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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회원발표시

한성환의 보리밭에서 외 1편

작성자애지사랑|작성시간26.06.11|조회수25 목록 댓글 0

 

보리밭에서 외 1

한성환

 

나 살던 소금새 외딴집

넓은 들판 사이

올망졸망 초가집 네 채가

기와집 한 채를 뒤로 하고

정겹게 앉아 있다

 

초가에 가난뱅이들이 살고

기와집은 그래도 살 만한 집

그중 맨 앞집

동네에서 제일 가난한 집

우리 남매 탯줄이 묻힌 곳

고지 대장인 아버지는

앞날이 오직

자식들에게 달렸다며

거친 들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오 학년 속 깊은 누이가

종일 품팔이 간 부모 걱정에

우리 보리 우리가 베자며

일 학년 철부지를 달래고,

오뉴월 뙤약볕 아래

고된 시간은 마디마디 굳어

몸으로 더디 흘렀다.

 

고지 : 논 마지기 단위로 모내기부터 김매기까지 맡는 품삯 노동

 

 

반야산 산책로

 

 

아파트 뒷길

사람도 비켜가는 시간

나는 산길에 안긴다

숲이 먼저 다가와

말없이 등을 내준다

 

해 뜨고 지는

여린 빛 사이에서

계절은 잠시

숨을 고른다

 

벚꽃이 물러나면

녹음은 품을 넓히고

소나기 지난 여름

젖은 숨으로

나를 맞는다

 

잎은 떨어져 길이 되고

눈 내린 하얀 아침

첫 발을 기다리는 자리

강아지 발자국 하나

나는 다시 아이가 된다

 

자연은 늘

먼저 품을 연다

말하지 않아도

이 길은 나를

감싸 안는다.

애지사화집 김선옥 외 {꽃밥}에서

 

[한성환]

 

1. 약력

- 시집 한로 민들레출간

- 한국방송통신대학교대학원 문예창작콘텐츠학과 졸업

- 2025년 봄 애지신인문학상 시부문 수상

- 논산문화원, 비단강문학회, 논산문인협회, 애지문학회,

소금꽃문학회, 한국문인협회 충남지회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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