이여'라고 찬사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몇 주전에 어떤 선교사와 교제를 나누면서 선교 마케팅(Marketing)이라는 신 개념을 이야 기했던 적이 있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선교사의 중요한 임무 중에 하나는 선교지 의 긴급한 필요를 잘 알아내고 정리하여 본국교회에 알려 선교자원의 효과적인 동원을 모색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선교에 관심이 있는 교회나 선교헌신자에게 정말 중요한 '선교상품'을 소개하 는 것이다. 복음의 빛에 소외되어 있는 종족 혹은 도시내 종족집단을 리서치 하여 교회에 소개하 고 기도하도록 한다. 그리고 교회를 격려하여 그 집단을 입양하도록 돕는다. 더 나아가 미전도종 족내 시급한 사역의 필요를 파악하여 선교사 및 교회와 협력사역을 모색해 내는 일을 감당한다." 그 이야기를 들은 그 선교사는 자신이 마음에 두고 있었던 선교상품을 꺼내면서 이것을 자신 혼 자서 감당하려고 했던 것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이었는지를 알게 되었다고 하였다. 우리는 이러한 역할이 없어서 많은 부분에 선교자원이 중복투자되거나 낭비되고 있다는 사실에 동감했다. 그리 고 기도와 선교자원의 공급이 시급한 곳에 적절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 워했다.
정보통신선교사들은 분명히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필요하다. 이들은 활동지역의 복음화의 진전에 대한 영적 상황판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작성하여 중복투자를 피할 수 있는 통로를 제시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역의 특성상 정보통신선교사는 지역리서치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을 지니고 있어야 하고 미전도종족의 정보수집, 가공 및 교환을 위해 컴퓨터도 잘 다루어야 한다. 또한 선교 전략과 협력에 대한 감각이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이 필요할 것이다.
현재 우리에게는 개 교회마다 훈련된 평신도 선교관심자들과 젊은 선교헌신자들이 있다. 그러한 귀한 인적자원들에게 사역의 기회를 전략적으로 제공하고, 선교사역에 발을 딛도록 결단하게 할 수 있는 데에도 정보통신선교사 프로그램은 좋은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 우리는 우선 교회내의 우수한 선교자원들을 발굴하여 이러한 미전도종족 사역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해야 한다. 그 러나 현지의 사역자들도 자신의 사역방향을 이러한 영역으로 맞추고 함께 협력할 수 있을 것이 다.
6. 글을 마치면서
이 글에서 필자는 우선 중국복음화의 진전에도 불구하고 중국내 수많은 미전도종족이 우리에게 도전을 안겨주고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이 도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으로 종족입양전략 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종족입양운동을 활성화하고 미전도종족에 대한 선교적 접근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협력의 방법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미전도종족 선교를 위한 구체적인 사 역의 전략이나 접근방법이 포함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모든 종족에 적용될 수 있는 사역의 전략 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종족집단별 접근방법'의 취지대로 각 종족별로 사역의 전략과 접근방법을 수립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일들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법적 원리를 제시할 수 있을 뿐이다.
'목적-수단전도현상'이라는 말이 있다. 풀이하자면 어떤 목적을 위해 사용되어지는 수단이 거꾸로 목적처럼 여겨지는 현상을 말한다. 사회주의 중국이 바로 그러한 현상을 경험한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만민평등이라는 사회주의 '목표'를 위해 당조직이라는 수단을 사용해서 혁명을 했지만 나 중에는 당조직이라는 수단에 의해서 평등이라는 사회주의의 목표가 퇴색되었던 것이다. 선교는 선교목표를 이루기 위한 수단이다. 선교행위 자체는 결코 목적이 될 수 없다. 선교의 목표를 사회 주의 식으로 표현한다면 바로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예수님을 믿을 권리를 갖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선교사들은 자신이 사는 곳과 같이 복음전파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들에게로 가서 복음 을 전한다. 즉 선교를 한다. 그런데 자신이 선교를 하는 것이 만약 다시 복음분배의 불평등을 심 화시키고 있다면 바로 '목적-수단전도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중국 의 많은 미전도 종족들은 우리에게 마치 이러한 도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냥 선교를 하는 데 만족하지 말고 선교의 목적을 이루어가고 있는 지를 보라'고.
지금 바로 그 '선교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전세계적으로 기도와 협력의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복음에서 소외된 미전도종족을 복음화하는데 그러한 기도와 협력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 다. 중국내 미전도종족을 줄이기 위한 나의 역할은 무엇인가? 세계선교계와 연결되어 한국교회 및 선교계가 함께 벌이고 있는 종족입양운동과 여호수아 프로젝트에 함께 협력할 수 있다. 구체 적으로 앞서 제안한 것처럼 '중국 종족정보네트웍'을 형성하고 이에 참여하여 정보를 수집, 교환 할 수 있다. 반복하지만 종족선교 및 입양을 위해서는 정탐연구가 우선 필요하다. 지금 세계적으 로 1700여개 전략적 미전도 종족을 향해 선교정탐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가리켜 랄프 윈터박사 는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역사상 가장 야심찬 리서치 프로젝트'라고 논평하였다. 우리는 중국의 미전도종족을 향해 함께 정탐을 실시하는 것이다. 더나아가 교회와 선교지에서 정보통신 선교사를 일으키고 그들로 하여금 종족입양선교를 이루는데 전략적인 역할을 감당하도록 하는 것 이 필요하다. 그 결과 우리는 종족입양을 통해 막대한 선교자원을 동원하고 그 자원의 효과적인 사용을 모색할 수 있다. 지금 중국 미전도종족선교의 도전은 우리의 대응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