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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의 만수산 드렁칡 2

작성자반경환|작성시간25.02.25|조회수110 목록 댓글 0

만수산 드렁칡 2

황지우

 

어서 가라

이 쑥밭의 땅에서

괴로와하는 쑥굴헝 가시덩굴 헤치고

그대의 어린 가족들 데리고

어서 가라

저 만수산 上上峰으로

世世孫孫 짙푸른 넝쿨을 잡아당겨

그대의 幻聽 속에

수천의 弔鐘을 울리는

저 만수산 어서 가라

이 쑥밭의 땅에서

가시덩굴 쑥굴헝 헤치고

어린 것들 아내와 노모를 데리고

어서 가라

이곳에 더 이상 씨 뿌리지 말고

이곳에 더 이상 아이 낳지 말고

이곳에 더 이상 사람 묻지 말고

더 이상 노래하지 말라 오 殺菌된 땅에

더 이상 벌레 울음 소리 들리지 않으므로

더 이상 울지 말라 울지 말고

어서 가라 焦土를 버리고

이곳의 온갖 이름과 언약을 버리고

납세고지서를 주민등록증을 버리고

오 화해할 수 없는 이 지상을

벗어 나거라

밤마다 그대 도려낸 흉곽의 응달에

世世孫孫 푸른 넝쿨 내리고

世世孫孫 맑은 물줄기 타고

그대의 幻聽 속에 수천의 弔鐘으로

떠내려오는 저 만수산으로

어서 가라

어서 가라

----황지우, [만수산 드렁칡 2]({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문학과지성사 1983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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