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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회원발표시

박정란의 정답을 몰라 외 1편

작성자애지사랑|작성시간26.06.08|조회수25 목록 댓글 0

정답을 몰라 외 1

박정란

 

굵고 짧게

가늘고 길게

어떤 삶이 행복할까?

내게 묻던 중년의 사내

 

딸보다 더 어린 늘씬한 여자랑

시도 때도 없이 실실 웃음 감추며

눈총 피해가며 굵게 사나 했더니

처가 살리랴 여자 꾸미랴

몇 해 지나 많던 재산 다 날리고

집안 가득 평생 모은

자식보다 더 아끼던 수석들까지

한 날, 모조리 실려 나갔다더니

 

겨우 육십 나이에

먼 길 떠나기 하루 전날

외면했던 친구들 생뚱맞게 불러

뜨신 국밥 한 그릇씩 안겼다더니

썰렁한 장례식장으로 모두 불러들였지

 

네모난 사진틀 안에서

미소도 감정도 없이

쓸쓸히 바라보던 그 눈빛의 사내

 

 

 

어떤 슬픔

박정란

 

구절초 꽃구경 가는 날

얼굴이 까만 남자 꽁무니에 바싹 붙어

하얀 피부 해맑게 웃던 여자

한 가정 비집고 들어와

고개 숙이며 목소리 없이 살던 여자

 

그 남자 택한 뒤로

형제자매 혈육들 소식 모두 끊겼다더니

 

겨우 육십도 안 된 나이에

올해 들어 가장 춥다던 날

무연고자 명패 달고

한 줌 재가 되어

부처님 품으로 가버렸다네

 

추위를 더는 버티기 힘들었구나

아린 향기만 남기고 떠난

해맑고 곱던 구절초 한 송이

---애지사화집 김선옥 외, {꽃밥}에서

 

수필시대신인상으로 수필 등단, 애지문학회신인상 시 등단

공주수필가협회 회장, 한국문인협회, 금강여성문학, 풀꽃시문학회 회원

수필집 짧은시간 긴 여행.

23년 공주문화관광재단<이 시대의 문학인 선정> 수필집 월반하세요

충남문학상 대상수상(24), 공주문학상 수상(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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