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실
-요양원
이순희
장수시대 백세시대를 맞아
간이역 대합실처럼 이곳은 넘쳐난다
초점 잃은 눈동자
헛소리 흘리는 입
그들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가족이라도 오는 날이면
애원하는 눈빛으로 호소한다
이곳을 벗어나게 해 달라고
그들은 이제 집으로 가지 못한다
스스로는 아무 것도 못한다
겨우 붙어 있는 숨결도 모질고 모질어
아무도 끊어내질 못한다
죽음의 기차가 와서
태우고 가는 날만 기다릴 뿐이다
잠시 들렸다 나오는 요양원 현관엔
주인 모를 신발이 가득하다
죽음의 객석 칸엔 신발을 신고 타지 않는데도 말이다
기차가 어서 빨리 도착하여
그들을 영원한 안식의 집으로 데려다주기를 바라면서
나는
신발을 찾아 신었다.
--이순희 시집 {그래그래}(근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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