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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혜의 [이모를 경배하라]

작성자반경환|작성시간11.02.11|조회수101 목록 댓글 1

이모를 경배하라

이영혜

 

“<급구> 주방 이모 구함”

자주 가는 고깃집에서 애타게 이모를 찾고 있다

고모(姑母)는 아니고 반드시 이모(姨母)다

언제부턴가 아줌마가 사라진 자리에

이모가 등장했다

시장에서도, 음식점에서도, 병원에서도

이모가 대세다

단군자손의 모계가 다 한 피로 섞여

외족, 처족이 되었다는 말인지

그러고 보니 두 동생들 집 어린 조카들도 모두

늙수그레한 육아도우미의 꽁무니를

이모 이모하며 따라다닌다

이모(姨母)란 어머니의 여자 형제를 일컫는 말이니

분명 이모는 난데

이모(二母), 이모(異母), 이모(易母)?

그렇다면 신모계사회의 도래가 임박했다는 것인데?

“이모, 여기 참이슬 한 병”을 외치는 도시유목민,

저 사내들의 눈빛이 처연하다

왁자지껄, 연기 자욱한 삼겹살집은 언제나

모계씨족사회의 한마당 축제날

젖통 출렁이며 가위를 휘두르고 뛰어다니는

절대 권력의 저 여전사,

싱싱한 사냥감을 토기 가득 담아내올 것 같아

나도 한 번

“이모 여기요”하고 손을 들어본다

바야흐로 여족장의 평화로운 치세가 시작되었다

이모를 경배하라!

----{애지} 2011년 봄호 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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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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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장이엽 | 작성시간 11.02.11 '나도 한 번/ "이모 여기요"하고 손을 들어본다/ 바야흐로 여족장의 평화로운 치세가 시작되었다/이모를 경배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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