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산 드렁칡 2
황지우
어서 가라
이 쑥밭의 땅에서
괴로와하는 쑥굴헝 가시덩굴 헤치고
그대의 어린 가족들 데리고
어서 가라
저 만수산 上上峰으로
世世孫孫 짙푸른 넝쿨을 잡아당겨
그대의 幻聽 속에
수천의 弔鐘을 울리는
저 만수산 어서 가라
이 쑥밭의 땅에서
가시덩굴 쑥굴헝 헤치고
어린 것들 아내와 노모를 데리고
어서 가라
이곳에 더 이상 씨 뿌리지 말고
이곳에 더 이상 아이 낳지 말고
이곳에 더 이상 사람 묻지 말고
더 이상 노래하지 말라 오 殺菌된 땅에
더 이상 벌레 울음 소리 들리지 않으므로
더 이상 울지 말라 울지 말고
어서 가라 焦土를 버리고
이곳의 온갖 이름과 언약을 버리고
납세고지서를 주민등록증을 버리고
오 화해할 수 없는 이 지상을
벗어 나거라
밤마다 그대 도려낸 흉곽의 응달에
世世孫孫 푸른 넝쿨 내리고
世世孫孫 맑은 물줄기 타고
그대의 幻聽 속에 수천의 弔鐘으로
떠내려오는 저 만수산으로
어서 가라
어서 가라
----황지우, [만수산 드렁칡 2]({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1983년)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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