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이원형
성은 왜 성인지
모나서 못난 것들끼리
두리뭉실하니 미끈하게 빠진 놈은
끼어들 틈도 없이
혼연일체의 자세를 보여주는
고만고만한 돌들의 의기투합을
뭣이라 해야 하나
정분이 나서 정을 쌓은들 이만 할까
정 맞은 돌이 그러하듯 점 하나 찍은 데 없이
애 머리통 같은 굴러온 돌은 감히
어찌해볼 수 없는 진득한 체위로
내 몸 위에 네 몸을 얹고서 여태
이러고 있네
내려올 줄을 모르네
시큰둥 무심하기 이를 데 없으나
누가 봐도 성스럽기 그지없어 성이라 한다면
가슴에 한 가슴을 포개어 이룩한
흔들림 없는 돌들의 백년해로쯤
돌들의 뜨거운 가슴 빼곡한
해미에선 일도 아니네
----이원형 시집 {당신을 꽃을 쓰세요 나는 시를 쓸테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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