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학교
손경선
신발들이 모였다
어떤 신발의 주인이었던 한 사람이 세상을 떠나
하늘 길로 가는 마당
환송을 위한 사람보다
주인 잃은 신발을 위해 모인 신발이 더 많다
아직은 주인이 있는 신발들
슬픔에는 무심한 듯
허공을 향한 응시로 나팔 없는 행진을 꿈꾸며
함께 생을 훑던
주인을 기다리며 줄 맞춰 대기한다
색깔 형태 크기 상표마저 같은 것을 찾아
신발을 신는다
발을 넣자 왠지 어색한 타인의 신발
더 우그러진 신발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지만 자연스럽게 느끼는 익숙한 감각
내 신발이다
신발도
굴곡진 삶과 우겨넣은 아픔으로 일군
조이거나 헐렁함 혹은 따뜻하거나 썰렁함으로
존재를 알리는
단단한 자아가 있다
----애지 가을호에서
약력(저서명, 대학, 문학상 경력)-시집으로 외마디 경전, 해거름의 세상은 둥글다
충남대 의대, 14회 웅진문학상
다음검색