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애지의시인들

손경선의 신발학교

작성자애지사랑|작성시간22.09.02|조회수32 목록 댓글 0

신발학교

손경선

 

신발들이 모였다

어떤 신발의 주인이었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

하늘 길로 가는 마당

환송을 위한 사람보다

주인 잃은 신발을 위해 모인 신발이 더 많다

 

아직은 주인이 있는 신발들

슬픔에는 무심한 듯

허공을 향한 응시로 나팔 없는 행진을 꿈꾸며

함께 생을 훑던

주인을 기다리며 줄 맞춰 대기한다

 

색깔 형태 크기 상표마저 같은 것을 찾아

신발을 신는다

 

발을 넣자 왠지 어색한 타인의 신발

더 우그러진 신발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느끼는 익숙한 감각

내 신발이다

 

신발도

굴곡진 삶과 우겨넣은 아픔으로 일군

조이거나 헐렁함 혹은 따뜻하거나 썰렁함으로

존재를 알리는

단단한 자아가 있다

----애지 가을호에서

 

 

 약력(저서명, 대학, 문학상 경력)-시집으로 외마디 경전, 해거름의 세상은 둥글다

       충남대 의대, 14회 웅진문학상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