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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지회원발표시

[이제야] 나만 없는 방

작성자이돈형|작성시간14.02.18|조회수214 목록 댓글 0

나만 없는 방

 

이제야

 

 

혼자 있어도 나를 들킨 적이 있다

 

내가 묻은 물건들이 걸을 때

나의 날들이 매달려 있다

 

하지 못한 말을 커튼에게 한다

수요일의 햇빛을 잡은 두 손은 어디 있니

말린 내 손을 맞잡으며 커튼을 닫았다

 

듣지 못한 말을 침대에게 한다

왜 오늘 밤은 천장에 별이 뜨지 않을까

접어두었던 책을 어제를 위해 읽었다

 

놓지 못한 말을 신발장에게 한다

우리가  걷던 시계 없는 길은 벽이 되었나

초인종 없이도 외출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없는데 방 안 가득

나를 아는 내가 있다

 

닦아도 닦이지 않는 시계가 있는 방

잊어도 잊히지 않는 달력이 있는 방

꿈에서 깨어도 다시 꿈을 꾸는 방

 

바닥 구석에 그림자도 있었다

 

 

                                                                                                              2014『시산맥』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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