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섭론
- 내 안의 1950
최서림
그의 소는 일자무식 우리 큰아버지를 닮았다.
그의 소는 징용에서 탈출한 우리 아버지를 닮았다.
그의 소는 비슬산서 빨치산 하다 죽은 순이 삼촌을 닮았다.
그의 소는 새끼를 잃고 울부짖는 영태 아버지를 닮았다.
선이 굵고 울퉁불퉁한 그의 소는 청도 싸움소를 닮았다.
무수한 목숨들이 젖줄을 대고 있는 백두대간을 닮았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끌려갈 수밖에 없는 그의 소,
핏빛 역사 앞에서 망연자실한 나의 자화상이다.
----<시에> 2016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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