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 사과
이 규 리
전화로 주문을 했더니 그 남자는 먹기엔 그냥 괜찮다며 흠있는 사과를 보내주었다
흠, 흠, 내 흠을 어떻게 알고서
어제오늘 이미 여러 차례 떨어진 내 하관은 바닥이니 거리에 떠다니는 삼엄한 얼굴은 또 무슨 생각들을 놓친 낙과냐
비나 번개를 안아
저 흠들은 자신의 몸으로 모서리를 삼킨 거지
말도 못하고 심중에 울음을 넣은 거지
그렇게 견딘 시간은 울퉁불퉁 붙고 아물어
과도의 끝이 닿자 이제야 길었던 통점이 떠나가고
뭐, 큰일이나 날 것 같았던 당신도 법도 잘려나가고
자른 채로 잘려나간 채로 그냥 묻어 살기에 괜찮으니 도리어 면면하니
흠 있는 존재, 단물까지 나는 이 서사의 사랑스러움을 견딜 수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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