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인사
김명이
넌 우윳빛 껍질 없이 맑은
“치즈 하고 웃으라지”
난 껍질 투성이 눈물 많은 감정
“마늘 하고 웃고 있어”
마늘 냄새 풍긴다고
코끝 찡그렸니
너가 중독된 파스타는
마늘 빠지면 포크가 겉도는 빈 맛의 접시처럼
난 마지못해 ‘김치’ 웃곤 했어
버무리고 삭히고 발효되면
우리도 맛이 될까
차이를 희석하길 바랐지
비밀 하나 말해줄게
새 애인 앞에서
키스하기 전에
먼저 “마늘” 중얼거려봐
발음하는 순간
풀었다가 다시 말아 닫는
혀끝 ‘ㄹ’ 의 느낌점
입안에 달큰한 여운도 남길 거야
바람결 아래서
마늘도 한 번쯤 향기이고 싶었겠지
주의, 소리 내어 티내지 말 것
[해밀] 13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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